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임박] 9월 1일 막 내리는 소극장 힐링 뮤지컬

무더위가 한풀 꺾였다. 한낮은 여전히 덥지만,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여름의 열기를 서서히 식혀주고 있다. 가을이 시작되는 9월 1일, 공연계도 두 편의 소극장 힐링 뮤지컬이 여름과 함께 아쉬운 끝을 맞이한다. 이대로 보내기엔 아쉬움이 남는 뮤지컬 두 편, ‘뮤직박스’와 ‘달을 품은 슈퍼맨’을 소개한다.

 


상처를 어루만지는 힐링뮤지컬
뮤지컬 ‘뮤직박스’
9월 1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 1관


뮤지컬 ‘뮤직박스’는 일본의 국민 밴드라 불리는 ‘서던 올스타즈’의 히트곡으로 만들어진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2009년 CJ영페스티벌 우수창작상에 선정된 후 3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쳤다. 작품은 각각의 상처를 가진 장난감 디자이너 ‘민석’과 아이돌 ‘하나’가 만나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을 담는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녹음된 뮤직박스 없이는 잠들지 못하는 ‘민석’은 다시 잠들기 위해 어머니와 목소리가 같은 아이돌 ‘하나’를 납치한다. 친구라고는 장난감이 전부였던 ‘민석’에게 ‘하나’의 존재는 특별하다. ‘민석’은 ‘하나’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지만, 그들이 가까워질수록 이야기는 또 다른 반전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한다.


뮤지컬 ‘뮤직박스’는 결이 조금 독특한 작품이다. 극중 ‘민석’은 자신의 장난감들에게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준다. 예를 들어, ‘신데렐라’의 시계는 11시 59분이 맞춰져 있고, 뇌가 없는 ‘허수아비’에게는 CPU가 장착돼 있는 식이다. 장난감들은 ‘민석’의 세계 속에서 유일한 친구들이자 위로가 되는 존재들이다. 작품은 ‘장난감 세상’이라는 ‘판타지’ 세계를 끌어들여 뮤지컬 ‘뮤직박스’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색을 입혔다.


작품은 동화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색다른 설정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애니메이션’, ‘장난감’ 등 키덜트적인 아이템들을 비롯해, 대중적이고 인상적인 ‘서던올스타즈’의 음악이 귀를 사로잡는다.

 


소박하고 따뜻한 힐링뮤지컬
뮤지컬 ‘달을 품은 슈퍼맨’
9월 1일까지 대학로 공간아울


뮤지컬 ‘달을 품은 슈퍼맨’은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 ‘블랙메리포핀스’ 등에 출연했던 추정화가 극작과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작품은 서울의 한 달동네를 배경으로 주위 이웃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뮤지컬 ‘달을 품은 슈퍼맨’은 소박한 매력이 돋보인다. 이야기는 어릴 적 사고로 지능이 낮아진 형 ‘우현’과 그의 동생 ‘도현’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시한부를 선고받은 ‘도현’이 이웃인 ‘선희’를 도우려는 에피소드와 ‘우현’의 실종 에피소드가 겹쳐지며 이야기는 클라이맥스를 향해 나아간다. 이어지는 사건 속에서도 주변 이웃의 이야기가 정겹고 따뜻하게 그려지는 것이 특징이다.


작품은 소극장 창작뮤지컬의 매력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무대는 달동네의 어귀를 아기자기하게 표현했고, 음악은 한국적이고 즐겁다. 개성 있는 배우들의 연기와 일상적이고 소소한 대사들의 합도 좋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홍앤유, YD뮤지컬컴퍼니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