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in] 가슴 따뜻한 ‘순정남’,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강동수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속 남자주인공 ‘강동수’는 이제 갓 사범대학을 졸업해 교사가 된 스물셋의 파릇파릇한 청년이다. 첫 부임을 받은 동수는 들뜬 마음을 안고 마을을 찾아간다. 이제 막 교사로서 첫걸음을 뗀 동수의 마음은 터질 듯 설렌다.

 

1960년대 당시 ‘선생님’이라는 직위가 주는 위엄은 남다르다. 60년대가 지식인이 많지 않은 사회였던 만큼 ‘선생님’이라는 타이틀은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는 자리였다. 동수의 나이는 이제 스물셋이다. 지금 세대라면 아직도 한창 부모님께 응석 부리며 학교에 다니는 철없는 막내아들일 수도 있다. 동수는 처음 아이들과 대면할 때도 “이번에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여러분 담임을 맡게 된 강동수라고 하느니라~”며 그 나이다운 허세를 부린다. 한껏 선생님 티를 내면서 말이다.

 

동수는 부임 첫날부터 낯선 마을 지리에 길을 잃는다. 자신의 위치조차 파악이 안 될 때쯤, 때마침 마주친 홍연에게 동수는 길을 묻기 위해 ‘아가씨’라고 말을 건다. 두 사람은 결국 한 교실에서 선생과 제자로 마주친다. 하지만 홍연은 동수에게 반해버리고 만다. 그녀는 계속해서 일기를 통해 동수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동수는 그러한 홍연이 귀엽다. 하지만 동수의 마음은 전혀 다른 쪽을 향한다. 같은 학교의 동료 교사인 양수정이다. 청순한 얼굴에 여성스러움이 뚝뚝 묻어나오는 수정에게 한눈에 반한 동수는 그녀를 향한 설렘을 감추지 못한다. 하지만 수정은 동수를 막내 동생처럼 여긴다. 동수는 자신을 남자로 대하지 않는 수정에게 툴툴거린다.
 
동수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홍연을 바라볼 여력이 없다. 그는 자신의 사랑만으로도 버겁다. 그는 수정에게 풍금을 가르쳐주면서 관심을 받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사랑의 고통도 함께 느낀다.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의 강동수 역의 배우 김승대는 “동수가 겪는 성장통의 정점 중 하나는 ‘나의 사랑 나의 수정’이라는 넘버를 부를 때다. 사회 초년생인 동수가 사랑을 하면서 한 단계 자라는 것이 보이는 장면이다”고 말했다.

 

수정을 향한 동수의 사랑은 점점 깊어만 간다. 하지만 동수가 고백하기도 전에 수정은 자신의 결혼 소식을 전한다. 남자의 첫사랑이 무덤까지 간다는 말이 있듯 동수는 열없이 꺾여진 첫사랑에 아파한다. 수정에 대한 마음을 표현할 길 없어 일기장에 쏟아내는 동수는 요즘 세상에 찾기 어려운 ‘순정남’이다. 그래서 요즘 관객에게 더 그립고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캐릭터다.

 

첫사랑을 통해 한 발자국 더 성장해 가는 사랑스러운 ‘순정남’ 강동수를 만날 수 있는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은 8월 28일까지 호암아트홀에서 공연한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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