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논을 기억하는 당신의 마음을 흠뻑 적실 감성음악극 ‘존 레논을 위하여’
음악극 ‘존 레논을 위하여’가 ‘씨어터 송’의 개관 초청작으로 2월 3일까지 공연된다. ‘씨어터 송’은 작년 12월 서초동에 개관했다.
60년대 전 세계를 열광시킨 비틀즈의 멤버인 존 레논의 음악이 연극의 형식을 통해 더 풍부한 감성으로 전달된다. 음악극 ‘존 레논을 위하여’는 2011년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의 공식 초청작, 2011년 게릴라극장 젊은 연출가전 초청공연 등을 통해 작품성과 대중성을 검증받았다. 이 작품은 존 레논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따뜻한 추억을, 비틀즈가 익숙하지 않은 젊은이들에게는 세대를 넘는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음악과 함께 추운 겨울을 훈훈하게 해 줄 음악극 ‘존 레논을 위하여’의 연출가 김세환과 이야기를 나눴다.
- ‘음악극’은 어떤 형태인가?
음악극 ‘존 레논을 위하여’는 극과 음악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스토리는 극으로 진행이 되면서 음악이 삽입된 형식이다. 극과는 독립적으로 음악이 메시지를 전달한다. 배우는 존 레논의 ‘Oh my love’, ‘Let it be’등을 극 중간에 라이브로 연주한다. 이 음악은 평화, 사랑, 혁명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존 레논의 노래를 통해 그가 살았던 삶과 그의 고민을 전달하고 싶었다.
- 작품을 통해 던지고 싶은 메시지
작품의 주제는 두 가지이고 다른 형식으로 전달된다. 하나는 ‘뮤직바’에서 들려주는 존 레논의 노래다. 존 레논의 음악으로 그가 고민했던, 그리고 그가 가사에 담고 싶었던 평화와 혁명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다른 하나는 존 레논에 대한 소설을 쓰는 ‘소설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다. 소설 속에서는 노숙자와 원조교제를 하는 여고생이 등장한다. 여고생은 자기 인생을 마음껏 펼쳐보기도 전에 상처입고 절망한다. 노숙자는 여고생을 감싸 안고 꿈을 꿀 수 있도록 그녀의 마음을 움직인다.
요즘 많은 젊은이들이 주어진 현실에서 주저앉아 절망한다. 사회는 청년들에게 이룰 수 없는 꿈을 꾸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작품을 통해 ‘좋아하는 것을 상상이라도 하라’고 말하고 싶었다. 또한, 나이 지긋하신 분들께는 존 레논에 대한 추억을 돋우고 싶었다.
- 비틀즈의 멤버 중에서도 존 레논을 선택한 계기가 있을 것 같다.
비틀즈의 나머지 멤버는 팝스타로서의 인생을 살았다. 반면 존 레논은 비틀즈를 탈퇴하고는 혁명가의 삶을 살았다. 그는 평화운동과 반전운동을 했다.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혁명가이자 이상주의자였다. 이것이 내가 존 레논을 선택한 이유다.
현대는 개인화된 시대다. 개인이 성공하고 돈을 벌어 이익과 편리를 추구하는 세상이다. 개인주의 사회에서 일어나는 폭력에 대해 존 레논은 각성을 요구하며 맞서 싸웠다. 그런 존 레논의 생각을 알리고 싶었다. 이 작품에서는 개인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 존 레논과의 드라마틱한 만남이 있었나
내가 뉴욕에 갔을 때 가장 감동 받은 것은 센트럴 파크의 존재였다. 뉴욕 한가운데 여의도보다 큰 공원이 있고, 그 공원의 중심부에 존 레논의 이매진 공원이 있다. 이매진 공원에는 존 레논을 추모하는 꽃이 매일 놓여있다.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지금도 존 레논을 추모하는 그들의 문화가, 그들의 사고방식이 놀라웠다. 그리고 존 레논의 삶이 개인이 아닌 모두를 위한 ‘공원’같은 삶이라는 것이 가슴 깊이 와닿았다.
- 관객들의 관람 포인트를 제시한다면
음악극 ‘존 레논을 위하여’는 느린 작품이다. 기존의 연극들은 전개되는 템포가 빠르다. 웃음 포인트들도 과한 동작으로 유발한다. 음악극 ‘존 레논을 위하여’는 편안하게, 느긋이 지켜보고 즐기시길 바란다. 소녀와 아저씨의 이야기는 두 사람의 만남을 엿듣는다는 마음으로, 음악은 감미롭게 즐겼으면 한다.
-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가 있나?
‘Let it be’와 'Imagine'을 가장 좋아한다. ‘Let it be’는 ‘그냥 그대로 두어라’라는 뜻이다. 삶의 어두운 면을 괴로워하지 말고 그대로 둔다는 의미가 좋다. 듣는 사람을 치유해주는 ‘힐링’의 노래다. 'Imagine'은 개인을 넘어 인류가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이상주의자의 꿈을 노래한다. 우리가 가진 편견, 조건, 배경을 내려놓고 옆 사람과 더불어 사랑하면서 살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
우리는 하루하루 살기 바빠 눈을 닫고 산다. 조금만 더 살펴보면 뜨겁게 인생을 살다 간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인생을 되짚어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현대는 혁명이 없는 시대라고 말한다. 하지만 시대가 바뀐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차가워진 것이다. 오감을 열고 교감하면 그들처럼 뜨겁게 살 수 있으리라.
이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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