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끝난 뮤지컬 '스팸어랏' 어쩌다…
작성일2013.09.02
조회수3,578
맥락없는 말장난·억지 설정
개그만 있고 이야기는 실종
[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웃음에도 ‘깊이’가 있어야 제대로 통한다. 맥락 없이 말장난만 하는 개그는 오래가지 못하기 십상이다. 3년 만에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한 뮤지컬 ‘스팸어랏’을 두고 하는 말이다. 화제가 됐던 통신 광고 CF 등의 패러디가 공연 내내 쏟아졌지만 웃음의 여운은 오래가지 못했다. 자리를 뜨면 잊어버릴 수밖에 없는 말장난 개그가 주를 이룬 탓이다.
웃음을 짜내기 위한 에피소드 설정이 억지스러운 게 문제다. 작품은 아서왕과 오합지졸 다섯 기사가 성배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린다. 그러다 느닷없이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만들게 된다. 나무 정령들이 내준 미션을 풀기 위해서란 설정이다. 성배를 찾아 떠난 기사들에게 나무정령들이 길목을 열어주기 위해 내건 조건이 뮤지컬 제작이라니. 너무 뜬금없는 전개다. 상황이 작위적이다 보니 이 과정에서 나온 연예인에 의존하는 뮤지컬 풍자가 제대로 힘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풍자를 어떻게 녹이느냐가 중요하다.
다른 예를 보자.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애비뉴큐’. 작품은 대안학교 건립비 모금을 전직 대통령에게 걷어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식으로 접근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얘기를 들췄다. “아, 전 재산이 29만원이라는 그 사람?” “무슨 헛소리야! 밀린 세금만 1672억원인데….” 객석에서 환호와 박수가 터졌다. 풍자가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져 가능했던 일이다.
개그를 위한 개그만 이어지다 보니 이야기는 ‘실종’됐다. 결말은 허무하고 설득력이 부족하다. 기승전결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이야기 구조는 시쳇말로 ‘기승전병’이다. “인생 뭐 있나요? 웃어봐요.” 작품 속 노래처럼 웃자고 만든 작품이라지만 너무 가벼워 아쉽다. 호수의 여인 등의 캐릭터는 작품에 왜 필요한지 이유를 찾기 어렵다. 에피소드만 있고 이야기는 없는데 공연시간 140분은 너무 길다. 극 후반으로 갈수록 웃음에 피로가 쌓이는 이유다. ‘개그콘서트’도 100분이면 끝난다. 이 때문일까. ‘스팸어랏’의 퇴장은 초라했다. 5월 첫 공연과 비교해 3분의 1로 토막난 티켓가격으로 1일 마지막공연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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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웃음에도 ‘깊이’가 있어야 제대로 통한다. 맥락 없이 말장난만 하는 개그는 오래가지 못하기 십상이다. 3년 만에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한 뮤지컬 ‘스팸어랏’을 두고 하는 말이다. 화제가 됐던 통신 광고 CF 등의 패러디가 공연 내내 쏟아졌지만 웃음의 여운은 오래가지 못했다. 자리를 뜨면 잊어버릴 수밖에 없는 말장난 개그가 주를 이룬 탓이다.
웃음을 짜내기 위한 에피소드 설정이 억지스러운 게 문제다. 작품은 아서왕과 오합지졸 다섯 기사가 성배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린다. 그러다 느닷없이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만들게 된다. 나무 정령들이 내준 미션을 풀기 위해서란 설정이다. 성배를 찾아 떠난 기사들에게 나무정령들이 길목을 열어주기 위해 내건 조건이 뮤지컬 제작이라니. 너무 뜬금없는 전개다. 상황이 작위적이다 보니 이 과정에서 나온 연예인에 의존하는 뮤지컬 풍자가 제대로 힘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풍자를 어떻게 녹이느냐가 중요하다.
다른 예를 보자.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애비뉴큐’. 작품은 대안학교 건립비 모금을 전직 대통령에게 걷어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식으로 접근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얘기를 들췄다. “아, 전 재산이 29만원이라는 그 사람?” “무슨 헛소리야! 밀린 세금만 1672억원인데….” 객석에서 환호와 박수가 터졌다. 풍자가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져 가능했던 일이다.
개그를 위한 개그만 이어지다 보니 이야기는 ‘실종’됐다. 결말은 허무하고 설득력이 부족하다. 기승전결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이야기 구조는 시쳇말로 ‘기승전병’이다. “인생 뭐 있나요? 웃어봐요.” 작품 속 노래처럼 웃자고 만든 작품이라지만 너무 가벼워 아쉽다. 호수의 여인 등의 캐릭터는 작품에 왜 필요한지 이유를 찾기 어렵다. 에피소드만 있고 이야기는 없는데 공연시간 140분은 너무 길다. 극 후반으로 갈수록 웃음에 피로가 쌓이는 이유다. ‘개그콘서트’도 100분이면 끝난다. 이 때문일까. ‘스팸어랏’의 퇴장은 초라했다. 5월 첫 공연과 비교해 3분의 1로 토막난 티켓가격으로 1일 마지막공연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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