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it] 연극 ‘그 자식 사랑했네’, 아주 솔직한 연애담

네 남녀가 서로에게 등을 돌린 채 있다. 이들은 두 사람씩 상단과 하단에 나뉘어 서 있다. 베이지 색 바탕과 아무런 꾸밈도 없는 포스터의 전체적인 이미지는 깔끔하다. 하지만 사랑의 뜨거움이 뿜어져 나와야 할 젊은 네 남녀의 감정은 오히려 차갑게만 느껴지고, 포스터 바탕색만큼 미지근하다.

 

연극 ‘그 자식 사랑했네’는 남녀의 솔직한 사랑이야기를 다뤘다. 포스터의 아래쪽에는 ‘추민주 작,연출’이라는 글귀가 강조돼 있다. 이 연극은 뮤지컬 ‘빨래’를 쓰고 연출했던 추민주의 작품이다. 그녀는 뮤지컬 ‘빨래’를 통해 대학로의 가장 주목받는 작가이자 연출가로 자리 잡았다. 연극 ‘그 자식 사랑했네’에서는 여성 연출가의 섬세한 시선을 담는다. 작품은 2007년 초연 이후 OHP를 이용한 참신한 무대와 이야기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지난 12월부터는 명랑씨어터 수박의 레퍼토리로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포스터 속의 두 남녀는 연인이라고 할 만큼 다정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에게 남아 있는 감정을 정리하지 못한 채 헤어진 연인 같다. 연극 ‘그 자식 사랑했네’는 ‘미영’과 ‘정태’의 두 남녀의 이야기다. ‘미영’은 ‘정태’에게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자신과만 만나자고 말한다. ‘정태’는 그런 ‘미영’에게 다른 어떤 말도 해줄 수가 없다. 연극 ‘그 자식 사랑했네’는 만남부터 이별까지의 연애 감정을 섬세하게 그린다.

 

포스터 속에 등장하는 네 남녀는 ‘정태’와 ‘미영’을 맡은 배우들이다. 상단의 커플은 ‘미영’ 역에 윤영민, ‘정태’ 역에 하일수다. 하단의 커플은 ‘미영’ 역의 김윤주, ‘정태’ 역의 박정표다. 포스터 속에 드러난 배우들의 얼굴은 극 중 커플의 복잡 미묘한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다. 배우들은 연극, 영화, 뮤지컬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멀티플레이어로 이번 공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포스터의 배우들은 저마다 설명하기 어려운 얼굴들이다. 두 명의 ‘정태’는 바닥과 허공을 향해 바라보고 있다. 하일수의 ‘정태’는 ‘미영’이 던진 ‘그 여자와 헤어지라’는 주문에 대답하지 못한 듯 눈빛이 여기저기를 서성거리는 느낌이다. 박정표의 ‘정태’는 애써 ‘미영’의 말을 외면하려 하는 듯한 눈빛이다. 두 명의 ‘미영’은 복잡한 얼굴을 하고 있다. 윤영민은 슬픔과 씁쓸함이 묻어나오고, 김윤주는 체념과 고뇌가 머물러 있다.

 

포스터의 아래쪽에는 다양한 공연 정보가 실려 있다. 연극 ‘그 자식 사랑했네’는 ‘원더스페이스 네모극장’에서 공연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특이하게 수요일과 목요일 공연을 없애고 ‘월, 화, 금, 토, 일’의 주5일제 공연을 선보인다. 또한, 작품은 원더스페이스에서 대관 투자를 하고 명랑씨어터 수박이 주최, 제작했다. 성인 남녀의 솔직한 사랑이야기를 다룬 작품인 만큼 만 19세 이상의 관객만이 관람 가능하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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