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1번지에 '시심'이 번진다

국내 유일의 연출가 동인 혜화동1번지의 다섯 연출가가 ‘시심(詩心)’을 주제로 연극을 선보인다.

올 초 ‘나는 나르시시스트다’를 주제로 봄 페스티벌을 열었던 윤한솔, 이양구, 김수희, 김제민, 김한내 등 5명의 혜화동1번지 5기 동인들은 이번에는 개성 넘치는 시심을 무대 위에 담아 낸다.

첫 번째 작품인 <연옥: 이탈한 자가 문득>(연출 김제민)은 시인 예이츠의 ‘연옥’을 원작으로, 망자들의 공간인 연옥을 배경으로 무대 언어와 영상을 결합,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초자연적 분위기를 구현하고자 한다.

윤한솔 연출은 두 번째 작품 <아무튼백석>에서 1963년에 사망했다고 알려졌으나 뒤늦게 1995년까지 생존해 있었음이 밝혀진 월북시인 백석의 잊혀진 32년을 추적한다.

연출과 배우들이 아버지에 대한 정서와 기억을 공유, 다양한 텍스트로 공동구성한 <삼년상>(연출 김한내)에 이어 네 번째 작품, 이양구 연출의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후배에게 천 만원을 받고 필사적으로 시를 쓰는 시인이 그 동안 써 왔던 시의 존재에 대해 근본적으로 반성하게 되는 내용이 담긴다.

시를 쓰지 못하는 시인과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 둘의 만남에서 아이디어가 출발하는 <자웅이체의 시대>에서 김수희 연출은 배우의 호흡전환이나 조명의 변화 등 시처럼 간결한 표현방법을 시도할 예정이다.

혜화동1번지 5기동인 가을페스티벌 ‘시심’의 첫 공연 <연옥: 이탈한 자가 문득>이 11월 2일부터 시작해 5일간 계속되며,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다음 작품이 차례대로 대학로에 위치한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무대에 오른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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