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모두 공감하는 색다른 군대 이야기

흔히 군대는 남자들만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젊은 남자라면 누구나 간다는 ‘군대’ 이야기에 여성이 관심을 가지기란 쉽지 않다. 최근 남녀관객이 함께 보며 공감할 수 있는 색다른 군대이야기를 담은 공연 2편이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 ‘스페셜레터’는 남자라면 모두 100% 공감할 만한 군대무용담을 코믹하게 그렸다. 군대 경험이 없는 여성들도 남성들만의 세계를 간접체험하며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연극 ‘삼등병’은 보다 섬세하게 군대에 적응해가는 인물들의 심리에 초점을 뒀다. 남성관객은 군대에서 ‘비인칭주어’로 살아갔던 씁쓸한 그리움을 되새긴다. 여성관객은 새로운 세계에 부딪치며 적응해가는 남성의 아픔을 함께 공감할 수 있다.

 

 

- 군대 무용담과 파워풀한 안무가 만났다, 뮤지컬 ‘스페셜레터’

 

뮤지컬 ‘스페셜레터’는 군대를 배경으로 20대 청춘들의 좌충우돌 러브 스토리를 다룬 작품이다. 극 중에는 ‘편지’가 자주 등장한다. 군대는 선임하사가 ‘편지다!’라고 말하면 다들 우르르 몰려든다. 뮤지컬 ‘스페셜레터’에서는 각 편지마다 사건이 벌어진다. 여자친구에게 차이고, 편지 내용에 고민도 하고, 사랑도 식어가는 것이 모두 작품의 이야기가 된다. 연출가 박인선은 “친구의 군대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썼다. 선임이 자꾸 여자를 소개해 달라고 졸라서 여자 같은 이름을 가진 남자 친구를 소개했다. 남자 주소를 알려줬는데 ‘편지가 오면 어떻게 될까, 답장을 해주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에서 작품이 출발했다”고 말했다. 뮤지컬 ‘스페셜 레터’의 명장면은 ‘군대스리가’ 장면이다. 군대에서 하는 축구 경기 이야기다. 축구 동작을 섞은 파워풀한 안무가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가는 곳이 군대다. 그동안 군대 무용담을 늘어놓는 남자를 이해하지 못했던 여자관객들이 군대에 대한 공통 화젯거리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그룹 클릭비 멤버 김태형과 록밴드 야다 출신 장덕수 등이 캐스팅돼 기대를 모은다. 뮤지컬 ‘스페셜레터’는 대학로 SM아트홀에서 7월 6일부터 12월 31일까지 계속된다.

 


- 군대에서 ‘비인칭 주어’로 살아남기, 연극 ‘삼등병’

 

연극 ‘삼등병’은 2006년 대학로 초연 이후 6년 만에 대학로를 찾은 공연이다. 2006년 초연의 ‘삼등병’이 1970년대 생의 군대이야기라면, 2011년 ‘삼등병’은 80년대 생의 군대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들도 2006년 당시 출연진에 비해 3~4세 정도 젊어졌고, 20대 청춘의 이야기에 더욱 가까워졌다. ‘삼등병’은 좀처럼 군대에 잘 적응하지 못했던 주인공 윤진원과 그의 파트너로 지루한 보초근무를 서는 병사들이 빚어내는 이야기다. 윤진원이 그 곳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변화해 가는지를 추적한다. ‘삼등병’은 낯선 땅, 푸른 제복에 몸과 마음이 구속돼 ‘비인칭 주어’로 살아야 했던 군대 시절의 씁쓸한 기억들을 더듬는다. 우리나라 젊은 남자들은 원치 않더라도 어쩔 수 없이 군대라는 거대한 조직의 일원이 돼야 한다. 폭력적인 힘에 의해, 또 수많은 이상한 규칙들에 의해 굴러가는 조직 속에서 오로지 ‘적응’을 강요받는다. 마치 정지한 듯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배우와 관객들은 낯설기만 했던 군대라는 ‘이상한 나라’에 조금씩 적응해나간다.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성기웅은 “보통의 연극보다 세밀하다. 음악이나 조명도 아주 미세한 단위로 짜여 있다. 잘 편집된 영화 한 편을 보는 것 같다. 섬세하고 예민한 연극이다”고 극의 특징을 밝혔다. ‘삼등병’에 등장하는 인물은 흔한 대한민국 군인이다. 국민의 의무라는 이름 앞에 배경도 힘도 없는 젊은이들의 적응기를 지켜보며 관객들은 자신의 일처럼 공감할 것이다. 연극 ‘삼등병’은 7월 10일까지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뉴스테이지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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