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 그들은 어떻게 사랑을 했나, 연출가 위성신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강풀 원작의 만화를 극화한 작품이다. 동명의 만화 원작은 두 쌍의 노인이 펼치는 사랑 속에 담긴 따뜻한 감동과 가슴을 울리는 애틋함을 담았다.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작품의 감성을 잘 녹여내 10만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번 무대의 연출을 맡은 위성신은 뮤지컬, 연극을 가리지 않고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연출가다. 그는 뮤지컬 ‘락시터’, ‘친정엄마’, ‘염쟁이 유씨’ 등의 작품을 맡으며 대학로를 대표하는 연출가로 자리 잡았다. 최근 작품의 하남 공연을 앞둔 연출가 위성신에게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에 대해 물었다.
-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연출을 맡게 된 계기는?
제작사에서 연극으로 만든다고 하면서 만화 원본을 보냈습니다. 원작을 이전에 읽어본 적은 없었어요. 책을 받은 그날 밤에 눈물을 흘리면서 다 읽었는데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자는 부인을 깨워 이 작품을 연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였죠.
-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원작을 그린 강풀 만화가는 좋은 스토리텔러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원작도 큰 사랑을 받았고요. 잘 알려진 원작에 대한 부담감은 없으셨나요?
처음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연극으로 만들겠다고 했을 때 부담감이 정말 컸습니다. 잘 만들면 원작이 좋아서 잘 만들어진 것으로, 못 만들었으면 좋은 작품 망쳤다는 소리를 들을 테니까요. 잘해도 본전 같았어요.(웃음)
- 작품을 만들면서 가장 어렵거나 난감한 점이 있었다면?
우선 만화가 가진 풍부한 배경과 상상력을 소극장 무대의 조그만 공간으로 들여오는 것이 어려웠어요. 희곡이나 소설이었으면 관객이 이미지를 갖지 않았을 텐데, 만화는 이미지가 그림으로 존재하니까요. 만화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공간을 표현해야 하는데 무대는 협소하고 높이도 낮았습니다.
두 번째는 만화의 횟수가 30회를 넘다보니 이것을 두 시간 안으로 축약하는 과정이 어려웠습니다. 어떤 것을 쓰고, 뺄 것인지 넣고 버리는 것이 애매했어요. 또한, 마지막을 해피엔딩으로 끝내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비극으로 끝내는지도 큰 고민이었습니다. 원작은 그들이 서로 헤어지는 것으로 끝을 맺습니다. 연극은 고민 끝에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으로 만들었어요.
- 출연진들이 중견연기자여서 어려웠던 부분은 없으셨나요?
저보다 연배가 있고, 경험치가 많은 분들이다 보니 주장이 강하세요. 제가 지시 사항을 드리거나 설득하기도 굉장히 어렵고요. 그동안 연극 ‘염쟁이 유씨’ 등을 비롯해 실버 연극을 많이 제작했는데 작업하면서 터득한 노하우가 있어요. 선생님들의 의견을 많이 받고, 제가 반드시 관철시켜야 하는 부분은 어필하는 겁니다. 제가 선생님들을 이기려 하지 않고 먼저 양보를 해요. 제가 이기려고 하면 선생님들의 주장이 더욱 강해지시거든요.
- 이번 작품에서 관객에게 어떤 것을 보여주고 싶으셨나요?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 가장 크게 드러나는 것은 노인들의 사랑입니다. 한 부부의 마지막 사랑과 혼자 남은 독거노인들의 사랑이 주로 펼쳐지죠. 저는 나이가 들면 ‘일도 중요하지만 마지막까지 곁에 있는 건 사람이다’고 생각합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라는 제목처럼 과연 그들은 어떻게 사랑했고, 삶의 끝에 서서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담고자 했습니다.
- 12월 16일부터 12월 17일까지 하남문화예술회관을 찾는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기다리는 하남 관객에게 한 마디 남기신다면?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즐겁고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따뜻한 감동도 있습니다. 편한 마음으로 극장을 찾으셔서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노인들의 진솔하고 따뜻한 사랑이야기를 들려줄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오는 12월 16일부터 12월 17일까지 하남문화예술회관 소극장(아랑홀)의 무대에 오른다. (문의 : 031-790-7979)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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