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알고보기]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가 8월 13일부터 9월 1일까지 명동예술극장의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20세기를 대표하는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이 원작이다. 1947년 발표된 희곡은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레퍼토리화돼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연극은 국내에서도 다양한 버전으로 무대에 올랐다.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연희단거리패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가 다시 공연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작품은 지난 공연에서 관객과 언론의 고른 호평을 얻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
농밀하고 적나라한 인간의 속살
테네시 윌리엄스(1911.3.26~1983.2.25)
현대 미국의 대표적인 극작가로 손꼽히는 ‘테네시 윌리엄스’는 1911년 미국 미시시피주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린 시절 외조부에 의해 평온하게 자랐다. 하지만 대도시로 이주하면서 도시의 빈민가 생활을 접하고 충격을 받게 된다. 예민한 성격이었던 그는 당시 불황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불안한 청년기를 보내야 했다. 이때부터 그는 독서와 글쓰기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작가로서 그의 재능은 1925년 소극 ‘카이로, 상하이, 봄베이’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는 이 작품을 공연한 후 자신의 연극적 재능을 깨닫는다. 이후 테네시 윌리엄스는 워싱턴 대학을 중퇴하고 본격적인 연극인의 길로 들어선다. 와이오아 주립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한 것이다.
‘테네시 윌리엄스’의 본명은 ‘토마스 러니어 윌리엄스’다. 그는 본격적인 활동 전 1939년 ‘테네시 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테네시 윌리엄스’라는 이름으로 개명한다.
그의 작품 중 가장 먼저 빛을 발한 것은 1944년 발표한 ‘유리 동물원’이다. ‘테네시 윌리엄스’는 이 작품을 통해 그해 뉴욕 극비평가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어 1947년 발표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와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는 뉴욕 극비평가상과 함께 퓰리처상의 영광을 동시에 그에게 안겨준다. 사람들은 환호했고, ‘유진 오닐’을 잇는 최고의 미국 극작가라는 찬사가 ‘테네시 윌리엄스’에게 쏟아졌다.
그의 대표작들은 대부분 초기에 발표한 작품들이다. 그는 연이은 대표작 발표 이후 20편의 넘는 장막극을 썼는데, 초기작만큼의 평가를 얻지는 못했다. ‘테네시 윌리엄스’의 작품은 대부분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가족 간의 불안과 감정을 다룬다. 그의 작품의 특징으로는 반복되는 대사, 기묘한 배경, 해소되지 않은 성적 갈등 등이 있다.
연극에 이어 영화로,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는 3막짜리 희곡이다.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욕망으로 파멸해가는 블랑쉬와 그 주변의 인물들을 그린다.
블랑쉬는 몰락한 지주의 딸로 연애결혼에 실패한 여자다. 그녀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겉으론 ‘무결점’의 인간을 추구하면서도, 속으론 방탕한 생활에 자신을 내맡긴다. 작품은 블랑쉬가 동생 스텔라의 집으로 찾아가며 시작된다. 스텔라는 화려한 과거를 잊고 폴란드계의 마초적이고 폭력적인 스탠리와 결혼한다. 이곳에서 블랑쉬는 스탠리와 끝없이 마찰한다. 스탠리의 친구 미치는 블랑쉬와 가까워지며 그녀와의 결혼을 약속한다. 하지만 두 사람의 결혼은 블랑쉬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스탠리에 폭로에 의해 깨지고 만다. 스탠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블랑쉬를 겁탈까지 한다. 결국, 블랑쉬는 현실을 견디지 못하고 정신병원으로 실려 간다.
희곡은 1947년 엘리아 카잔이 연출을 맡아 에셀 베리모어 극장에서 초연됐다. 연극의 인기는 영화로도 이어졌다. 영화는 1951년 비비안 리와 말론 브란도 주연의 영화로 개봉해 큰 인기를 끌었다. 당대 최고의 여배우인 비비안 리는 이 작품으로 주요 시상식의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상복 없기로 유명한 말론 브란도는 수상의 영광을 안지는 못했지만 마초적인 매력으로 많은 여성팬들을 얻었다.
영화는 당시 각종 상을 휩쓸었다. 제17회 뉴욕비평가협회상에서 감독상, 여우주연상,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제15회 베니스영화제에서는 심사위원특별상과 볼피컵 여우주연상을, 제9회 골든글로브에서 여우조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24회 미국 아카데미에서는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여우주연상, 미술상 등 4개 부문을 차지했다. 이후 영화는 1995년 알렉 볼드윈과 제시카 랭 주연으로 다시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연희단거리패의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 다시 한 번 무대로
연희단거리패의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지난해 한차례 공연됐던 작품이다. 연희단거리패의 대표 배우인 김소현, 이승헌의 팽팽한 연기대결은 물론 과감하고 상징적인 연출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받았다.
지난해 소극장 무대에 올랐던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올해 명동예술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한층 넓어진 무대로 돌아온다. 지난해 관객들의 극찬을 이끌어낸 만큼 올해는 어떤 무대를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공연을 성공으로 이끈 배우 김소희와 이승헌이 다시 한 번 블랑쉬와 스탠리로 분한다. 이외에도 2012년 동아연극상 신인상을 수상한 윤정섭과 연희단거리패의 차세대 주자 김하영 등이 호흡을 맞춘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연희단거리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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