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들을 수 없는 내 어머니 이야기
작성일2013.08.26
조회수3,505
연극 '선녀씨 이야기'
4남매 어머니 선녀 일대기 담아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2인1역 설정
내달 15일까지 대학로 아트센터K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이름만 불러도 눈물나게 하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이름 ‘어머니’. 이제는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없는 내 어머니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서 만난다. 9월 15일까지 서울 혜화동 아트센터K에서 공연되는 연극 ‘선녀씨 이야기’다.
‘선녀씨 이야기’는 무능력한 남편에게 구박 받으면서도 4남매를 위해 평생을 희생한 어머니 ‘선녀’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2012년 제30회 전국연극제에서 대상·연출상·희곡상·연기대상·연기상 등 5관왕을 차지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미 수많은 작품에서 다뤘던 소재지만, ‘선녀씨 이야기’에는 특별함이 있다. 탄탄한 스토리 위에 인형극과 안무를 입혔고,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하는 메시지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빛난다. 공연에 앞서 열린 리허설에서 배우들은 입을 모아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연극”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야기의 시작은 4남매 어머니 선녀의 장례식장. 외삼촌과 조카, 아들·딸 들이 모두 모였다. 뒤늦게 등장한 차남 종우를 향해 가족들은 원망 섞인 말을 건넨다. “어디 갔다 이제 오나. 느그 엄마가 마지막까지 얼마나 찾았는지 아나.” 종우는 돌아가신 어머니와 15년 만이다. “선녀씨, 행복하게 살다 갔나. 무식한 나무꾼에 철없는 자식들 만나서 고생만 하다 간 거 아이가.” 그 순간 영정사진 속 어머니가 무대 위로 빠져나왔다. 놀라서 말까지 더듬는 종우를 향해 담담하게 안부를 묻는 선녀. “엄마, 죽은 거 맞나.” 기구한 운명의 선녀는 아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독특한 설정이다. 반으로 쪼개진 무대 위에서 과거와 현재의 선녀가 교대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두 배우가 각각 젊은 선녀와 늙은 선녀를 연기하고, 극이 진행될수록 두 사람은 하나가 돼 간다. “이 나라는 사계절이라 하더만, 내 인생의 절반은 겨울이었다.” 남편에게 맞아 한쪽 고막이 찢어지면서도 공사판으로 식당으로, 억척스럽게 남매들을 키워냈다. 그러면서도 “느그들 뱃속에 품고 있을 때, 대견하게 커서 시집갈 때 내 새끼들이 눈앞에만 있어도 항상 기뻤다. 이게 봄날이지 뭐꼬.” 결국 종우는 살아계실 때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다며 울부짖는다.
배우 이재은이 젊은 선녀, 고수희가 늙은 선녀 역에 캐스팅됐다. 데뷔 20년 만에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하는 임호가 진선규와 번갈아 종우를 연기한다. 임호는 “아들이 바라본 어머니란 점에서 같은 소재를 다룬 작품과 다르다”며 “그의 눈에 비친 어머니의 모습을 이 시대에 조망해본 의미 있는 작업이다”고 말했다. 159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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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이름만 불러도 눈물나게 하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이름 ‘어머니’. 이제는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없는 내 어머니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서 만난다. 9월 15일까지 서울 혜화동 아트센터K에서 공연되는 연극 ‘선녀씨 이야기’다.
‘선녀씨 이야기’는 무능력한 남편에게 구박 받으면서도 4남매를 위해 평생을 희생한 어머니 ‘선녀’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2012년 제30회 전국연극제에서 대상·연출상·희곡상·연기대상·연기상 등 5관왕을 차지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미 수많은 작품에서 다뤘던 소재지만, ‘선녀씨 이야기’에는 특별함이 있다. 탄탄한 스토리 위에 인형극과 안무를 입혔고,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하는 메시지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빛난다. 공연에 앞서 열린 리허설에서 배우들은 입을 모아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연극”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야기의 시작은 4남매 어머니 선녀의 장례식장. 외삼촌과 조카, 아들·딸 들이 모두 모였다. 뒤늦게 등장한 차남 종우를 향해 가족들은 원망 섞인 말을 건넨다. “어디 갔다 이제 오나. 느그 엄마가 마지막까지 얼마나 찾았는지 아나.” 종우는 돌아가신 어머니와 15년 만이다. “선녀씨, 행복하게 살다 갔나. 무식한 나무꾼에 철없는 자식들 만나서 고생만 하다 간 거 아이가.” 그 순간 영정사진 속 어머니가 무대 위로 빠져나왔다. 놀라서 말까지 더듬는 종우를 향해 담담하게 안부를 묻는 선녀. “엄마, 죽은 거 맞나.” 기구한 운명의 선녀는 아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독특한 설정이다. 반으로 쪼개진 무대 위에서 과거와 현재의 선녀가 교대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두 배우가 각각 젊은 선녀와 늙은 선녀를 연기하고, 극이 진행될수록 두 사람은 하나가 돼 간다. “이 나라는 사계절이라 하더만, 내 인생의 절반은 겨울이었다.” 남편에게 맞아 한쪽 고막이 찢어지면서도 공사판으로 식당으로, 억척스럽게 남매들을 키워냈다. 그러면서도 “느그들 뱃속에 품고 있을 때, 대견하게 커서 시집갈 때 내 새끼들이 눈앞에만 있어도 항상 기뻤다. 이게 봄날이지 뭐꼬.” 결국 종우는 살아계실 때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다며 울부짖는다.
배우 이재은이 젊은 선녀, 고수희가 늙은 선녀 역에 캐스팅됐다. 데뷔 20년 만에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하는 임호가 진선규와 번갈아 종우를 연기한다. 임호는 “아들이 바라본 어머니란 점에서 같은 소재를 다룬 작품과 다르다”며 “그의 눈에 비친 어머니의 모습을 이 시대에 조망해본 의미 있는 작업이다”고 말했다. 159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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