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 음악 축제 ‘2013 종신예술대상’, 그 결산의 의미

공연 아이디어 빛나..'셀프시상'으로 재미+감동 월간윤종신 집대성..종신예술발자취의 의미 12년만에 부활한 종신예술대상..내년 더 큰 도약 응원[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윤종신의 말대로 12월은 특별하다. 각종 송년회에, 모임까지. 어느 때보다 약속이 많은 때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시간을 함부로 내지 못하는 달이기도 하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을 누구와 함께 보낼지 어느 때보다 심사숙고하게 된다.

‘12월의 공연’도 마찬가지다. 1년 열두 달중 가장 공연이 많은 달이다. 겹치기도 많이 하는 공연 일정, 어떤 가수의 목소리를 들을지 선택하는 일도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윤종신은 지난 13~15일 3일 동안 서울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2013 종신예술대상’을 찾은 관객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리고, “12월은 아무와 함께 하지 않는 날인데, 윤종신을 선택해줬다”며 “후회없는 선택이 될 거다”고 약속했다.

◇‘셀프 디스’는 있었어도 ‘셀프 시상’은 없었다

약속은 어긋나지 않았다. ‘2013 종신예술대상’은 어떤 가수의 공연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아이디어가 빛났다.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 시상식 형식으로 진행됐다. 공로상부터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주연상, 특별상, 최우수작품상, 다큐멘터리상 등 다양한 부문에서 시상이 진행됐다. 후보를 설명해주는 영상부터 수상자 호명을 앞두고 긴장감을 조성하는 효과음악까지 영화제를 보는 듯 재미를 안겼다.

올 한해 예능프로그램의 트렌드가 ‘셀프 디스’였다면 이번 공연은 ‘셀프 시상’이었다. 스스로를 깎아 내리고 비꼬며 웃음을 줬던 예능인들은 많았지만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에 자신이 얼마나 잘했는지 ‘잘난 척’을 한 사람은 없지 않았나. 윤종신은 그 ‘척’을 통해 그 동안 얼마나 고마운 사람이 많았는지를 은연중에 강조하며 묵직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어머, 저기 (정)우성씨도 오셨네요. 아, 안녕하세요 (이)병헌씨, 와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내년 종신예술내상에서는 꼭 이런 말이 현실이 됐으면 좋겠다는 윤종신의 너스레는 왠지 그럴 듯한 미래의 일로 들리기도 했다. 혹시 누가 알까.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4’로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배우 유연석처럼 윤종신의 뮤직비디오를 빛내줄 ‘숨은 스타’가 탄생할지.

◇종신예술대상=종신예술발자취

충분히 재미로만 즐길 수 있는 공연이었지만, 윤종신의 음악을 오래전부터 들어 온 팬의 입장에선 ‘무한 감동’을 느낄 만한 공연이었다. ‘예능인’ 윤종신, ‘깐족’ 윤종신, ‘심사위원’ 윤종신 등 가수와 작곡가, 프로듀서 외의 모습으로 그를 기억하는 팬들에겐 “윤종신이 이렇게 노래가 많았어?”라고 놀랐을지도 모르겠다. ‘2013 종신예술대상’은 윤종신의 예술 인생 발자취와도 같은 공연이었다.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곡에는 ‘몰린’, ‘메리 크리스마스 온니 유’, ‘말꼬리’, ‘내일 할일’ 등 4곡이었다. 남우조연상에선, ‘못나고 못난’, ‘부디’ 등 2곡이 올랐고 여우주연상엔 ‘니 생각’, ‘오르막길’, ‘그리움 축제’, ‘느낌 Good’이 선택됐다. 인디 부문 특별상에서도 ‘집시의 테이블’, ‘환생’, ‘친목도모’ 등 곡이 후보에 자리했다. 유일한 트로트 곡인 ‘사랑의 뒷북’도, 공연에서 한번도 불러보지 못했다는 ‘12월’, 다큐멘터리 상을 받은 ‘나이’, 최고작품상을 수상한 ‘그대 없인 못살아’, 윤종신 마음 속의 대상이라는 ‘이별의 온도’까지. 윤종신이 이날 공연에서 고르고 또 고른 곡만해도 20곡이 넘는다.

윤종신은 지난 4년 동안 ‘월간윤종신’이라는 브랜드로 콜라보레이션 곡을 발표해왔다. 정인, 박정현, 이적, 김연우, 하림, 성시경, 김그림 등 수 많은 가수들이 윤종신과 작업했다. 매달 차곡 싸인 월간 윤종신의 노래 덕에 종신예술대상이라는 ‘원맨쇼’가 가능했다. 예능프로그램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그의 새로운 타이틀이 생기고 인지도가 높아졌지만, 결국 윤종신은 뼛속까지 가수이자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음악인의 길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묵묵히 걸어온 그 길, 함께 들어준 이들 앞에서 개최한 종신예술대상은 모든 이에게 뜻 깊은 ‘결산의 시간’이었던 셈이다.

◇2014 종신예술대상을 위하여

‘2013 종신예술대상’은 사실 12년 묵은 먼지를 털고 다시 공연의 막을 열게 된 무대다. 종신예술대상은 2001년 순전히 “내가 상을 주고 싶은 사람들을 불러 모아” 시작했다는 윤종신의 욕심으로 출발했다. 영화 ‘박하사탕’을 보고 감동 받은 윤종신은 당시 배우 설경구를 공연에 초대해 상을 줬다. 방송인 유재석을 불러 상을 주기도 했다. 그의 말을 빌려 “참 웃긴 시상식”이었다.

대중의 인기와 음악인으로서의 성취감. 이 두 가치는 10여년 전의 윤종신보다 훨씬 성숙됐다. 그 사이 윤종신도 결혼을 하고 부모가 되며 한 인간으로서 성장했고, ‘윤종신 사단’이라는 말이 생길 만큼 그를 대표하는 음악도 하나의 챕터가 됐다. 군대 선임과 후임으로 만나 15년 넘게 음악인으로 함께 한 하림을 시작으로, 조정치, 박지윤, 김예림, 김정환, 장재인 등 가요기획사 미스틱89는 윤종신이 몸 담고 있는 곳으로 대중에게도 인지도가 높다.

그런 윤종신이 다시 꺼낸 ‘종신예술대상’의 추억은 팬들에게도 의미를 더한다. 조정치, 하림, 정인 등 이날 공연 게스트로 참여한 이들이 “3일 연속 같은 상을 받으니까 참 웃기기도 하고 정말 고맙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입을 모았듯, 종신예술대상이 매해 역사를 쌓아간다면 이 또한 더 많은 음악팬들에게 고마운 시간이 되지 않을까. ‘2014 종신예술대상’의 무게를 생각해서라도 더 좋은 월간윤종신이 발매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또 한편으론 정말 정우성과 원빈과 같은 스타들이 자리를 빛낼 만한 저명한 시상식으로 업그레이드 될 그날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종신예술대상’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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