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프리뷰] 최후의 내 편? 가족! 연극 ‘만선’
김원 작가의 연극 ‘만선’이 서울연극협회에서 우수한 창작희곡을 선정하는 ‘2010 희곡아 솟아라’에서 최종작품으로 선정돼 2011년 서울연극제 공식 참가작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서울연극협회 주관의 ‘2010 희곡아 솟아라’는 선별된 작품을 최종 독회 공연까지 진행, 선정작을 차기 서울연극제에 공식참가작으로 공연하게 하는 기획프로그램이다. 서울연극협회는 새로운 희곡발굴과 무대제작에 큰 의미를 두고 이 사업을 진행했다. 이에 최종 선정된 연극 ‘만선’은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신동인 연출과 올해 25주년에 빛나는 극단 작은 신화가 선보이게 된다.
이 작품은 해 뜨는 동해에 떠 있는 통통한 배 한 척 위에서 시작된다. 배 위엔 한 가족이 밧줄에 묶여 서로 이어져 있다. 치매 노인, 의족이지만 거침없이 발길질 하는 아비, 하느님을 가족보다 사랑하는 어미, 경찰 아들, 지체장애 딸로 이루어진 이 수상한 가족은 아들의 비리가 발각되자 죽을 결심을 한다. 드넓은 바다에 몸을 던지고자 배까지 훔쳐 타고 바다로 나온다.
그러나 비장한 각오와는 다르게 유치한 싸움에 총질까지 하며 시간을 축낼 뿐이다. 도무지 죽을 생각은 하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최후의 만찬으로 먹은 회 때문에 단체로 배탈에 시달린다. 크고 작은 소동은 아들의 유서와 함께 막을 내린다. 최후의 순간에 이들은 그 동안의 속내를 터놓기 시작한다.
연극 ‘만선’은 다소 엉뚱하고 엽기적인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족이란 어떤 의미이며 존재인지 이야기 한다. 먹먹하고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이 작품은 망망대해 작은 배 안에 갇힌 일가족의 황당한 코미디다. 불행함으로 무장된 이 가련한 가족들은 죽어야만 하는 수십여 가지의 이유들을 쏟아낸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가족은 한없이 우울한 상황에 놓여 있지만 분위기를 놀라운 코미디로 역전시킨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배라는 제한적 공간을 주 무대로 설정한 김원 작가는 막혀있으나 또한 완전히 열려 있는 공간 설정을 통해 일차적으로 묘한 웃음을 유발시켜낸다. 또한 그 좁고도 좁은 공간 안에서 죽기 위해 또는 살기 위해 버둥거리는 가족과 인간의 우스꽝스러움을 감각적으로 담아낸다.
연극 ‘만선’은 오는 5월 11일부터 5월 15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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