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조우’ 기자간담회…국립발레단 창단 50주년 기념작 두 번째
이번 기자간담회에는 국립발레단 최태지 예술감독과 국악계의 거장 황병기를 비롯해 작품에 참여하는 세 명의 안무가 정혜진, 니콜라 폴, 박일 등이 함께했다. 이날 행사에는 ‘아름다운 조우’에 참여하는 주역무용수들도 함께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아름다운 조우’는 국립발레단 창단 50주년 기념작 두 번째 공연이다. 창단 50주년 기념 공연은 ‘음악과 함께하는 발레’라는 주제로 선보이고 있다.
국립발레단은 창단 50주년 기념 첫 번째 공연으로 디자이너 정구호와 안무가 안성수가 함께한 ‘포이즈’를 무대에 올렸다. 9월 ‘아름다운 조우’를 선보인 뒤에는 국립발레단 레퍼토리로 자리 잡은 ‘왕자 호동’과 ‘50주년 기념 갈라쇼’를 펼칠 예정이다.
국립발레단을 이끌고 있는 최태지 예술감독은 “신작 ‘포이즈’ 공연을 마치고 황병기 선생님과 함께하는 공연 ‘아름다운 조우’를 준비 중이다. 창단 50주년을 맞아 앞으로의 100년을 바라보면서 국립발레단이 할 수 있는 창작 발레를 가지려는 것이 목표다. 국악과 함께 하는 공연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선생님을 찾아뵀는데, 국립발레단과 작업하는 것을 흔쾌히 허락해주셨다”고 말했다.
최태지 예술감독의 제안으로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된 황병기는 “2년 전 최태지 예술감독과 만나 국립발레단에서 국악으로 된 작품을 발표하고 싶다는 생각을 듣게 됐다. 개인적으로 국립발레단의 발레가 1990년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 2000년대에는 세계적인 발레단이 됐다고 생각한다. 국립발레단이 세계적인 발레단이 된 만큼 한국적인 음악에 맞춰 독자적인 레퍼토리를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평상시에 했었다. 나의 음악으로 독자적인 레퍼토리를 만든다고 해서 정말 영광으로 생각한다. 한없이 기대되고 기쁘다”고 전했다.
최태지 예술감독과 황병기의 인사가 끝난 후에는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된 세 명의 안무가들의 인사와 작품 소개가 이어졌다. 서울예술단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인 정혜진은 “평소 황병기 선생님의 음악으로 많은 작업을 했다. 이번 안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최태지 단장님과 여러 분들에게 감사한다. 한국 무용하는 사람이 발레를 하면 자연스러운 한국 정서가 발레에 들어가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숙명적이라는 생각을 갖고 작품에 임하고 있다. 토슈즈를 신고 한국무용을 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우리 춤의 아름다움이 발레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어색한 점이 있겠지만 예쁘게 봐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파리오페라발레단 단장의 추천으로 이번 작품에 참여한 니콜라 폴은 “황병기 선생님과 함께하게 돼서 영광이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현존하는 작곡가의 음악으로 작업하는 것이 정말 특별한 경험이다. 사실 처음엔 음악이 마음에 와 닿지 않으면 안무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황병기 선생님의 음악을 들었을 때 정말 와 닿아서 안무를 하겠다고 했다. 전에는 한국 전통 음악을 들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황병기 선생님의 음악을 들으면서 감정이 뒤흔들리는 것을 경험했다. 절제된 음악 안에 수많은 감정과 긴장이 녹아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국악에는 정해진 규칙이 있는데 그 안에서 자신의 감정을 정말 풍부하고 깊이 있게 표현하는 것 같다. 그런 감동을 토대로 안무하게 됐다”고 밝혔다.
세 안무가 중 유일한 국립발레단 스태프인 박일은 ‘미친 나비 날아가다’는 제목으로 ‘김삿갓’을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박일은 “이번 안무에 참여하게 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한다. 대가이신 황병기 선생님의 곡으로 니콜라 폴, 정혜진 선생님과 함께 안무하게 돼 작업하는 것을 가문의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친 나비 날아가다’라는 제목에 대해서는 “김삿갓의 시 중 ‘광접홀비’라는 시가 있다. 연인 곁에 머무를 수 없는 방랑시인의 마음을 드러내는 내용이다. 여인은 머물길 원하지만 나는 떠나야 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 죄스러움이 담겨 있다. 시의 내용이 정말 좋고, 작품과도 맞닿아 있어서 제목으로 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국립발레단 ‘아름다운 조우’는 9월 27일(목)부터 9월 28일(금)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