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알고보기] 세상 가장 가혹한 슬픔, 연극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참척의 슬픔을 담다’
소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연극의 원작이 되는 소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故박완서 작가의 작품이다. 소설은 1993년 발표됐으며 제25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제목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나의 가장 마지막까지 지닌 것’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나종’이란 단어는 故박완서 작가가 김현승 시인의 ‘눈물’이란 시에서 따온 말이다.
소설은 1980년대 운동권 시위 중 쇠파이프에 맞아 죽은 한 아들의 어머니가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단체에 가입하며 겪게 되는 의식의 변화 과정을 그린다. 작품은 1988년 남편과 아들을 연이어 잃은 故박완서 작가의 자전적 경험에 허구를 더해 탄생됐다.
소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여자들이 전화로 주고받는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수다’로 묵직한 주제를 풀어낸다. 작품은 주인공이 제사 문제 때문에 걸려온 형님의 전화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주인공은 대답 없이 듣기만 하는 형님 앞에서 사소한 일상과 아들의 죽음과 관련된 깊은 상처까지 털어놓기 시작한다.
‘한국 문학의 축복’ 故박완서 작가
故박완서 작가는 1931년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났다. 학창시절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이었던 소설가 박노갑에게 영향을 받았다. 그녀는 당시 일본인들이 남긴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안톤 체홉 등 다양한 책을 섭렵하며 문학가로서의 역량을 키워나갔다. 이후 1950년 서울대학교 국문과에 합격하지만 입학식을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전쟁이 터져 중퇴하게 된다.
1953년 결혼한 故박완서 작가는 1남 4녀의 자녀를 뒀다. 이후 1970년 ‘나목’이라는 소설이 ‘여성동아’의 여류 장편소설 공모가 당선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마흔이라는 나이에 소설가로 데뷔한 故박완서 작가는 한국전쟁의 비극과 분단 문제, 물신주의와 여성억압에 대한 비판 등의 사회적 문제를 소설 속에 그려냈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화제를 모았던 故박완서 작가는 중앙문화대상 예술부문(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현대문학상(꿈꾸는 인큐베이터), 동인문학상(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대산문학상(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만해문학상 (너무도 쓸쓸한 당신), 황순원문학상(그리움을 위하여), 호암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2011년에는 문화예술 발전이 기여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금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손숙의 모놀로그, 연극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故박완서 작가 소설을 연극화한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을 1인 모노드라마 형식으로 풀어낸다. 이번 공연은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배우 손숙이 무대에 오른다.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과 함께 1980년 중산층의 여성, 가정, 사회상을 녹여낼 예정이다.
작품은 1994년 이후 처음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강영걸 연출과 배우 강부자가 출연했던 초연은 매회 매진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번 공연은 연극 ‘우리들의 광대’, ‘술꾼’ 등의 유승희 연출가가 함께한다. 2012년 무대에서는 故박완서 작가의 원작을 크게 각색하지 않고 원작을 따라 무대에 오른다. 연극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9월 23일까지 충무아트홀 블랙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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