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Up↑&Down↓] 음악극 ‘존 레논을 위하여’

비틀즈의 감성은 전 세계를 아우른다. 그들의 음악이 모두의 마음을 흔들 수 있었던 이유는 비틀즈가 비단 연인들의 사랑만 노래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삶을, 고통을, 희망을 노래했다. 단순한 멜로디는 대중이 음악의 감성을 쉽고 편안하게 받아들이게 한다. 비틀즈가 해체한 뒤 존 레논은 그의 사상을 발전시켜 노래했고, 그의 뜨거웠던 삶은 우리에게 이상을 꿈꾸게 한다.

 

끊임없이 많은 뮤지션들로 하여금 리메이크 음악을 만들게 하는 힘, 그 에너지는 다른 형태의 예술작품에서도 그대로 발휘되었다. 존 레논의 감성을 그대로 담아낸 음악극 ‘존 레논을 위하여’가 공연 중이다.

 

아래는 음악극 ‘존 레논을 위하여’를 관람한 기자 2인이 관객의 입장에서 느끼고 토론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Up↑&Down↓’은 관객의 입장에서 작품의 장, 단점을 스스럼없이 토해냄으로써 작품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했다.

 

- 존 레논을 추억하다

 

UP↑ 알고 있는 음악도 더 큰 감성으로 전하는 힘

 

이 작품은 연극이 끝나고 음악을 다시 듣고 싶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비틀즈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색다른 감동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존 레논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도 감성에 흠뻑 젖을 수 있다. 차분하고 밀도 있는 설명으로 존 레논의 사상을 그대로 전달하면서 음악을 들려준다.

 

음악극 ‘존 레논을 위하여’는 음악, 영상, 스토리를 통해 존 레논의 생각을 전한다. 가사를 띄워 명확한 이해를 돕고 영상으로 존 레논의 평화를 위해 헌신했던 삶을 보여준다. 존 레논은 사람들에게 상상하라고 말한다. 전 인류가 다 같이 평화와 사랑을 상상하면 그대로 실현되리라고 외친다. 작품의 스토리는 그의 말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꿈을 잃고 좌절하는 아이에게 자신만의 미래를 상상하고 꿈꾸라 토닥인다. 그리고 이 메시지는 여성 보컬의 감성을 담아 음악으로 다시 한 번 전달된다.

 

 

- 깊이 있는 연기

 

UP↑ 1인 2역의 탁월한 연기력, 간단한 소도구로 이뤄낸 탁월한 변신

 

음악극 ‘존 레논을 위하여’에는 3명의 배우가 등장해 5인의 역할을 해낸다. 그 중에서도 보컬과 소설 속 여고생 1인 2역을 맡은 배우 최윤희의 연기는 탁월했다. 바에서 밝고 청아하게 노래하던 보컬은 교복과 마스크 하나만으로 여고생이 된다. 그는 완연히 다른 말투를 뱉어내며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절망으로 가득 찬 여고생을 맛깔스럽게 연기한다.

 

DOWN↓ 전달력이 떨어지는 대사

 

바의 사장님인 배우 최영무 또한 소설 속 노숙자로 1인 2역을 맡는다. 그의 연기와 변신 또한 나무랄 데 없다. 사장님과 노숙자의 캐릭터는 비슷하다. 겉으로는 거칠게 표현하지만 속으로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의 따뜻한 마음은 관객들로 하여금 미소를 번지게 하기도 하고,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코믹적 요소로 표출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둘의 색깔을 달리하기 위해 노숙자 역을 연기하는 장면에서 종종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소극장에서 듣는 지나치게 큰 목소리는 전달력이 떨어졌다.

 

- 작은 즐거움이 있는 무대

 

UP↑ 소소하지만 감성을 살려낸 무대

 

소극장의 매력은 배우의 숨소리까지도 들을 수 있는 ‘밀접함’에 있다. 음악극 ‘존 레논을 위하여’는 소극장의 묘미를 섬세하게 잘 살려냈다. 툭 건드리면 딸랑딸랑 소리 나는 풍경, 누르면 고개를 쿡쿡 박는 작은 오리, 은은한 조명이 들어오는 존 레논의 사진, 손 때 묻어 너덜너덜해진 공책 등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찾는 맛이 쏠쏠하다. 작은 소품들은 단지 찾는 맛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하나하나가 존 레논이 전하는 감성과 어우러진다. 

 

DOWN↓ 관객의 시선을 모두 담아내지 못한 무대구성

 

시선처리를 고려하지 않은 무대 공간 구성은 아쉬움이 남는 점이다. 작품은 현실과 소설 속 이야기 두 부분으로 나뉜다. 현실 공간인 바는 무대 중간, 넓은 장소에 위치한다. 반면 공연의 반을 차지하는 소설 속 공간은 무대 한 쪽 구석에 위치해 있다. 소설 속 공간의 반대쪽에 앉은 관객들은 고개를 빼들어야 해 몰입도가 떨어진다. 좋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몰입하기 힘든 환경에서 관람하는 것은 관객의 입장에서 안타까운 일이다.

 


이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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