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연극? 성과가 꽤 좋다” 연극 ‘배꼽’ 남상호 연출가 인터뷰

강남아트홀은 2010년 8월 강남역에 연극전용소극장으로 개관했다. 현재 150석의 1관과 125석의 2관을 보유하고 있다. 대학로 소극장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왔다. 강남은 대학로에 비해 공연 환경이 열악하다. 강남아트홀은 술과 오락거리 위주인 강남에 문화적 면모를 더했다. 강남아트홀은 강남 주민들의 공연 문화의 질적 향상과 관객 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다. ‘쉽고 재밌는 연극으로 강남 관객들을 만나고자 했다’는 연극 ‘배꼽’의 남상호 연출가를 인터뷰했다.

 

- 강남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관객 유치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얼마 정도의 관객이 연극 ‘배꼽’을 봤나?
대학로에서 4년 정도 공연을 했다. 대학로는 연극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다. 만드는 사람도 어느 정도 안전함을 느낀다. 강남역은 유동인구도 많고 직장인도 많다. 강남 사람들은 회사나 학교를 마치고 대학로까지 가기 힘들다. 나도 강남에 사는데 대학로까지 가는게 힘들었다. 강남에는 왜 공연장이 없을까란 생각을 많이 했다. 유흥성이 강한 강남에 문화를 결합하고자 했다. 나름대로 성과가 괜찮다. 공연 시작한지 1년이 조금 안됐는데 약 7만 명 정도가 봤다.

 

- 연극 ‘배꼽’의 주제는 무엇인가?
관객들은 연극이라고 하면 어렵게 생각한다. 처음 연극을 접하는 사람들은 예매할 때 알아보고 선택하지 않는다. 모험적으로 작품을 본다. 공연을 처음 접할 때 재밌는 연극을 본다면 계속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제가 어렵거나 지루하면 안 된다. 연극 ‘배꼽’은 철저하게 관객을 웃긴다. 작품성과 문학성을 떠나서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데 중점을 뒀다.

 

- 작품의 특징이 있다면?
작품의 특징은 패러디다. 패러디는 공연의 큰 축이다. 대학로는 이미 연극을 접한 관객들이 많다. 강남역은 거의 대부분이 처음 연극을 접하는 관객이다. 어려운 주제를 선택하지 않고 패러디를 통해 쉽게 다가갔다. 관객들은 패러디하는 영화를 이미 알고 있다. 원작을 다른 상황으로 풀어낼 때 ‘어? 이 장면이 이렇게 표현될 수도 있구나’하면서 재밌어 한다. 아는 사람 얘기를 들을 때 더 재밌지 않나. 작품도 같다.

 

- 명대사나 명장면이 있다면?
작품 안의 내용이 두 테마로 나뉜다. 첫째는 미국드라마 ‘로스트’ 패러디다. 목사와 스님과 조폭이 섬에 표류한다. 세 사람이 서로 의지하는 상황이 재밌다. 종교적으로 세 사람이 부딪힐 때 스님이 반야심경을 외운다. 중간에 목사님이 끼어들어 반야심경을 헷갈리게 만든다. 1막의 하이라이트다. 두 번째는 영화 ‘친구’를 패러디했다. 장동건이 맡은 동수 역을 우리 중 가장 험악하게 생긴 배우가 맡았다. 외모로 주는 재미도 있지만 원작 영화에서 가져온 대사들이 재밌다.

 

- 코미디 작품인데, 만들면서 에피소드 없으셨나요?
공연 중에 관객이 정말 크게 소리를 지른 적이 있다.(웃음) 2막에서 영화 ‘친구’를 패러디 할 때다. 준석(유오성)이 진숙(김보경)과 결혼했는데 마약에 빠진다. 그러다 오랜만에 친구들이 찾아왔는데 진숙이 너무 반가워한다. 이를 본 준석이 진숙에게 폭력을 가하는 장면이 있다. 배우들이 그 장면을 연기할 때 관객분이 실제로 ‘안돼!’라고 아주 크게 소리를 쳤다. 다들 당황했지만 너무 재밌었다.

 

- 관객들이 연극 ‘배꼽’을 보면서 명심해야 할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마음을 열어야 한다. ‘너희가 얼마나 웃기나 보자’는 마음으로 보면 안 된다. 연극 ‘배꼽’은 공연을 시작할 때 오프닝을 진행한다. 관객에게 간단한 에피소드와 극에 대한 설명을 덧붙인다. 관객 분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서다.

 

- 향후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강남아트홀과 연극 ‘배꼽’이 강남에서 뿌리내리길 바란다. 이후에는 연극 ‘배꼽’의 지방공연을 할 생각이다. 우리 공연은 의외로 관객아 지방에서 많이 보러온다. 지방 공연을 가면 호응도 크다. 서울 공연과 함께 대전, 대구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부산은 지난 1월부터 공연을 계속 하고 있다. 하반기는 지방 공연을 계속한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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