[포스터 it] 예쁘게 좀 살고 싶어요, 연극 ‘그 자식, 예쁜 옷을 입고’

화려하게 수놓아진 배경을 뒤로 하고 한 남자가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다. 화려한 드레스 그림 앞에 속옷 차림으로 뒷짐 진 남자는 ‘반짝이 드레스 좀 입으면 안 되냐’고 묻는다. 종이인형처럼 표현된 몸과 사진으로 처리된 남자의 얼굴이 어색하고 우습다. 뒤에 있는 드레스 옷들을 자세히 보니 종이인형놀이를 할 수 있는 옷들이다. 남자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여자 드레스를 입고 싶은 것이다. 남자이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에 대한 뜨거운 욕구를 분출하기가 그간 힘들었나보다. 부풀어진 두 볼과 삐진 듯 튀어나온 입모양이 그렇다.

 

포스터 안에 있는 이 남자는 왜 여자들이 입는 반짝이 드레스가 입고 싶은 것일까? 트렌드에 민감한 요즘 남성들은 여자 옷, 남자 옷 가리지 않고 예쁘면 입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놓고 드레스를 입겠다는 것은 독특한 취향을 가진 자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메트로섹슈얼이다 그루밍족이다 해서 패션과 외모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남자들이 증가한다지만 반짝이 드레스는 약간 과한 듯하다.

 

하지만 다양성이 공존하는 세상이다. 각자의 취향과 개성을 인정해 줘야 한다. 연극 ‘그 자식, 예쁜 옷을 입고’는 예쁘게 좀 살고 싶은 한 남자의 이야기다. 이 작품은 제17회 거창연극제 금상 수상작인 ‘바다로 가는 성북행’의 새로운 버전이다. 연극 ‘그 자식, 예쁜 옷을 입고’는 사회에서 버림받은 아들과 세상의 약자로 살아가는 가난한 엄마의 따뜻한 이야기다. 여자로 살아가고 싶지만 사회의 편견에 한 없이 작아질 수밖에 없는 아들을 감싸주는 엄마의 마음은 관객들에게 슬픔과 감동을 동시에 안겨준다.

 

연출 김성제는 “이 작품은 자식에게 커다란 힘이 돼 주는 엄마의 가슴 찡한 가족애와 편견을 딛고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린다. 이들을 통해 꿈꾸는 자들의 밝은 미래와 삶은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사는 것’이라는 작은 진리를 실천하는 예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관객들의 가슴에 봄바람 들게 할 연극 ‘그 자식, 예쁜 옷을 입고’는 오는 4월 30일까지 대학로 소극장 천공의 성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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