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뭐볼까?] 올가을 가슴을 촉촉이 적시는 클래식 내한 공연들

올가을 가을의 정취와 어울리는 클래식 내한 공연들이 관객을 찾아온다. 9월에 내한하는 ‘안드레이 가브릴로프’는 필립스가 선정한 ‘20세기 가장 위대한 피아니스트’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됐던 모스크바 출신 연주가다. 10월 초 내한이 확정된 ‘일 가르델리노’는 바흐 거장 필립 헤레베헤가 “세계 최고의 바로크 오보이스트”라 평했던 실력파 바로크 음악 연주가다. 가슴을 적시는 클래식의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두 특별한 연주가들의 내한 공연에 주목하는 것은 어떨까.

 

음표들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듯한 힘 있는 연주
- ‘안드레이 가브릴로프 피아노 리사이틀’

 

‘안드레이 가브릴로프 피아노 리사이틀’이 2011년 9월 2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라는 찬사와 수많은 상을 수상한 안드레이 가브릴로프가 2003년 KBS 교향악단 초청 이후 8년 만의 내한 공연이다.

 

안드레이 가브릴로프는 1955년 모스크바의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블라디미르 가브릴로프는 화가였으며, 러시아 피아니즘의 대부 겐리크 네이가우스(Heinrich Neuhaus)에게 피아노를 배운 어머니가 그의 첫 피아노 선생님이었다. 그 후 모스크바 중앙 음악 학교에서 알렉산더 골덴바이저(1985-1961)의 제자였던 타티아나 케스트너(Tatiana Kestner)에게 사사했고 1973년 졸업했다. 졸업 직후 그는 모스크바 콘서바토리에 입학해 나우모프(Lev Naumov)에게 사사했다.

 

안드레이 가브릴로프는 1974년 차이코프스키 콩쿨에서 18세의 나이로 그의 생에 첫 1등 상을 받았다. 같은 해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스티아토슬라프 리히터(Sviatoslav Richter)를 대신해 초대되며 국제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1994년부터 2001년까지 가브릴로프는 7년간의 휴식을 가졌다. 2001년, 16년 만에 러시아에 돌아온 가브릴로프는 모스크바 콘서바토리와 함께 4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했다. 2008년에는 미국에서 공연을, 2009년에는 4개월간의 러시아 투어를 포함한 세계 투어를 가졌다. 2010년 2월에는 비엔나 필하모닉 골든 홀에 초대돼 14년의 공백을 깨고 4개의 협주곡을 연속으로 연주했다.

 

그는 필립스가 선정한 ‘20세기 가장 위대한 피아니스트’ 중 한 사람으로 선정(1998)됐다. 음표들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가브릴로프의 탄력 있는 연주법은 ‘치프라 이후 최고의 피아니스트’라는 평을 받고 있다.

 

안드레이 가브릴로프는 이번 내한 공연에서 ‘쇼팽, 녹턴의 모음’과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소나타 8번’을 선보일 예정이다.

 

목관 명인이 이끄는 일 가르델리노의 첫 내한!
- 벨기에 고음악 앙상블 ‘일 가르델리노’

 

필립 헤레베헤, 르네 야콥스, 카위컨 가문 등 많은 바로크 음악 거장을 배출한 ‘벨기에의 숨겨진 보석’, 일 가르델리노(Il Gardellino)가 처음으로 내한한다.

 

일 가르델리노는 바흐의 거장 필립 헤레베헤가 “세계 최고의 바로크 오보이스트”라 평가한 앙상블로 마르셀 퐁셀을 주축으로 한다. 마르셀 퐁셀은 레온하르트, 코프만, 브뤼헨, 스즈키 등 우리시대 바로크 거장들이 앞 다투어 섭외하는 연주가다. 일 가르델리노는 비발디의 유명한 플루트 협주곡 ‘일 가르델리노(홍방울새)’의 제목을 빌어 1988년 창단됐다.

 

일 가르델리노는 8명가량의 정예 멤버를 기본으로 레퍼토리에 따라 연주자 구성을 달리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얀 더 위너(Jan De Winne, 플루트), 료 테라카도(Ryo Terakado, 바이올린)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바로크 음악의 스페셜리스트로 구성됐다.

 

바로크 연주단체로서 일 가르델리노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짜임새 있는 앙상블과 더불어 퐁셀의 고즈넉한 오보에 음색이 유유히 흐르는 연주라 할 수 있다. 이들의 음반 가운데 바로크 오보에 협주곡집, 바흐 오보에 협주곡집 등 주요 오보에 레퍼토리를 수록한 음반들은 국내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명성이 높다. 특히, 두 음반의 마지막 트랙에 피아졸라의 ‘망각(Oblivion)’과 말러의 ‘뤼케르트 시에 의한 가곡’을 바로크 오보에로 연주한 점이 눈에 띈다.

 

이번 공연에서는 가장 사랑받는 바로크 오보에 협주곡의 하나인 마르첼로의 오보에 협주곡을 비롯해, 요한 고트리프 야니츠의 오보에 4중주, J.S. 바흐의 칸타타 BWV82 ‘나는 만족하나이다’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더불어, 일 가르델리노의 리더인 얀 더 위너가 비발디의 플루트 협주곡 ‘밤’을 협연한다.

 

일 가르델리노의 이번 공연은 바로크 음악 애호가들과 아직 이들의 이름에 익숙지 않은 많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발견’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일 가르델리노의 첫 내한공연은 2011년 10월 2일 LG아트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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