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공연보자! 강남 윤당아트홀의 소극장 공연들

퇴근 후 공연 한 편 즐기고 싶어지는 날이 있다. 예매도 하지 않았고, 대학로까지 가기에는 너무 멀다고 생각한다면 강남 윤당아트홀의 소극장 공연을 떠올려보자. 강남 신사동에 위치한 윤당아트홀은 강남의 중심에서 소극장 공연을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흔치 않은 공연장이다. 코믹극부터 깊이 있는 연극, 아이들과 함께 즐길만한 가족뮤지컬과 에듀콘서트에 이르기까지 소극장 공연의 장르도 다양하다. 따뜻한 봄날, 퇴근길의 여유나 자녀와의 의미 있는 나들이를 즐기고 싶다면 강남 윤당아트홀을 방문해보는 것이 어떨까.

 

코믹극 ‘보잉보잉’ 1탄(연애버전)
윤당아트홀 1관, 오픈런

 

‘뉴보잉보잉’은 2002년 대학로에서 초연한 이후 벌써 10년째를 맞은 긴장감 넘치는 코믹극이다. 지난해 100만 관객을 돌파한 후 여전히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작품은 약혼녀를 세 명이나 둔 바람둥이 ‘성기’의 계산된 일상이 어긋나면서부터 해프닝이 시작된다. 세 명의 비행 스케줄을 확인하고 시간표를 작성해 절대로 마주치지 않도록 신경 쓰던 ‘성기’는 예측할 수 없었던 여자들의 돌발 출연으로 위기에 몰린다. ‘성기’와 그의 친구 ‘순성’, 협력자인 가정부 ‘옥희’까지 얽히고설킨 복잡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연극 ‘뉴보잉보잉’은 코믹극의 대가인 원작자 마르꼬까블레띠의 대본을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번안했다. 거짓말이 거듭되며 휘몰아치는 100분간의 숨 가쁜 상황에 배우들은 땀에 흠뻑 젖고 관객들은 웃다 지쳐 눈물을 닦게 된다. 배우들의 열정 넘치는 무대에서는 문이 하나하나 열리고 닫힐 때마다 새로운 긴장감과 생동감이 살아난다.

 

연극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
윤당아트홀 2관, 8월 9일까지

 

연극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는 예수와 직접 만나 대화를 한다는 신선한 소재를 진지하고도 유쾌하게 풀어낸다. 코미디 작품이 주류인 연극계에서 종교뿐 아니라 관계회복과 상처의 치유를 다루며 따뜻한 위로를 선사한다.

 

의문의 초대장을 받은 ‘남궁선’은 친구들의 장난인 줄 알고 예수가 초대한 저녁 약속 장소로 향한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을 예수라고 말하는 남자와 함께 종교와 가족, 관계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시작한다. 작품은 ‘남궁선’의 대화 과정을 ‘애피타이저-샐러드-메인요리-디저트’라는 코스 요리의 순서와 대치시키며 재치 있게 표현한다.

 

작품은 ‘데이비드 그레고리’의 소설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자인 ‘데이비드 그레고리’는 경영학을 전공했던 비즈니스맨으로 인터넷과 자극적인 문화가 점령한 세계에서 대화의 소통방식을 환기시키는 원작을 저술했다. 원작 소설은 출간 당시 ‘뉴욕타임스’와 ‘아마존’의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큰 사랑을 받았다. 

 

연극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는 섬세한 연출로 정평 난 영화 ‘물고기자리’의 김형태 감독과 한국 최고의 무대디자이너 이학순이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대학로에서 강남으로 무대를 옮긴 후에는 더 세련된 연출로 관객을 찾아간다.

 

가족뮤지컬 ‘명랑토끼 만만세’
윤당아트홀 1관, 5월 13일까지

 

가족뮤지컬 ‘명랑토끼 만만세’는 국내에서 좋은 어린이공연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는 극단 성시어터라인의 작품이다. 극단 성시어터라인은 ‘늑대가 그랬대요’, ‘오즈의 마법사’, ‘아주 조금 다른 신데렐라 이야기’ 등 어린이 명작동화를 새롭게 재구성한 공연들로 가족관객의 사랑을 받아왔다.

 

작품의 주인공은 숲 속 동물들의 나라에 사는 못생긴 토끼다. 언제나 웃으며 즐겁게 뛰어다니는 그 토끼를 두고 동물들은 ‘명랑토끼’라 부른다. ‘명랑토끼’는 명랑하기는 했지만 너무 순진해서 뭐가 나쁘고 뭐가 좋은 것인지 잘 알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토끼가 연못에서 놀고 있는 겁쟁이 개구리들을 심하게 놀린 벌로 벌을 받게 되고 엉금거북이의 도움으로 겨우 벌을 면한다. 엉금거북이에게 고마움을 느낀 토끼는 거북이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스스로 맹세하는데 어느 날 다른 동물이 거북이를 놀림을 당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명랑토끼 만만세’는 공연 중간에 장구와 북, 징 등 우리나라 전통 사물악기가 등장해 흥겨움을 더해준다. 평소에 전통 국악기를 쉽게 접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에게 사물악기가 지니는 흥겨운 소리와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에듀콘서트 동화뮤지컬 ‘페페의 꿈’
윤당아트홀 2관, 7월 14일까지

 

에듀콘서트 ‘페페의 꿈’은 주인공 페페가 익숙한 동화의 세계를 여행하면서 펼치는 모험을 클래식 음악과 아름다운 일러스트, 내레이션 등으로 다채롭고 교육적으로 풀어낸 공연이다.

 

‘페페의 꿈’은 세계적인 인상주의 작곡가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 1875~1937)의 ‘어미거위모음곡’을 모티브로 한다. 어른에게도 어렵고 낯선 인상주의 작곡가 라벨과 그의 음악에 대해 친숙하게 만나볼 수 있다.

 

이번 공연은 주인공 페페가 ‘잠자는 숲속의 공주’, ‘난장이 톰’, ‘미녀와 야수’ 등 관객에게 익숙한 명작 동화 속을 여행하면서 주어진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모험을 담았다. 아름다운 일러스트로 생생하게 보는 명작동화는 극 중 라벨의 내레이션이 더해져 동화의 이해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또한, 극 중 에서 라벨의 ‘어미거위 모음곡’을 비롯해 여러 가지 다양한 창작 동요들도 접할 수 있어 듣는 즐거움도 선사한다.

 

에듀콘서트 ‘페페의 꿈’은 클래식음악과 예술에 대한 학습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진정한 용기와 사랑의 가치를 배울 수 있는 뜻 깊은 기회가 될 것이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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