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it] 거친 바람에 하루하루 조금씩 무너져가는 당신의 마음, 연극 ‘아버지’

고된 인생의 흔적은 주름 하나하나에 고스란히 담긴다. 희끗희끗한 머리, 느슨하게 풀어둔 타이는 가장의 책임을 조금은 내려두고 싶은 고단함의 틈새다. 가볍게 웃음지은 눈에는 뜻하지 않은 눈물이 스며든다. 무엇을, 누구를 보는 눈일까.

 

그림자 짙은 아래쪽 얼굴에는 근심이 한껏 서려 있다. 보이지 않는 어깨에는 천근 같은 무게가 땅에 닿을 듯 달린다. 서류 가방 하나 들고 거리를 헤매며 가족을 위한 또 하루를 살아야 한다.

 

“내 인생은 싸구려 불량품이에요. 아버지도 그렇구요. 그래 봤자 우리는 남한테 내세울 게 아무것도 없는 싸구려 인생이에요. 아버진 뼛골 빠지도록 떠돌아다니는 외판원에 불과하구요. 결국 쓴물 단물 다 빨리고 쓰레기통 속에 처박혔잖아요. 팔도를 떠돌아다니면서 그 값밖에 못 받는 쓰레기가 되고 만 거예요”

 

세상은 빠르게 변해 이제는 필요 없다고 아버지를 내친다. 한평생을 바쳤건만 따스히 위로해주는 자식은 없다. 내뱉지 못한 고독과 아픔은 씹어 삼켜 심장을 찢는다. 누구를 위한 삶인가. 부서진 마음은 하루하루를 뒤덮어 깨진 유리처럼 파편으로 남는다.


이 세상의 모든 아버지와 가족에게 위로가 되는 연극 ‘아버지’

 

연극 ‘아버지’는 현대 희곡의 거장 아서 밀러 원작 ‘세일즈맨의 죽음’을 현대 한국의 상황에 맞게 풀어낸 작품으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아서 밀러의 대표작 ‘세일즈맨의 죽음’은 자본주의에 대한 통렬한 비판 및 주인공의 안타까운 자살로 관객들을 감동시킨 현대연극의 명작이다. 작품은 자살이라는 해결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인간 윌리의 이야기를 통해 자본의 억압에 대한 인간의 나약한 선택을 보여준다.

 

연출가 김명곤은 연극 ‘아버지’에서 원작 ‘세일즈맨의 죽음’을 한국 동시대의 감성에 맞게 재창작했다.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주위에 있는 아버지가 고민하는 내용을 담아 형상화한다.   

 

무대에는 배우 이순재와 전무송이 아버지 역으로 선다. 배우 이순재는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 내면은 자상한 아버지가 고독하고 처절하게 무너져가는 아픔을 연기한다. 배우 전무송은 이번 작품에서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주인공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과 자식들 사이에서 조용히 무너져 가는 슬픔을 연기한다.

 

연극 ‘아버지’는 4월 19, 20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공연되며, 이후 서울, 원주, 하남 등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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