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 쇼 : 히어로’의 전방위적 아티스트, 김흥남을 만나다 - ①

“타 분야를 전공하다 마임이란 장르로 공연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래서인지 공연에서 아이디어나 움직임, 코미디 연기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어요”


김흥남은 ‘드로잉 : 쇼 히어로’에서 배우와 공동연출을 모두 맡은 전방위적 예술가다. 조우석, 우석훈과 함께 ‘브레인트리’라는 창작집단으로 활동 중이다. 움직임과 코미디 연기에 관심이 많다는 그가 참여한 작품답게 ‘드로잉 : 쇼 히어로’에는 코믹하면서도 기발한 움직임이 번뜩인다. 부상으로 잠시 배우의 역할을 쉬고 있지만 2012년 복귀를 앞두고 있다는 그와 그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 ‘드로잉 : 쇼 히어로’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마임배우로 활동하다 2008년 처음 조우석 배우/공동연출을 만나게 됐어요. 당시 넌버벌 퍼포먼스에 대한 이상적인 부분이 잘 맞아서 오랜 시간 함께 작업을 해왔습니다. 새로운 공연에 대한 꿈이 있던 지금의 소속사에서 공연 제작에 대한 기회를 주셔서 ‘브레인 트리’라는 이름으로 조우석, 김흥남, 우석훈 세 사람이 모여 공연 연구팀이 만들어졌습니다. 연구팀으로 먼저 작품에 참여하게 된 거죠.

 
- 최근 그림을 소재로 한 공연들이 눈길을 끌고 있어요. ‘드로잉 : 쇼 히어로’만의 특징이나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요?


차별화된 점은 하나부터 열 가지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 연출팀의 마음이겠죠.(웃음) 가장 큰 것은 배우들이 공연의 분위기 자체를 밝고 유쾌하게 이끌어나간다는 거예요. 그림의 질이나 다양성에서도 기존에 있는 다른 공연보다 좋다고 생각해요. 연습량이나 그림의 복잡함에서도 더 난이도가 있고요. 넌버벌 연기 자체도 어떤 연출이나 공식적인 대본에 맞추어서 진행하는 것보다 배우들이 서로 고민하면서 관객과 호흡해나가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요소도 단순한 눈속임보다는 관객에게 더 다양하고 신선한 효과를 보여 드리려고 했습니다. 기법의 종류도 훨씬 다양해요. 그리고 공연을 보신 분들의 만족도가 확연하게 차이 나는 것 같아요. 공연의 만족도를 알아보려고 후기들을 읽을 때가 있어요. 다른 공연을 보고, ‘드로잉 : 쇼 히어로’도 관람하신 분도 있으신데 저희 공연을 더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일단 한번 보시면 ‘드로잉 : 쇼 히어로’의 매력에 빠지실 거예요.

 

 
- 작품에서 그리는 그림이나,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으세요?


작품에 등장하는 그림은 모두가 공연의 제목과 연관이 있습니다. ‘영웅’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가장 적당한 이미지를 공연화 하고자 했습니다. 그림 선택 이전에 더욱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작품을 완성해나갈 기법에 대한 아이디어였어요. 연구팀이 공연의 제목이나 시나리오가 완성되기 전부터 미술 이외의 장르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고 있어서 전시장이나 박람회를 한동안 찾아다니기도 했어요. 그리고 요즘엔 웹 사이트들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웹서핑도 늘 일상적으로 해왔고요. 무엇보다 각자 상상했던 것들을 현실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는 회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부분은 연출팀을 포함한 배우 12명이 직접 무대에서 몸으로 움직이며 아이디어들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 공연을 볼 때 무대 세트가 인상적이더라고요.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기법이 사용됐다고 들었습니다. 무대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릴게요.


일단 ‘드로잉 : 쇼 히어로’의 무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과의 거리였습니다. 관객에게 단순히 기예를 보여주는 것보다 그림과 작품으로 함께 호흡하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세트의 거리를 무대 앞쪽으로 설치했어요. 또한, 세트 자체를 캔버스로 이용하기 위해서 세트를 밀고 넣고 회전하는 방식으로 제작했습니다.


‘드로잉 : 쇼 히어로’는 국내에서 최초로 ‘미디어 파사드(media pasade)’라는 기법을 적용했습니다. ‘미디어 파사드’가 세트에 영상을 투사하는 방법과 다른 점은 세트의 구조, 모양을 하나하나 계산해 입체감을 살렸기 때문입니다. ‘드로잉 : 쇼 히어로’의 세트가 어두운 회색으로 제작된 것도 이처럼 완성작품의 가독성과 미디어 아트와의 만남 등을 위해 의도한 것입니다.


(②편에 계속)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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