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공연 동향, 연출가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최근 대학로는 양적 팽창으로 많은 작품들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주부층의 문화 욕구 증가와 공연문화의 대중화로 대학로를 찾는 발길도 많아졌다. 관객의 발길을 끌기 위한 ‘노출 공연’, ‘로맨틱 코미디’, ‘코미디’의 작품 편수도 늘어났다. 대학로를 지탱하고 있던 정극은 점점 제작 편수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현재는 대학로의 공연 동향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함께하는 시기다. 실제로 무대를 만들어가는 연출가와 배우들은 대학로의 공연 동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뮤지컬 ‘친정엄마’, ‘락시터’ - 위성신 연출가
수요에 비해 공급 과잉인 것이 문제다. 대학로의 수많은 극장에서 너무 많은 공연이 올라가다 보니 수요도 불균형이 생긴다.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좀 더 시장을 개발하고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 하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스페셜레터’ - 박인선 연출가
원래 연극을 먼저 했다. 학교를 졸업하면서 계속 뮤지컬을 하게 됐다. 예전에는 대학로에서 연극이 80%고, 뮤지컬이 20%였다. 지금은 뒤바뀐 것 같다. 정극이 많이 줄었다. 관객들이 정극을 많이 사랑해줬으면 좋겠다. 또 다른 부분은 개인적으로 반성하고 있는 부분이다. 요즘 뮤지컬을 많이 하는 것이 수익을 거둔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있다. 지금 공연계는 조급하게 작품을 기획하는 경향이 있다. 작품이 완성되지 않았는데도 공연을 올린다는 것도 있다.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생활하기가 힘든 여건이다. 작품을 좀 더 준비를 많이 해서 보여주고 싶다. 준비를 많이 못해서 질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런 작품을 본 관객들이 대학로 소극장을 보고 ‘그냥 그렇다’고 한다. 창작자들이 소재나 스타일을 고민하지 않고 만드는 부분이 있다. ‘로맨틱 코미디’는 ‘장사가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창작자들이 소재 발굴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생겨야 한다. 관객들도 작품의 ‘워크샵’ 단계부터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소재를 사랑을 해줬으면 좋겠다.

 

연극 ‘해님지고 달님안고’, ‘삼등병’ - 성기웅 연출가
조심스러운 문제다. 문제는 어느 때나 있는 법이다. 대학로의 재능 있는 젊은 친구들이 연극을 계속 해나가야 한다. 요즘은 관객들의 취향에 맞춘 연극들이 많다. 그렇게 되면 작품들이 비슷해 질 수밖에 없다. 현재 대학로 연극이나 뮤지컬의 양적인 팽창은 좋은 현상이다. 관객의 취향을 맞추려하기 보다 창작자의 취향이 드러나는 작품들도 많아져야 한다. 다양한 스타일이 공존하는 대학로가 되면 좋겠다.

 

연극 ‘내 이름은 김삼순’, ‘애자’ - 정세혁 연출가
대학로에 공연이 너무 많다. 좋은 의미일 수도, 나쁜 의미일 수도 있다. 작품의 수가 많은 데 비해서 질적으로는 의문이 든다. 내용 없이 벗기만 하는 연극도 보인다. 별로 좋은 공연이 아닌데 홍보가 잘 돼서 흥행이 되는 공연도 있다. 코미디 장르도 좋은 것이지만 지나치게 코미디 일색인 부분도 있다. 관객들이 대학로 공연을 다양성 있고, 폭넓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좋은 공연인데 외면 받는 경우가 많다. 관객과 창작자가 코미디에만 집중하는 점이 안타깝다. 관객들이 젊은 친구들이 만드는 실험적인 공연도 보고 응원을 보내야 한다. 응원은 좋은 배우와 스텝을 만드는 자양분이다.

 

뮤지컬 ‘웰컴 투 마이 월드’, ‘늑대의 유혹’ - 오재익 연출가
사람들이 ‘대학로’에 대해 많이 이야기한다. 나는 현재 대학로의 모습을 나쁘게 보지 않는다. 최근 대학로에 개그 공연을 하는 친구들이 많아졌다. 그 친구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영업해서 공연을 보게 한다. 뮤지컬이나 연극하는 사람들 중에 그런 모습을 ‘체신 머리 없다’고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그건 어쩌면 당연한 거다. 배우들도 연습이 끝나고 나면 포스터를 열장 씩, 스무 장 씩 가져간다. 자신이 나오는 공연을 홍보하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과한 측면이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 사람들이 작품을 사랑해서 하는 행동이라 믿는다. 대학로의 사람들이 다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잡초처럼 말이다. 작품을 사랑하는 그러한 마음이 기회를 만난다면 대학로의 좋은 비료와 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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