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리뷰] 싸우고, 만나고, 사랑하라! 연극 ‘청혼’

사랑하는 사람에게 총을 겨누어 본 적이 있는가? 도대체 어떤 상황과 심정에 다다르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총을 겨눌 수 있는 것일까.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연인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싸우고 화해하고를 반복한다. 서로에게 원하는 것이 충돌해서, 만족할 만큼의 애정을 쏟아주지 않아서, 가치관이 틀려서 등 이유는 수도 없다. 가슴에 비수가 돼 꽂히는 치명적인 아픔의 단어들을 쏟아내 서로를 상처내고, 총에 맞은 것 보다 아플 만큼 서로의 자존심을 짓밟기도 한다. 사랑은 참 아이러니 하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고자 사랑하는 상대를 아프게 한다.

 

이 사진 속 남 녀의 상황을 얼핏 보면, 철천지원수지간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듯하다. 남자는 대체 얼마나 큰 죄를 지었기에 여자가 들이댄 총구를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는 것일까? 남자는 죽음에 해탈해 보인다. 사실 남자는 검은 드레스의 섹시한 여자를 사랑하게 됐다. 여자는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의 뜨거운 눈빛에도 총구를 겨눠야 하는지 이유가 궁금하다.

 

사진 속의 장면은 연극 ‘청혼’의 한 장면이다. 이 작품은 사랑에 빠지는 순간, 남녀의 심리묘사를 세밀하고 유쾌하게 그려낸다. 연극 ‘청혼’은 소시만, 나공주, 안성녀, 강직 이라는 네 명의 남녀를 내세워 두 가지 에피소드로 진행된다. 러시아의 대문호 체홉의 탁월한 드라마적 완성도를 기반으로 이 작품은 한국 관객들이 보다 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2011년 트렌드를 가미해 세련되고 안정적인 스토리를 보여준다. 작품에 가미된 위트있는 유머코드는 관객들에게 폭소를 전달하며 진실 된 사랑의 이야기의 감동을 배가시킨다.

 

연극 ‘청혼’은 오감만족 러브 코미디다. 단 한부분도 놓치지 않고 극을 흥미롭게 진행시킨다. 죽은 남편의 빚을 받으러온 채권자와의 사랑, 이웃사촌으로 지내던 소심한 남녀의 사랑이라는 설정으로 관객들의 구미를 당기는 이 작품은 현재 자신의 옆에 존재하는 이들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다. 싸우고, 만나고, 사랑하는 우리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그려내는 연극 ‘청혼’은 오는 7월 10일까지 윤당아트홀 2관에서 공연한다.

 


글, 사진_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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