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 뮤지컬배우 최수진 인터뷰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 뮤지컬 ‘겨울연가’ 등에 출연한 최수진은 7월 7일(토)부터 한국 창작뮤지컬 ‘프로포즈’로 관객과 만날 준비 중이다. 그에게 뮤지컬이란 무엇인지를 묻자 “제 삶이에요. 제 모든 삶은 뮤지컬에 맞춰져 있어요”라고 말한다. 이어 “관객에게 다시 또 보고 싶은 배우로 남고 싶어요”라고 눈을 반짝이며 답한다. 뮤지컬에 관해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을 갖고, 그 신념을 실천해나가고 있는 배우 최수진과 함께 ‘뮤지컬’을 주제로 대화를 나눠봤다.


첫 작품부터 주요 역할을 맡으셨었어요. 무명 시절을 조금 덜 겪고 계신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사실 가장 큰 부담이에요. 작품 한 것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는데 인지도나 경력 때문에 작은 역할 주는 것을 난감해하시더라고요. ‘앙상블은 안 하겠지’하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 때 착한 마녀인 ‘글린다’ 역을 했었는데, 앙상블로 참여할 기회가 있었어요. 제 역할이 안 나오는 앙상블 장면에 함께 하게 됐거든요. 저는 제가 앙상블을 경험한 배우들보다 지구력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춤추고, 다 같이 연기하는 장면에 출연하면서, 배역과 앙상블 경험을 동시에 할 수 있었어요. 그런 체험을 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죠. 그때 정말 열심히 했어요.


출연작을 고를 때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으신가요?


배역은 당연하고, 극장과 스태프들을 많이 봐요. 창작이나 초연은 공연 스케일이 어떤지 모르잖아요. 극장을 보고 규모를 가늠하죠.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던 연출가, 음악감독 등 스태프도 고려하고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작품’이겠죠. 좋은 작품이면 다른 요소에 상관없이 하고 싶어요.


하고 싶은 배역이나 출연하고 싶은 작품이 있으실 것 같아요.


많은 배우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역, 어울리는 역을 찾아요. 잘하시는 분들이 많으니 성향대로 역할을 맡는 게 맞는 거겠죠. 하지만 저는 제가 잘 못할 것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제가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하고 싶다고 말하면 다들 ‘엠마’ 역을 떠올리세요. 하지만 제가 해보고 싶은 배역은 ‘루시’에요. ‘루시’가 부르는 노래들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소극장 작품도 하고 싶어요. 특히, 뮤지컬 ‘김종욱찾기’요. 처음에는 여자 캐릭터에 공감하지 못했는데, 알면 알수록 매력 있는 것 같아요. 분석할 것도 많은 캐릭터고요.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루시’ 역을 해보고 싶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런 경우라면 맡고 싶은 배역이 음역이나 음색과 맞지 않는 어려움에 부딪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뮤지컬 ‘살인마 잭’에서 ‘글로리아’ 역을 했을 때 저음역대의 노래가 있었어요. 삶에 찌든 ‘글로리아’가 자신에게 벌어진 일을 노래하는 부분이요. 그때 저는 저음이 부족했던 탓에 가사 전달력이 약해졌었어요. 정말 미칠 것 같더라고요. 그 음역을 뚫으려고 굉장히 많이 연습했어요. 다행히 주변에서도 많이 도와주셨고요. 그때처럼 음역의 문이 부딪히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노력할 거예요. 만약 처음부터 무리라면 그 역을 안 하는 게 맞죠. 할 수 있는 만큼 연습하고 그 정도 실력이 됐을 때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배우나 존경하는 배우가 있으신가요?


현재 무대에서 활동하는 배우분들의 모든 면이 존경스러워요. 제가 직접 무대에 서고 있기 때문에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잖아요. 무대를 보면 ‘저 배우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공연을 보든 실력 편차에 상관없이 다 좋아요. 굳이 꼽자면 ‘정선아’ 선배님이요. 뮤지컬 ‘에비타’, 뮤지컬 ‘아이다’를 봤는데 정말 멋있으셨어요. 정선아 선배님의 에너지를 배우고 싶어요.

 


뮤지컬배우에게 음악은 어떤 의미일까요?


연기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그냥 노래하는 게 아니라 극 중의 캐릭터로서 노래하는 거잖아요. 노래와 연기를 일관성 있게 해야 하죠. 노래는 대사에 음을 붙인 것이라고 생각해요. 생각해 보면 대사하다가 갑자기 노래하고 춤추면 이상하잖아요.(웃음) 대사라고 생각해야 자연스럽게 연기도 나오고 노래도 더 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배우 최수진에게 뮤지컬은 어떤 의미인가요?


제 삶이에요. 제 모든 삶은 뮤지컬에 맞춰져 있어요. 저는 실제 삶에서 ‘나’라는 사람이 ‘역할’에 빠져들어 있어야 연기로 나타나요. 그렇다 보니 평소에도 연기를 잘하기 위해서 살고, 음악적으로도 더 젖어 있으려고 해요. 에너지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요. 무대 아래에서 얌전하다가 무대 위에서 폭발하는 배우들도 있는데, 저는 잘 안돼요. 무대 위 최수진을 매일매일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어떤 뮤지컬배우로 남고 싶은지에 대해서 말씀해 주신다면?


다시 또 보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가 윤공주 선배님을 좋아해요. 선배님의 이름이 있으면 그 작품이 어떤 작품인지도 모르고도 보러 가요.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 제 이름이 있으면 ‘캐스트 좋네’라고 할 수 있는 배우요. ‘이 배우가 있으면 작품 볼만해’, ‘작품이 이상해도 이 배우의 연기나 노래를 들으러 갈만해’ 할 수 있는 배우요. 유명하지 않더라도 저를 보고 한 두 분이라도 극장을 찾아주신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뮤지컬배우 최수진은 ‘뮤지컬콘서트 3S’ 출연을 앞두고 있다. ‘뮤지컬콘서트 3S’는 뮤지컬배우 김수용, 배해선, 임혜영, 김승회, 최수진 등이 출연한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뮤지컬넘버는 물론 배우들과 함께 삶에 대한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도 마련된다. 이번 공연에서 최수진은 뮤지컬 ‘잭더리퍼’의 ‘바람과 함께’, ‘노트르담 드 파리’의 ‘살리’ 등을 부를 예정이다. ‘뮤지컬콘서트 3S’는 7월 21일(토) 오후 7시 함안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된다.
 

 

글_이지혜 기자, 사진_김도훈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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