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바렌보임, "임진각 무대에 끌렸다"

“남북한이 함께 연주하는 날이 온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27년만의 내한, ‘평화의 전령사’로 불리는 다니엘 바렌보임의 얼굴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유태인천재 피아니스트 출신 지휘자 바렌보임이 지난 1999년, 팔레스타인 출신 세계적 석학 에드워드 사이드와 함께 창단한 웨스트이스턴 이반 오케스트라와 함께 국내 무대에 선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이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니엘 바렌보임 &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은 오는 8월 10일부터 14일까지 4일간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바렌보임은 공연을 하루 앞둔 지난 9일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는 오케스트라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이라고 밝히며 “그 (베토벤)의 교향곡 5번, 6번은 같은 사람이 작곡했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다른 느낌을 준다, 각각의 작품이 가진 색다른 느낌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광복절인 15일에는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평화콘서트’ 무대를 이어간다. “임진각 (DMZ, 비무장지대)에서 공연을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한국 공연을 결정했다”는 바렌보임은 임진각 평화콘서트에 대한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바렌보임은 “남북한을 포함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들이 우리의 음악을 통해서 멈출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남북한 국민이 함께 모여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담았다”고 전했다.

‘평화 전령사’로 불리는 바렌보임은 2008년 1월 이스라엘 점령지인 팔레스타인 서안 지역에서 연주회를 연 뒤 이스라엘인 중 처음으로 팔레스타인 명예시민증을 받은 바 있다.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만나볼 수 있는 이번 공연에는 소프라노 조수미,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테너 박지민, 연합합창단 (국립합창단, 고양시립합창단, 서울 모테트 합창단)등이 함께 한다.

이번 공연은 10일(베토벤 교향곡 1,8,5번), 11일(베토벤 교향곡 4,3번), 12일(베토벤 교향곡 6,7번), 14일(베토벤 교향곡 2,9번) 공연이 나흘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며 15일에는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공연장에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연주가 이어진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크레디아 제공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