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 : 쇼 히어로’의 전방위적 아티스트, 김흥남을 만나다 - ②

김흥남은 ‘드로잉 : 쇼 히어로’의 배우이자 동시에 연출가다. 그는 조우석, 우석훈과 함께 창작집단 ‘브레인 트리’의 멤버로 참신하고 독특한 아이디어의 ‘드로잉 : 쇼 히어로’를 선보였다. 관객과 무대가 함께 호흡하는 공연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국내 관객뿐 아니라 해외 관객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다. 최근 함안문화예술회관 공연을 비롯한 국내 투어공연과 해외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다져가고 있는 ‘드로잉 : 쇼 히어로’의 김흥남과 이야기를 나눴다.


- 연출과 배우를 동시에 맡고 계시다고 들었는데, 두 가지를 동시에 한다는 것이 어렵지는 않나요?


항상 무대에서는 플레이어로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더 커요. 장점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무대에서 일어나는 일을 몸으로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과 ‘관객의 눈빛을 다 읽고 공연을 만들어간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연출팀은 3명으로 구성돼 있지만 근본적으로 저희 공연은 배우가 직접 만들어가는 부분이 큽니다. 그래서 모두가 연출과 연기를 동시에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어려운 점은 객관적인 눈으로 작품을 봐야 할 때예요. 그래서 1인 연출이 아닌 공동연출로 서로의 모습을 지켜봐 주고 조언을 해주고 있습니다.
 

- ‘브레인 트리’라는 이름 아래 세 분이 함께 작품을 연출하시잖아요. 함께 의견을 조율해 가며 작품을 만드는 것이 어렵거나 곤란하지는 않았는지?


공동 연출이라는 타이틀이 걸려 있어 항상 궁금해하시는 부분인 것 같아요.(웃음) 그것도 3명이 함께 연출해야 하니까요. 참 많이 싸웠던 것 같아요. 물론 모두 작품에 관한 의견 조율이었어요. 두 명이 동의했는데 한 명이 반대하거나, 혼자 좋은 아이디어라고 밀어붙였던 기억이 많이 나네요. 회의 시간이 길어지고 아이디어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는 속상하기도 했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다듬어진 아이디어나 참신한 생각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 같아요. 실제로 저희 공연의 거의 모든 부분은 한 사람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것이 없어요. 처음 출발한 사람이 있을 수는 있지만 나머지 부분들은 다 함께 깎고 다듬으며 완성되는 것 같아요. 마치 조각상처럼요. 그래서 모두가 작품에 애착을 느끼는 것 같아요.

 
- 넌버벌 작품이고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진행하는 작품입니다. 실수 없이 그림을 그려내야 한다는 점이 상당히 어려울 것 같은데요. 무대 위에서 벌어진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저희가 장면마다 완성하는 그림들은 수많은 연습을 통해 완성한 작품이에요. 그래서 실수가 많지는 않아요. 저의 경우에는 초창기에 ‘백호도’에서 꼬리를 빼고 완성했던 기억이 있어요.(웃음) 중요한 손님이 관객으로 와서 액션에 더 비중을 두다 보니 그런 실수를 했었던 것 같아요. 다행히 관객분들은 처음 그림을 보시다 보니 꼬리를 감춘 그림으로 아셨던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가장 큰 기억은 ‘채플린 팀’이 중국 상하이 공연을 갔을 때예요. 관객과 함께 완성하는 그림 장면에서 무대 위에 올라오신 관객분이 돌발 행동을 하셔서 저희 팀원들이 애드리브로 넘겼던 일이 있었어요. 이제 배우들 모두 그런 상황들에 익숙해지다 보니 자연스럽고 노련하게 극을 진행하게 되는 것 같아요.
 

 

- 무대 위에서 그림을 그리다 보니 가장 좋아하시는 장면이나 작품이 있을 것 같아요.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4명의 배우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 관객과 함께 본격적으로 공연을 시작하는 부분이고요. 가장 좋아하고 애착이 가는 그림은 ‘백호도’입니다. 마블링 작품은 실제로 제 방에 세트도 마련해 두었어요. 더욱 다양한 작품을 해보고 싶어서요.
 

- ‘드로잉 : 쇼 히어로’에서 관객이 주목해야 할 점이 있나요?


사실 한 부분을 집중해서 보기보다 마음을 열고 공연을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전문 화가가 아니에요. 그림의 결과물보다 퍼포먼스로서 작품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림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흥미 있게 관람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관객과 눈을 맞춰가며 공연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즐거운 마음이 공연의 분위기를 만들어가거든요.

 
- ‘드로잉 : 쇼 히어로’의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지금까지 저희 공연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오신 분들에게 더욱 알려졌던 것 같아요. 앞으로 전용관을 벗어난 국내 투어공연에도 비중을 두고 있고요. 일본, 중국을 비롯해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공연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해외투어, 전용관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저희 작품은 완성작이라기보다는 매 회마다 진화하는 공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법과 장면을 만들어 가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12월 17일 함안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함안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전용관의 재미와 감동을 넘어서서 함안에서도 최고의 무대가 되도록 준비하겠습니다. 여러 말보다 공연으로 즐거움을 드리겠습니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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