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강력해진 2012 밴드 복스팝! 뮤지컬 ‘오디션’ 장덕수, 이찬미, 데빈 인터뷰①

얼마 전 2012년 첫 공연을 무대에 올린 뮤지컬 ‘오디션’의 배우들을 윤당아트홀에서 만났다. 소심청년 ‘박병태’ 역할을 맡았지만 “실제로는 전혀 소심하지 않다”고 말하는 장덕수 배우, 싱어송라이터이자 비밀이 많은 여주인공 ‘김선아’와 닮은 듯한 이찬미 배우, 과묵하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기타리스트 ‘정찬희’를 연기하는 진짜 기타리스트 데빈 배우가 한자리에 모였다. 연기에서 노래, 연주까지 섭렵해야 했던 세 배우의 연습과정은 어땠을까. 그들이 밴드 ‘복스팝’으로 모이게 된 과정과 그들이 만들어가는 뮤지컬 ‘오디션’의 숨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 뮤지컬 첫 데뷔, 무대에서 행복해지다

 

이찬미, 데빈 배우는 뮤지컬 첫 출연이신데 출연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이찬미: 제가 사실 작년에 이 작품의 오디션을 봤었어요. 작년에 떨어졌다가 이번에 제대로 준비해서 한 번 더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을 굳게 먹고 오디션을 봤어요. 연출님이 절두고 고민이 많으셨다고 하더라고요. 제 입으로 말씀드리긴 좀 그렇지만, 노래는 잘하는데 연기가 너무 초보라서 고민이셨던 거죠. 미팅을 하시고 고민 끝에 결정해 주셨어요. 제게는 우여곡절이 있었던 역할이었지만 지금은 너무 좋아요. 정말 행복하고요. 연습과정이나 배우분들도 참 좋으세요. 저랑 캐릭터랑도 너무 잘 맞고요. 주변에서도 그러세요. 저랑 ‘선아’가 비슷하다고. 조금 베일에 싸인 느낌이랄까요. ‘선아’는 비밀이 많은 여자에요. 어두운 구석도 있고요. 하지만 한 번 마음을 열면 밝은 사람인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저랑 비슷한 느낌이 많아요.

 

데빈: 허규라고 원래 보컬이었는데 뮤지컬 하면서 이 작품에 출연한 배우가 있어요. 지금은 ‘광화문연가’에 출연 중인데 ‘오디션’이 올해 다시 한다고 말을 듣고 저한테 연출님을 만나보라고 하더라고요. 역할이 잘 어울릴 것 같다고요. 그래서 찾아갔는데 첫날 연출님이 바로 계약하자 하셨어요. 저는 작품 이름만 들었던 상태라 어떤 음악인지, 어떤 캐릭터인지 받아 보고는 다음날에 해보자 결정했죠.

 

장덕수 배우는 박용전 연출님이 이번 ‘오디션’ 공연 올리는 데 한몫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정말이신가요?

 

장덕수: 지난 시즌에 공연하면서 정말 행복했거든요. ‘오디션’이랑 ‘스페셜레터’를 같이 하고 있을 때인데 오디션 회차가 적어서 많이 못 했던 것도 있고, 병태 역할이 강하게 기억에 남아 있어서 꼭 다시 하고 싶더라고요. 연출님을 2, 3주에 한 번씩은 찾아간 것 같아요.(웃음) 문자는 자주 했고요. 제가 잊혀지지 않도록 계속 귀찮게 해 드렸어요. ‘오디션’ 다시 하자고요.

 

왜 그렇게 조르셨어요? 어떤 매력 때문에?

 

장덕수: 무대에 올라가 있으면 행복해지는 작품이에요. 모든 공연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자신한테 잘 맞고 같이 하는 사람들이 좋고 행복한 공연들이 있잖아요. ‘오디션’이 지난 시즌에도 멤버 한 명 한 명이 다 좋았거든요. 정말로 복스팝 멤버인 것처럼, 10년을 같이 산 친구들처럼 너무 사이가 좋았어요. 그 좋았던 기억이 다시 무대에 서고 싶게 만드는 동력 같아요.

 

 

- 힘든 연습, 서로를 채워주는 배우들

 

작품의 핵심 중 하나가 라이브 연주인데요. 연기, 노래, 연주까지 힘들지 않으셨어요?

 

장덕수: 죽을 뻔했죠.(웃음) 돌고래신이라고 병태가 선아한테 통기타를 불러주는 장면이 있는데요. 그거 하나 하고 나오면 5년은 나이 먹는 것 같아요. 저 원래 ‘오디션’ 하기 전에 동안이라는 말 많이 들었는데요. ‘오디션’ 하고 난 이후에 제 나이 찾아간다는 말 많이 들어요.(웃음) 땀이 굉장히 많이 나요. 저 공연 때 땀 잘 안 나는데.

 

데빈 배우에게 기타 연주에 대해 도움은 좀 받으시나요?

 

장덕수: 도움 많이 받죠. 연출님께도 많이 받아요. 연출님은 많이 갈궈 주시고요. 데빈 형님은 굉장히 친절하게 가르쳐 주세요. 데빈 형님은 아빠 같고, 연출님은 엄마 같아요.(웃음)

 

이번이 뮤지컬 첫 데뷔셨던 이찬미, 데빈 배우는 연기적인 면에서 힘드시지 않았나요?

 

이찬미: 굉장히 힘들었어요. 진짜 연기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자연스럽게 연기한다는 에 어려웠어요. 연기가 노래와 비슷한 부분이 많더라고요. 노래도 뻣뻣하거나 억지로 하면 되게 어색하거든요. 연기도 목이 아닌 몸으로 표현하는 거라서요. 말로 표현한다는 게 어색해서 힘들었지만 계속 연습했어요. 아직은 많이 부족하고 평생 공부하겠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좋은 뮤지컬 작품 계속하고 싶거든요.

 

장덕수: 찬미는요. 진짜 그냥 그 사람이 말하는 것 같아요. 연기를 많이 했던 배우들과 찬미가 차이가 있는데요. 연기를 잘 한다 못 한다가 아니라 ‘생 날것’의 느낌이 나요. 그래서 되게 좋더라고요. 몰입도 잘되고요. 자기가 선아랑 비슷하다고 말했는데 그래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자기 얘기를 자기가 하는 것 같은... 그런 게 있어요, 날것의 광어회 같은 느낌이요.(웃음)

 

데빈 배우는 연기 때문에 망설임은 없으셨나요?

 

데빈: 연기적인 부분도 있었고요. 노래가 있을까 봐 굉장히 걱정됐어요.(웃음) 그런데 대본 보니까 대사나 노래 부분이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어서 다행이다 싶었어요. 배우로서 역할을 맡아 연기하는 것은 처음이라 캐릭터 분석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어요. 기존에 했던 배우가 있으니까 그 부분도 고려해야 하고요. 그런데 연출님이 일부러 설명을 많이 안 해주세요. 네가 알아서 분석해서 알아서 만들어봐라 하셨죠. 그게 좀 어려웠는데 그래도 며칠 안에 해결된 것 같아요.

 

두 분은 장덕수 배우에게 연기 도움은 안 받으셨어요? 데빈 배우는 연주 많이 도와주신다고 하셨는데요.

 

장덕수: 아뇨. 저는 제꺼 하기도 바쁘거든요.(웃음)

 

데빈: 하는 것만 봐도 도움이 되는 거죠. 다 프로니까요. 연주를 배우듯이 연기도 하면서 배우고 있어요. 아, 이렇게 하는 거구나, 이렇게 하면 안 되는구나 하고요.

 

이찬미: 덕수 오빠는 워낙 베테랑 배우시니까요. 연기 초보인 저를 진짜 편하게 해 주세요. 돌고래신 같은 경우는 오빠가 기타를 쳐주면서 저 혼자 독백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제가 얘기해주고 병태가 들어주고 할 때, 제가 진짜 병태랑 같이 있는 느낌이 들어요.

 

장덕수: 정말? 나 그때 딴 생각하는데! 돌고래 이거 어떻게 치지? 실수하면 안 되는데...해요. 실은 그때 전 아무것도 안 들리거든요.(웃음)

 

이찬미: 저도 혼자 직접 피아노 치면서 노래하는 부분이 어려웠어요. 선아가 처음 등장할 때 혼자 밴드 없이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해요. 저도 음악하는 사람이지만 피아노 치면서 직접 연주하는 건 잘 없었거든요. 코드를 외우고 감정을 실어서 선아가 싱어송라이터니까 원래 그렇게 해왔던 사람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 ‘오디션’ 팀을 가족으로 이끌어가는 박용전 연출의 ‘힘’

 

박용전 연출님께서 이 작품의 작사, 작곡, 대본까지 모두 혼자서 하셨는데요. 배우분들이 생각하는 연출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장덕수: 천재적이신 것 같아요. 그런데 한편 바보같으실 때도 있어요. 천재와 바보가 공존하시는 것 같아요.(웃음)

 

이찬미: 처음 뵀을 때 저는 이미지가 굉장히 좋으셨어요. 뮤지컬 연출하시는 분은 어떨까 했는데 저한테는 첫 연출님이시거든요. 이런 분이라면 제가 뮤지컬 계속해도 되겠다 싶었어요. 굉장히 세심하시고 연기적인 면, 노래적인 면을 배우가 자기 스타일대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자유롭게 해 주세요. 그리고 다정하시고요. 저는 작사, 작곡 연출까지 하셨다는 거 몰랐어요. 오디션 볼 당시에도요. 나중에 대본을 보고 알았어요. 제 남자친구가 대본을 보다가 이 분이 다 한 거야? 하고 묻더라고요. 정말 대단하다 했어요. 저라면 못해요. 정말 존경스러워요.

 

장덕수: 찬미한테는 다정하세요. 저한테는 가끔?(웃음) 저랑 굉장히 잘 맞고 잘 놀아주세요. 쉴 때도 사적으로도 자주 만나죠. 술도 먹고요. 밴드 복스팝으로 무대에 서는 ‘오디션’ 팀들은 하나의 ‘가족’이잖아요. 그래서 처음에 배우를 모을 때 실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이 팀에 융합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모난 사람이 있으면 전체적으로 영향이 가니까 매 시즌 정말 ‘가족’처럼 팀이 동글동글하게 모일 수 있는 멤버를 뽑으시죠. 그리고 모으고 난 후에도 팀이 그런 분위기가 될 수 있게 도와주시고요. 그래서 저흰 연습보다 엠티가 중요하다 그래요.(웃음)

 

이찬미: 제가 처음에 여기 들어왔을 때 제가 연기도 너무 못 하고 무대가 처음인데 혹시 텃세부리거나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쟤는 원래 뮤지컬 하는 애도 아닌데 여기서 뭐해 하는 식으로요. 그런데 배우분들이 전혀 그런 거 없으시고, 오픈마인드에요. 제가 보컬트레이닝도 하고 있으니까 ‘찬미야 노래할 때 이렇게 하는 부분 어떻게 해야 하니’하고 편하게 물어보시고요. 그걸 연출님한테 얘기했더니 연출님이 그러시더라고요. ‘나는 모난 사람은 절대 안 뽑아. 그런 면에서 불편할 일이 없을 거다’라고요.

 

옆에서 본 배우로서, 복스팝 멤버로서 서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데빈: 덕수에게는 그걸 많이 배워야 해요. 연기나 노래도 중요하지만 일하는 스타일이 중요하거든요. 그게 안 되면 힘들어요. 덕수는 정말 그런 면에서 정말 프로에요.

 

장덕수: 저 연기는 별로인가 봐요.(웃음)

 

데빈: 이렇게 농담이나 씨니컬한 답을 하는 것도요. 분위기를 빨리 캐치해서 분위기가 싸해지만 풀어주고 하는 거에요. 분위기메이커죠. 보다 보니까 병태랑도 닮은 부분이 많아요. 캐릭터를 일부러 이렇게 하는 건지 원래 그런 건지 싶을 정도로요.

 

장덕수: 병태는 소심하잖아요. 전 완전 안 소심해요!(웃음)

 

데빈: 그런가?(웃음) 찬미는요. 역할을 잘 소화하고 있어요. 노력하는 모습이 많이 보여서 그게 너무 좋아요. 무대에서 ‘확’ 마음을 열어서 우리가 보고 싶은 찬미가 ‘착’ 나왔으면 좋겠어요. 찬미는 뭔가 안에 있어요. 처음이잖아요. 나와야 하는 게 더 있을 거에요. 그걸 지켜보는 게 더 기대돼요.

 

장덕수: 데빈 형님은 일단 잘 생겼어요. 멋있고요.(웃음) 악기적인 부분은 연출님과 형님이 옆에서 도와주시거든요. 항상 배우는 데 연출님은 심한 말도 하시면서 알려주시는데 데빈 형님은 다정하세요. 디테일하고 세심하게 제 레벨에 맞춰 주고요. 연출님은 퀄리티도 중요하니까 어려운 것도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데빈 형님은 일단 할 수 있는 것부터 가르쳐주시고요.

 

데빈: 항상 뛰기 전에 걷는 걸 배워야 하잖아요. 연주에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걷는 것부터. 그것도 못하면 뛸 때 제대로 뛸 수가 없을 테니까요. 그걸 위해 같이 노력하는 거죠.(웃음)

 

 

 

(인터뷰②에서 계속)

 

 

 

박세은 기자_사진 오픈런컴퍼니 제공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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