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언제나 흥겨운 무대, 뮤지컬 ‘넌센스 잼보리’
뮤지컬 ‘넌센스 잼보리’는 뮤지컬 ‘넌센스’의 후속작이다. 작품은 2005년 충무아트홀의 개관작으로 선정돼 공연된 뒤, 약 7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이번 공연은 늘 유쾌하고 즐거운 ‘넌센스 시리즈’의 ‘유쾌함’ 그대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어깨가 들썩들썩, 다 같이 ‘컨트리’의 매력에 퐁당!
뮤지컬 ‘넌센스 잼보리’는 ‘넌센스’와 한 핏줄이다. 두 작품은 같은 작가에 의해 탄생됐지만 서로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뮤지컬 ‘넌센스’는 동료들의 장례비용 마련을 위해 ‘쇼’에 나선 다섯 수녀의 좌충우돌 공연기를 담는다. 각자의 특기를 맘껏 뽐내는 수녀들의 분투가 무척 유쾌한 작품이다. 소울, 가스펠 등을 넘나드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복화술, 발레 등의 화려한 무대 위의 즐거움도 ‘넌센스’만의 마력이다.
뮤지컬 ‘넌센스 잼보리’는 ‘넌센스’에서 기억을 잃었던 ‘엠네지아 수녀’가 컨트리 가수가 된 후의 이야기다. 작품은 ‘엠네지아’의 새 앨범 홍보를 위한 무대로 펼쳐진다. 이들은 각자의 사연과 개인기를 하나씩 내어놓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각자의 사연을 풀어내는 줄기는 ‘넌센스’와 같지만 볼거리, 들을 거리는 ‘넌센스 잼보리’ 쪽이 조금 더 잎이 풍성하다.
뮤지컬 ‘넌센스’에서 느꼈던 깨알 재미도 관람 포인트다. 예비 수녀인 ‘레오 수녀’의 화려한 춤사위가 먼저 눈을 사로잡는다. ‘넌센스’의 헤로인이었던 복화술 인형 ‘아네뜨 수녀’의 거침없는 수다의 매력도 여전하다. 여기에 ‘넌센스’ 특유의 흥과 유쾌함이 돋보이는 출연진들의 말재간은 끊임없는 웃음을 장전한다.
무대는 한층 몸집을 불렸다. ‘컨트리’의 느낌을 살린 깔끔하고 따뜻한 무대 세트는 공연이 펼쳐지는 주 무대다. 복층 구조의 큼지막한 중앙 세트가 중심을 잡고, 그 옆으로 아기자기한 세트가 마련돼 있다. 배우들은 무대 이곳저곳에서 ‘갑툭튀’하며 웃음을 유발한다.
뮤지컬 ‘넌센스 잼보리’는 남성 멤버의 합류로 ‘넌센스’와는 결이 달라졌다. ‘버질 신부’는 막내이자 예비수녀 ‘레오 수녀’의 오빠다. 다정하면서도 유쾌한 ‘버질 신부’는 시종일관 무대를 오가며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새로운 캐릭터의 합세는 극의 활력을 불어넣고, ‘넌센스’와의 재미도 차별화했다.
작품은 음악적으로 한층 더 풍부해졌다. 컨트리 가수로 변신한 ‘엠네지아’의 흥겨운 컨트리송은 극 전반에 흐르며 흥을 돋운다. 여기에 더해진 ‘로버트 앤’의 흥겨운 힙합 리듬의 무대, 지난 과거를 회상하며 부르는 장중한 아리아는 단박에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다. 남성 멤버의 합류로 화음도 훨씬 풍성해졌다. 여기에 더해진 라이브 키보드 반주는 작품의 경쾌함을 배가한다.
관객과의 소통은 뮤지컬 ‘넌센스 시리즈’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판박이 스티커’ 등 허무한(?) 선물은 객석을 뒤집어 놓고, 얼척 없는 물건의 경매 경쟁은 무시무시한 금액으로 객석을 경악하게 만든다. 처음엔 어색해하던 관객도 이들의 장난에 익숙해지며 적극적인 동조자가 된다. 토크쇼를 보는 듯한 진행도 재미에 한몫을 더한다.
3차의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배우들은 발군의 연기력을 선보였다. ‘엠네지아’ 역의 박문영은 푼수와 재간둥이를 오가며 활력이 넘쳤다. ‘로버트 앤 수녀’ 역의 박선주는 파워풀한 가창력과 종횡무진 무대를 오가는 재치로 작품의 큰 웃음을 책임졌다. 극의 균형을 잡아준 ‘윌헬름 수녀’ 역의 이진숙은 차분한 연기로 극의 뱡향키를 바르게 잡아줬다. ‘버질 신부’ 역의 이선근은 다정하면서도 유쾌한 ‘교회 오빠’로서의 매력을 터트렸고, 막내 ‘레오 수녀’ 역의 정라영은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했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넌센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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