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家 압류미술품 풀어보니
소유품 600여점 중 230점 공개
오치균 '인왕추경' 등 2억원 넘을 듯
사진은 배병우…'최고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도
 | 오치균 ‘인왕추경’(사진=K옥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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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인구 기자] ‘전(CHUN) 컬렉션’의 비밀이 마침내 드러난다.
검찰이 압류한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미술품 600여점 중 1차로 230여점이 국내 양대 경매회사인 서울옥션과 K옥션에 의해 다음 달 중순에 경매됨에 따라 베일에 가려져 있던 전씨 일가의 컬렉션이 처음으로 일반에 상세히 공개된다. 과연 전씨 일가가 사랑한 작가와 작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양 옥션이 추린 경매품 리스트를 보면 그 안에 해답이 있다.
△근·현대미술가 변종하와 오치균 작품 가장 많아
우선 한국 근·현대미술가 중에는 변종하와 오치균이 있다. 두 작가의 작품이 각각 10점, 9점으로 가장 많다. 변종하는 시적인 정서와 한국적 이미지의 결합을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으로 풀어낸 작가다. 1960년 프랑스로 건너가 활동하다가 1965년 귀국한 후에는 홍익대 교수를 역임했다. ‘꽃나무’ ‘새와 달’ ‘까치와 호랑이’ 등이 있다. 700만~4000만원까지 호가한다.
 | 변종하 ‘꽃나무’(사진=K옥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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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치균은 ‘감’ 시리즈로 유명한 서양화가다. 미국 뉴욕, 뉴멕시코 샌터페이에 거주하며 그곳의 창밖 풍경, 사막과 고원 풍경을 소재로 삼다가 1997년에 귀국한 뒤로는 고향 마을의 자연 풍경을 그렸다. 토종 감나무, 시골집 툇마루, 담장 아래 민들레 등 그림 속 사물의 색감이 정겹고 아름답다. 이번에 나온 작품은 ‘가을정류장’ ‘집’ ‘인왕추경’ ‘겨울 산타페’ 등이 있다. 5500만~2억원의 높은 가격으로 추정가가 정해졌다.
△고미술-겸재 정선 ‘계상아회도’ 최고가 기대
고미술가 중에는 단연코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이다. 조선 후기 화첩에 그의 작품 5폭이 실려 있다. 이 중 ‘계상아회도’가 돋보인다. 예상되는 경매가는 약 5억원 선. 이번 경매에서 최고가 기록이 기대된다. 현재 심사정, 표암 강세황, 청전 이상범의 작품도 빼놓을 수 없다.
 | 겸재 정선 ‘계상아회도’(사진=서울옥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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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작가 프랜시스 베이컨과 쩡판즈 작품 다수
해외작가로는 영국의 프랜시스 베이컨과 중국의 쩡판즈다. 베이컨은 얼마 전 세계 경매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현대화가다. 지난 12일 미국 뉴욕 크리스티경매에서 자신의 작품 ‘루시앙 프로이트에 대한 세 개의 습작’이 1억 4240만달러(약 1528억원)에 팔렸다. 이번에 나온 건 그의 석판화 3점이다.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 씨는 연습삼아 베이컨의 그림을 따라 그릴 만큼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프랜시스 베이컨 ‘오거스트’(사진=K옥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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쩡판즈는 중국을 대표하는 현대화가다. 그의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가면을 쓰거나 무표정한 얼굴이 특징이다. 역시 지난달 미국 소더비경매에서 그의 ‘최후의 만찬’이 2330만달러(약 250억원)에 낙찰되면서 아시아 현대미술 역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숙녀와 개’ ‘책상 위에 앉아있는 사람’ ‘마스크 시리즈’ 등의 판화 3점이 나왔다. 가격대는 500만~900만원이다.
 | 쩡판즈 ‘마스크’ 시리즈(사진=K옥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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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배병우
사진도 있다. 배병우 작가의 작품이 5점으로 가장 많다. ‘소나무 작가’로 불리는 배 작가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다. ‘제주도’ ‘식물’ ‘비원’ 시리즈 등을 통해 한국의 자연을 심도있게 조명했다. ‘오름’ ‘소나무 경주 C-2’ ‘소나무’ 등이 나와 있다. 경매 추정가는 1500만~4500만원 사이다.
 | 배병우 ‘소나무 경주 C-2’(사진=K옥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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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작품: 야드로와 김대중 글씨
좀처럼 볼 수 없는 독특한 컬렉션도 있다. 바로 ‘야드로’라는 스페인 수제 도자인형들이다. 신부·천사·크리스마스·성모 등 종교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어떤 것은 금과 은을 입히고 다이아몬드를 박은 것도 있다. 가격대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치솟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글씨 2점도 눈에 띈다. 정치적으론 정반대에 섰던 두 사람의 인연을 생각나게 한다. ‘서산대사시’와 ‘실사구시’로 150만~300만원에 가격이 책정돼 있다. 전체 작품은 약 600점. 내년 3월까지 차례대로 경매가 이뤄진다. 이상규 K옥션 대표는 전씨 일가가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작품을 소장한 배경에 대해 “미술관을 만들 계획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스페인 수제 도자인형 ‘야드로’ 중 ‘앤젤 오브 미러’(사진=서울옥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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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작품 수로 본 주요 컬렉션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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