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in] 세 여자와 동시에 약혼한 매력남, 연극 ‘뉴보잉보잉’의 성기
이 남자 좀 위험하다. 성기는 동시에 세 명의 여인과 약혼했다. 과연 실행 가능한 이야기인가 싶다. 성기는 각기 다른 비행사의 각기 다른 시간표를 가진 세 명의 약혼녀를 만난다. 한 명이 외국으로 떠나면 또 다른 약혼녀가 돌아오는 방식으로 성기는 세 명의 여자와 함께 깨알 같은 연애를 해나간다.
성기가 세 명의 여자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이유는 그가 ‘매력남’이기 때문이다. 그의 훤칠한 키와 미끈하고 단단한 몸매, 수려한 외모는 여자의 시선을 빼앗는다. 동시에 성기는 여자를 ‘여왕’으로 만드는 수완을 갖춘 남자다. 삐쳐 있는 약혼녀에게 화를 내기보다 자신을 낮춰 여자의 기분을 풀어주려는 노력이 그를 매력적인 남자로 만드는 것이다.
한 편으로 성기는 참 부지런한 남자다. 세 명의 약혼녀와 약속을 잡고 만나는 것도 일이지만, 각기 다른 매력과 성향의 여자들을 상대한다는 것은 보통내기가 아니다. 그는 저마다 다른 성격의 가진 여자들에게 자신을 맞춰 가며 ‘애교남’, ‘짐승남’으로 변신한다.
성기가 세 명의 약혼녀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 무렵, 누군가 집으로 찾아온다. 방문자는 바로 성기의 오랜 친구 ‘순성’이다. 성기는 순성을 반갑게 맞이한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해온 순진한 친구의 방문은 성기에게 자신이 달성한 위업을 뽐낼 기회이기도 하다.
성기는 순성이 온 순간부터 자신이 세 명의 약혼녀와 만나고 있음을 밝힌다. 순성은 ‘그래도 괜찮냐’고 묻는다. 순성의 눈에서 존경과 부러움을 본 성기는 목에 잔뜩 힘을 준다. ‘절대 스케줄이 꼬일 리 없다’고 자신만만해한다. 하지만 약혼녀들의 비행 스케줄은 그의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꼬이기 시작한다.
복잡하게 얽혀만 가는 상황에 성기는 친구 순성에게 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도움을 청한다. 하지만 문제는 더욱더 심각해진다. 세 여자가 마주칠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이리저리 발을 구르지만 별반 효과는 없다.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린다.
성기의 당황과 순성의 순박하지만 소심한 대처가 연극 ‘뉴보잉보잉’의 웃음을 만들어낸다. 성기는 어찌보면 희생정신이 강한 인물이다. 극에서 사건 원인을 제공하면서도 주인공 자리에서 조금은 물러나 순성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성기는 때로는 다른 이성을 만나고 싶다는 욕구에 사로잡힌 이들의 마음을 대리만족하게 하는 캐릭터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는 약혼녀들에게 이용당하기도 하고, 순성에게 한 방 먹기도 하는 조금은 ‘허술한’ 바람둥이다. 성기의 그러한 점은 관객이 그를 비난하거나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허술한 바람둥이 ‘성기’는 윤당아트홀 2관에서 오픈런으로 만나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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