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넌 특별하단다’, ‘1등보다 중요한 것은’

요즘 세상을 한 마디로 잘 표현한 말이 있다면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아닐까. 텔레비전만 봐도 못생긴 사람들은 무시 받는 놀림의 대상이 된다. 잘생기고 똑똑한 사람들은 ‘엄친아’로 분류되며 부러운 대상으로 떠오른다. 이러한 세상을 바라보면 ‘태어난 이유만으로 소중하다’는 말은 솔직하지 못한 진부한 말처럼 느껴진다.


‘펀’이라는 한 아이가 있다. 남들이 하지 않는 궂은 청소 일을 도맡아 성실하게 하지만 ‘펀’의 가치를 알아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오히려 사람들은 더럽고 촌스럽고 못생겼다며 ‘펀’을 놀려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아이의 몸에는 ‘똥표’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기 시작한다. “나도 남들에게 별표 받고 싶어” 조심스럽게 자신의 바람을 비추지만 들려오는 건 비웃음뿐이다.


- 밝고 신나는 무대에서 펼쳐지는 ‘자아 여행’


뮤지컬 ‘넌 특별하단다’는 구수한 할머니의 입담으로 주인공 ‘펀’을 소개한다. 할머니의 나긋나긋한 음성으로 들려주는 동화에 아이들의 눈은 동그랗게 떠진다. 무대 중앙에는 화려한 별이 크게 세워져 있다. 별은 남들의 평가와 칭찬에 예민한 마을 사람들을 상징하는 도구다. 별을 중심으로 꾸며진 아기자기한 무대는 밝고 신나는 마을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마을 사람들은 춤과 노래로 자신들의 장점을 뽐내기 시작한다. 자신이 하는 모든 행동은 예쁘다는 ‘예쁜이’는 코 후비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아이들의 웃음을 터뜨린다. 힘이 센 ‘장사’는 무거운 역기를 들어 올리며 신비함과 긴장감을 상승시킨다. ‘마술사’는 곤봉을 여러 도구로 변신하며 아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겉모습에 집착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귀엽고 재미나게 그려진다. 어린이 관객들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의성어와 의태어, 배우들의 동작에 재미를 느낀다. 아이들은 방귀 소리, 애벌레가 움직이는 소리와 같은 다양한 효과음들을 들으며 웃음을 터뜨린다. 또한, 배우들은 연극의 중간마다 아이들에게 질문을 하며 이해와 집중도를 끌어모은다. ‘나뭇결 생생’이라는 등장인물들의 인사는 아이들에게 중독성을 일으킨다. 아이들은 ‘나뭇결 생생’이라는 말이 배우들의 입에서 나오면 함께 따라 한다. 

 

 


- 다양한 무대효과로 전달되는 사랑의 메시지


‘펀’은 의기소침하고 우울한 모습을 ‘느린 말투’로 표현한다. 이는 아이들이 펀의 특징을 단번에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느린 말투로 펀이 ‘보름달’ 시를 읽는 모습은 순수하고 귀엽다. ‘보름달’을 사랑하는 펀의 아름다운 내면은 언제쯤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까.


목수 엘리는 ‘펀’을 만든 장본인이다. ‘펀’은 자신의 고민을 엘리에게 털어놓기 위해 그의 집에 찾아간다. ‘엘리의 집’은 펀이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되는 전환점을 맞이하는 장소다. 중요한 장소인 만큼 ‘펀’이 엘리를 찾아가는 모습은 ‘그림자’, ‘인형극’ 등 다양한 효과를 넣었다. 어두워진 무대에서 목각 인형 ‘펀’의 다리를 주물러주는 모습은 아이들의 집중도를 상승시킨다. ‘넌 너라는 이유만으로 특별하고 소중하단다’는 메시지는 이러한 무대 효과로 더 큰 울림을 준다.


‘펀’은 엘리의 집에서 나오며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 ‘펀’이 걸어온 길에는 그동안 그의 몸에 붙어있던 별표들이 어느새 떨어져 있다. 또한, 무대에는 더이상 큰 별이 없다. 아이들은 텅 빈 무대를 통해 진정한 가치는 ‘화려한 외형’과 ‘다른 사람의 판단’으로 완성될 수 없음을 보게 된다.


뮤지컬 ‘넌 특별하단다’는 나의 진정한 가치는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60분의 무대에서 아이들은 동요와 같은 노래들, 재미난 배우들의 연기로 특별한 자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배세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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