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뭐볼까] 청소년들에게 위안과 용기를 주는 공연들
한 해가 끝나가는 시점에 청소년들은 고민이 많아진다. 이맘때쯤이면 ‘진로’와 ‘학업’ 문제가 이들을 골치 아프게 만든다. 마음이 뒤숭숭해지고 심란해지는 연말, 청소년들이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연극 ‘킬리만자로의 눈’, 뮤지컬 ‘그리스’는 청소년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용감한 도전을 시도하라’
연극 ‘킬리만자로의 눈’
12월 30일까지 산울림 소극장에서
연극 ‘킬리만자로의 눈’은 헤밍웨이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작품은 늦었다고 생각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용감하게 도전하는 삶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주인공 해리는 아내인 헬렌과 함께 킬리만자로를 향해 사냥을 겸한 여행을 떠난다. 그는 사냥 도중에 들판에서 노는 영양 떼를 발견하고, 그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 다가가다가 가시에 무릎을 찔리게 된다. 해리는 상처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2주일 만에 그의 다리는 심각하게 썩어들어간다. 작품은 해리가 죽기 전까지 마지막 며칠을 다루면서 그의 내면의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인간이 가진 생존 본능과 승리에 대한 의지를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연출을 맡은 김진만은 “아프리카라는 오지의 대륙에서 고립됐을 때 느낄 수 있는 긴장감을 그려낼 것이다. 여기에 현실과 타협하면서 스스로를 갉아먹고, 진정한 가치를 잊은 채 살아가는 지금 우리의 모습을 배우의 호흡으로 전달할 것이다. 특히, 킬리만자로를 향해 날아오르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관객도 카타르시스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작품은 처음에는 아주 사소하고 작게 보이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방치하는 것이 큰 파국을 불러올 수도 있음을 상기시킨다. 후반에 이르러서는 하이에나처럼 계속 현실에 안주하는 삶을 지속하는 것보다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최선을 다해 행동하는 삶의 의미를 담는다.
‘유쾌한 질풍노도를 그린다’
뮤지컬 ‘그리스’
2013년 1월 20일까지 강동아트센터에서
뮤지컬 ‘그리스’는 1950-60년대를 배경으로 방황하는 미국 청소년들의 사랑과 우정을 담는다. ‘그리스’는 당시 젊은이들의 유행이었던 머리에 바르는 포머드 기름을 뜻한다.
작품은 우리가 흔히 불량학생이라고 말하는 10대의 모습을 진솔하게 펼친다. 주인공 샌디와 대니를 중심으로 공연은 진행된다. 전학 온 샌디가 ‘핑크레이디파’의 여학생들과 친해지는 과정을 세심하게 보여준다. 임신을 하게 된 리조와 샌디가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모습, 호감을 느끼는 대니와 샌디의 엇갈린 사랑을 담아낸다.
방황 속에서 등장인물들은 천천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극의 후반부에 이르러 샌디는 완벽하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 대니를 놀라게 한다. 성숙한 대니와 샌디는 그동안의 오해를 풀고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한다.
배세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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