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무용에 서양춤 섞은 퓨전극, 대륙도 놀라"

'키스 더 춘향' 총연출 양선희 세종대 교수 발레·힙합·재즈와 함께 '춘향전' 재해석 지난달 중국 공연 현지 뜨거운 반응 내달 6~8일 '시즌2'로 다시 올려 새로운 춘향·몽룡 투입…안무가 2명 추가
춤다솜무용단을 이끌고 있는 양선희 세종대 교수. 현대무용·발레·힙합 등 다양한 춤 장르를 섞은 댄스뮤지컬 ‘키스 더 춘향’을 연출했다. 내달 6~8일 서울 능동로 세종대 대양홀에서 ‘키스 더 춘향’ 시즌2가 공연된다(사진=권욱 기자ukkwon@).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서양에 ‘로미오와 줄리엣’이 있다면 동양엔 ‘춘향전’이 있다. 남원을 배경으로 펼쳐졌던 성춘향과 이몽룡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대표적인 러브스토리다. 그 춘향과 몽룡의 사랑이야기가 현대 퓨전 무용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데일리와 춤다솜무용단이 제작한 ‘키스 더 춘향’은 한국무용은 물론 발레·힙합·재즈 등을 섞어 ‘춘향전’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사랑의 순수한 의미를 품었지만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방이와 향이라는 가상의 캐릭터를 통해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 권력층에 대한 비판도 담았다.

‘키스 더 춘향’에서 ‘키스’는 입맞춤의 의미가 아니다. ‘한국춤은 놀라운 쇼다’(Korean-Dance Is a Suprising Show)에서 앞자를 따 만든 조어다. 한국적인 소재로 만든 댄스뮤지컬은 얼마 전 중국도 놀라게 만들었다. 지난달 19일부터 사흘간 중국의 남방가무단 설립 60주년 기념공연에 초청돼 중국 광저우 베이레이극장 무대에 올랐다. 공연을 본 중국측 관계자와 관객의 반응은 뜨거웠다. 권선징악과 사랑의 보편적인 메시지는 국경을 초월해 대동소이한 감동을 이끌었다.

중국 공연을 끝낸 ‘키스 더 춘향’이 시즌2로 다시 찾아온다. 9월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능동로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공연된다. 이번 앙코르공연에서는 안무가 2명을 추가하고 새로운 춘향·몽룡커플을 투입하는 등 변화를 꾀했다. 춤다솜무용단을 이끌고 ‘키스 더 춘향’의 총연출을 맡은 양선희(60) 세종대 교수는 “지난해 초연 이후 관객의 반응과 평가를 고려해 세밀하게 다듬는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뜨거운 날씨에도 연습실을 차지하기 위해 때아닌 전쟁을 벌인다는 세종대 무용과 연습실에서 지난 14일 양 교수를 만났다.

-‘시즌2’에서 달라진 점은

▲부분 안무가 추가됐다. 어사 출두 장면에서는 경찰이 범인을 잡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현실성 있게 안무를 바꿨다. 또 이번 공연에선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현대적인 영상을 배경으로 사용한다. 초연 당시 무용극으로서는 드물게 13일간 공연을 하면서 화제를 낳기도 했는데 이번엔 3일간 5회 공연을 한다. 규모도 확장했다. 지난해에는 500~600석 중극장 무대에 올렸는데 이번엔 1400석 대극장으로 대폭 늘려 올린다.

-중국 공연의 성과는

▲중국 무용계의 고민도 전통춤과 현대춤의 조화다. 공연 후 관계자들이 우리의 새로운 시도가 자신들이 추구하는 바와 맞닿아 있다고 하더라. 앞으로 교류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같이 공연도 했으면 하는 바람도 내비쳤다.

-퓨전무용 기획의 어려운 점은

▲다양한 장르의 춤뿐 아니라 연극·뮤지컬 등의 요소를 혼합하다 보니 각각의 특징을 짜임새 있게 구성하는 것이 어려웠다. 가령 연극은 대사로 설명을 하면 되는 부분이 많지만, 무용은 몸의 언어이기 때문에 은유적이거나 응집된 것이 많다. 이 경계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었다. 때로는 영상을 사용하고, 어떤 장면에서는 노래를 이용해 장르 간 경계를 허물고자 했다.

-‘키스 더 춘향’의 매력을 꼽자면

▲방이라는 캐릭터가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내레이터다. 대사로 풍자를 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면서 온몸을 던진다. 중국 공연에서도 방이의 인기가 제일 좋았다. 고전 ‘춘향전’에서 주인공은 춘향과 몽룡이지만 사실 ‘키스 더 춘향’의 주역은 방이다. 웃기는 것은 좀 더 웃기게, 슬픈 것은 좀더 슬프게 하는 감초 역할이다. 곳곳에 보이는 풍자와 비틀기 등도 작품의 매력이다.

-한국춤의 과제와 방향은

▲대중들의 관심이 멀어지는 것을 한탄하고 슬퍼하기보다 젊은 무용가들을 중심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공연을 다시 보러오게 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한국의 춤이 잘 돼야 세계화도 이룰 수 있다. 전통 소재를 근간으로 한 창작무용이 곧 우리의 경쟁력이다.

양선희 세종대 교수(사진=권욱 기자 uk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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