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불안 닮은 <햄릿> “인간의 모습 최대한 보여줄 것”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독백으로도 유명한, 전세계 문학사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연극 <햄릿>이 연말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1601년 경으로 추정되는 때에 탄생한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로 덴마크의 왕자 햄릿의 고뇌를 그린 이 작품은 그간 수 많은 형태로 전세계에서 공연되어 왔으며, 주인공 햄릿의 복잡한 정신세계는 다수의 철학자, 예술가 등의 연구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번 <햄릿>의 연출을 맡은 오경택은 “고전에서 동시대적인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 핵심적 화두라고 생각한다”면서 햄릿에게서 불확실한 시대를 사는 현대인의 모습을 비춰낼 것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 세계는 더욱 발전되었고 다채로워졌으나, 정작 ‘내’가 할 일이 없어 사회의 일원이 되기 어렵고, 어떻게 살지 막막하여 방황하는 젊은이들을 보여주고 싶다.”

또한 원작에 충실하되 인간의 모습을 최대한 보여주길 의도하고 있는 오 연출은 그간의 작품들이 햄릿에만 집중되었던 것을 지적하며 “햄릿 주변인물들의 숨겨진 모습과 관계들을 드러내려고 의도했다”고 한다. 오필리어의 죽음에 대한 또 다른 해석과 독이 든 술잔을 드는 거투르드의 의도 등 여성 캐릭터들의 입체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기를 시작하면서부터 햄릿에 대한 꿈이 있었다는 정보석은 이번 작품을 통해 그 꿈을 이루게 되었다.
“햄릿 자체가 지니고 있는 무정형적인, 언제 어떻게 튈지 모르는 점에 집중하고 있다. 햄릿이 미친 척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미치기 직전까지 가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근대사에서 가장 부침이 심했던 80년대에 대학을 다녔는데 당시 사회와 나라를 위해 나서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지 못해 꼬리에 따라다니며 스스로를 위로했던, 그러한 모습들이 햄릿을 떠올리게 한다. 매 장면들마다 날것의 감정이 드러나는 햄릿을 시도할 것이다.”

자신의 형을 죽이고 햄릿까지 없애버리려고 하는 클로디어스 역은 <나는 나의 아내다> <그을린 사랑>등의 남명렬이 맡으며, 오필리어의 아버지이자 재상 폴로니어스는 14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김학철이 분한다. 또한 햄릿의 어머니 거투르드 역의 서주희, 햄릿의 연인 오필리어 역의 전경수, 죽은 아버지와 동생의 복수를 위해 햄릿과 결투를 벌이는 레어티즈 역의 박완규도 만날 수 있다.

12월 7일 공연 후엔 오경택 연출, 정보석을 비롯한 배우들과의 대화 시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9일, 10일 공연 전에 작품을 더욱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강의도 준비되어 있다. 연극 <햄릿>은 오는 12월 4일부터 29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명동예술극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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