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Up↑ & Down↓] 뮤지컬 ‘오디션’(2012)

뮤지컬 ‘오디션’은 2007년 창작 초연 이후, 예상하지 못했던 전석 매진을 이어가며 그 해 한국 뮤지컬 대상 4개 부문 노미네이트(최우수 작품상, 극본상, 작곡상, 앙상블상) 및 극본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스타 캐스팅 없이 입소문만으로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내며 지난 4년간 1,200회 이상 공연해 화제가 됐다. 스크린이나 TV 화면으로는 느낄 수 없었던 라이브의 감동을 뮤지컬 공연장에서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2012년 뮤지컬 ‘오디션’은 지난 6월 윤당아트홀의 무대에 올라 12월 31일까지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아래는 뮤지컬 ‘오디션’을 기자 3인이 관객의 입장에서 느낀 점을 토론하고, 그 결과를 정리한 내용이다. ‘Up↑ & Down↓’은 관객의 입장에서 작품의 장, 단점을 스스럼없이 토해냄으로써 작품의 발전을 도모하고 한국 뮤지컬의 발전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의도를 담았다.

 

- 진부한 스토리는 ‘공감’의 열쇠
 
Up↑ 90년대 감성씽크로율 100%

 

밴드를 둘러싼 청춘들의 이야기는 90년대를 살아온 2030세대라면 누구나 공감할 정서를 끌어올린다. 관객은 꿈을 위해 달려가는 복스팝 밴드원들을 보면서 잊고 살아왔던 지난 시절의 소중한 무엇인가를 떠올린다. 진부하다면 진부한 설정과 스토리이지만 그만큼 누구나 느껴왔던 젊은 청춘의 감성이다. 진부해서 몰입할 수 있고, 공감하며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다. 주제와 감성, 음악이 모두 뚜렷하게 일치하는 90년대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이만큼 적절한 공연도 없다. 현실감 있게 표현된 청춘시절의 고단함도 공감의 요소다. 연습실의 밀린 월세,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거나 기타를 팔아 월세금을 마련해야 하는 장면들이 관객의 공감을 산다.

 

Down↓ 밴드이야기라면 예상 가능한 청춘드라마

 

뮤지컬 ‘오디션’의 스토리는 밴드를 소재로 한 이야기라면 예상 가능한 청춘드라마다. 신선하거나 새로운 것을 원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평범한 주제라는 것을 예상한 관객이라면 스토리를 풀어내는 자잘한 재미와 유머를 즐길 수 있다. 유머코드도 남다르다. 오글거린다고 느낄 수도 있는 90년대식의 유머는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고, 요즘의 신선한 코드는 아니다. 하지만 동아리방이나 하숙집에 모여서 같이 머리를 박고 밥을 나눈 기억이 있는 2030세대라면 익숙한 유머코드에도 신나게 웃을 수 있다.

 

 

- 개성적 멤버구성은 OK, 배경설명은 아쉬워

 

Up↑ 개성만점 캐릭터들

 

뮤지컬 ‘오디션’은 복스팝 밴드원 여섯 명의 캐릭터가 골고루 살아있는 작품이다. 모임에서 한 명씩은 있는 캐릭터들이 모두 모여 있다. 힘든 내색 안 하면서 밝고 씩씩한 리더, 조용히 뒷바라지하는 정신적 지주, 말 많고 잔소리 많지만 살림꾼 캐릭터도 있다. 연주 면에서도 기타, 드럼, 보컬 등 어느 배우 하나 뒤처지지 않고 자신만의 색을 발한다. 캐릭터별로 뜯어보면 이야기를 다시 풀어볼 수도 있다는 것도 숨은 매력이다. 각자 캐릭터별로 나름의 사연과 스토리를 지니고 있어 캐릭터 자체의 현실감을 살려낸다.

 

Down↓ 숨겨진 디테일이 아쉬운 캐릭터별 사연들


캐릭터들의 뒷이야기가 디테일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특히, 선아와 찬희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아쉽다는 의견이 있었다. 각자의 사연들이 조금씩 언급되지만 왜 그렇게 행동하게 됐는지, 왜 캐릭터가 그런 결말을 맞게 됐는지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기에는 동기가 부족해 보인다. 조금 더 각 캐릭터의 사연을 풀어내는 장면이나 대사가 있었다면 캐릭터에 몰입하는 데 도움이 됐을 거라는 의견이었다.

 

- 배우들, 캐릭터 매칭 점수는?

 

Up↑ 소심하거나 과묵한, ‘캐릭터 매칭’은 탁월!

 

뮤지컬 ‘오디션’의 소심한 주인공 병태 역을 맡은 장덕수 배우에 대해서는 캐릭터 그 자체라는 평이 많았다. 공감 가는 소심청년의 이미지를 그대로 재현했다. 다복을 맡은 김철진 배우, 최혁 배우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여린듯하면서도 찬희를 사랑하는 마음을 꿋꿋이 지켜가는 모습이 맑고 순수한 모습으로 현실감 있게 표현됐다. 찬희를 연기한 데빈은 연기는 첫 도전이지만 캐릭터와의 매칭과 연주 면에서 탁월한 캐스팅이었다는 평이다. 특히 과묵한 캐릭터에서 연주에 몰입하며 돌면하는 반전매력에는 순식간에 객석의 시선을 사로잡는 힘이 있었다.

 

Down↓ 미묘한 연기, 자연스러움 혹은 어색함

 

이 작품은 가족 같은 밴드 멤버들이 약간은 진부할 수 있는 청춘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워낙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하는 대사들이다 보니 살리지 못하면 어색해진다. 특히, 중반에 영입되는 보컬 선아와 말없이 무대를 채워야 하는 찬희는 배우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요구되는 캐릭터다. 뮤지컬 첫 도전인 아티스트들이 배우로 함께 참여한 만큼 진솔한 노력에 비해 일부 장면에서의 어색한 연기가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 뮤지컬 ‘오디션’의 음악, 가슴을 울린다!

 

Up↑ 아날로그 감성+진솔한 가사

 

가장 인상적이었던 넘버로는 메인테마곡 ‘내 꿈의 엔진이 꺼지기 전에’와 병태가 직접 만들어 부른 곡 ‘회기동’, 선아에게 불러주는 병태의 ‘돌고래’, 다복의 솔로곡 등이 두루 꼽혔다. 음악은 마치 다락방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것 같은 90년대의 아날로그 감성과 꿈과 사랑에 자신을 내던진 청춘의 진솔한 가사가 결합해 관객의 가슴을 울린다. 성별을 불문하고 청춘을 겪은 관객이라면 지난 추억을 되돌아보며 감상에 젖기에 충분한 아름다운 음악들이 무대를 가득 채운다.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가사로는 메인테마곡의 ‘아이는 꿈을 좇아 어른이 되고’라는 부분이 꼽혔다. 2030세대라면 누구나 고민할 현실의 문제를 돌아보고 잊고 있던 꿈들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가사다. 바쁜 일상 속에 활활 타올랐던 지난날의 불씨가 점점 꺼져가는 것을 느껴본 적이 있는 관객이라면 담담한 가사에도 잔잔하게 밀려오는 감정의 파도를 경험할 수 있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