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화랑’ 디테일한 구성 변화로 다시 찾아올 것, 연출가 성천모-②
뮤지컬 ‘화랑’은 신인연기자들이 무대에 서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뮤지컬 ‘화랑’에서 활동했던 배우들이 좋은 모습으로 관객에게 얼굴을 비추고 있다. ‘문노’ 역으로 첫 뮤지컬 데뷔 신고식을 치른 ‘백형훈’ 배우는 뮤지컬 ‘모차르트!’의 앙상블을 거치며 눈에 띄는 신인배우로 눈도장을 찍었다. 또한,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거쳐 최근 ‘쓰릴 미’에서 주연으로 캐스팅된 ‘전성우’ 배우도 뮤지컬 ‘화랑’의 ‘관랑’ 역을 맡았던 배우다. 이들은 최근 관객의 주목을 받으며 좋은 배우로 성장해가고 있다. 성천모 연출가에게 캐스팅의 기준에 대해 묻자 “뮤지컬 ‘화랑’이 배우를 뽑는 기본 원칙은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같은 배우를 발굴하는 것입니다. 그로써 작품과 함께 배우가 성장한다는 것이죠. 저희도 추천과 오디션으로 배우를 뽑습니다. 작품이 창작이고 규모가 작은 제작사라 배우 수급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요즘도 2012년 ‘화랑’의 새 얼굴을 뽑는 오디션을 진행하고 있어요. 더 많은 젊은 배우들이 지원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고 말했다.
작품은 다섯 명의 소년이 서로 부딪히고 깨지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데다 혈기왕성한 다섯 명의 남자배우가 함께하는 만큼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을 듯했다. “재미있다고 말하긴 조금 그렇지만 초연 때 ‘신종플루’의 습격이 기억에 남아요. 뮤지컬 ‘화랑’의 1기 ‘관랑’ 역을 맡았던 고재범 배우가 확진 판정을 받고 공연을 쉬었죠. 그리고 뮤지컬 ‘화랑’을 말할 때 2기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2기 공연을 시작할 때는 회의적이었습니다. 음악적 부분에 큰 약점이 있었죠. 평균 연령도 높았고요. 그런데 뮤지컬 ‘화랑’을 살린 결정적 기수가 됐어요. 그들과 함께한 연습과 공연이 제게는 모두 잊지 못할 에피소드입니다. 더구나 아직도 그들과 함께하고 있고요.(웃음)”
뮤지컬 ‘화랑’은 유달리 초연 때부터 함께해 온 배우가 많다. 최동호, 고재범, 김성겸, 김형균, 원성준 등 수많은 배우들이 뮤지컬 ‘화랑’의 무대를 지켰다. 오랫동안 ‘화랑’ 무대에 서온 배우들에 대해 묻자 성천모 연출가는 “얼마 전 예술의 전당에서 1기 ‘기파랑’인 ‘최동호’와 2기 ‘기파랑’인 ‘김성겸’이 ‘유오랑’을 연기했어요. 그 무대가 오랫동안 음악적 에이스였던 2기 ‘문노’ 역의 ‘백형훈’의 고별 무대였고요. 2기에서 ‘사다함’을 맡았던 ‘김형균’은 당시 ‘사다함’을 맡고 있던 배우의 부상으로 1기가 위기에 빠졌을 때 급히 투입돼 지금까지 ‘화랑’을 지키고 있어요. 1기 ‘유오랑’이었던 ‘원성준’도 항상 제게 힘이 됐고요. 이들과의 연습은 항상 즐겁습니다. 모두 ‘화랑’에 대해서 정말 잘 알고 있죠”라고 뮤지컬 ‘화랑’ 팀의 호흡을 자랑했다.
뮤지컬 ‘화랑’은 서정적인 국악 선율과 랩, 현대어들을 제약 없이 사용하며 극을 이끌어간다. 칼을 잡은 군사이기 이전에 어린 소년이었을 ‘화랑’들의 이야기는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박진감 넘치는 음악으로 펼쳐진다. 그렇다면 연출가인 성천모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넘버는 무엇이었을까. “개인적으로 ‘기억하니’를 가장 좋아합니다. 개성 강한 5명의 화랑이 하나가 되는 장면이죠. 삶 속에서 우리가 누군가의 상처를 비로소 볼 수 있게 되는 순간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순간 아닐까 해서 좋아합니다”
뮤지컬 ‘화랑’은 내년 상반기 다시 만만의 준비를 갖추고 국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내년 혹은 2013년에는 해외진출도 염두에 둔 상태다. 조금 더 단단한 작품이 되기 위해 뮤지컬 ‘화랑’이 갖춰야 할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제일 먼저 오케스트라 연주로 ‘화랑’의 음악을 듣고 싶어요. 이것은 제 음악적 욕심이기도 하고요. 조금 더 디테일한 구성의 변화가 필요할 겁니다. 지금은 다섯 화랑의 이야기를 다 넣기가 다소 버거운 면이 있어요. 그리고 디자인적인 투자도 필요하고요. 뮤지컬 ‘화랑’만의 색다른 디자인이 무대에 펼쳐지길 고대하고 있습니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뮤지컬 ‘화랑’과 개인적인 향후 계획을 밝히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뮤지컬 ‘화랑’은 처음부터 한국창작뮤지컬의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제작됐습니다. 2012년이나 2013년에 일본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먼저 2012년 상반기에 한국에서 새롭게 바뀐 모습으로 관객을 찾아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연극 활동에 무게가 실려 있습니다. 2012년 초 ‘오셀로와 이아고’에 이은 셰익스피어 시리즈 두 번째 ‘햄릿’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만든 극단인 ‘종로예술극장’을 통해 ‘No Theater’란 연극운동을 계획하고 있어요. 이 운동은 극장을 벗어난다는 기본개념을 바탕으로 현재 공연계의 부조리한 시스템(캐스팅, 극장, 지원금)에 대한 저항운동입니다. 약 1, 2년 간 극장을 벗어난 형태의 공연을 주로 하면서 그 저항운동을 구체화하려고 합니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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