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작미리보기] 잘 차려진 코스 요리처럼, 뮤지컬 ‘파이브코스러브’

기세등등하던 동장군이 물러가고 봄의 시작을 알리는 3월이 왔다. 한두 차례 꽃샘추위가 남았지만 연인들의 마음에는 벌써 꽃잎이 날린다. 평범한 장소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특별한 곳이 되듯, 나란히 손을 잡고 걷기만 해도 부러울 것이 없는 계절이다.

 

대학로도 새 계절을 맞을 채비를 마쳤다. 지난겨울을 뜨겁게 달군 여러 공연이 막을 내리고 못 보던 포스터들도 여럿 눈에 띈다. 사전정보 없이 대학로를 찾는 연인들에게 가장 안전한 선택은 로맨틱코미디극일 것이다. 하지만 선정적이고 허술하기만 한 이벤트성 공연에 지친 관객들도 많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다면, 4월 개막을 앞둔 뮤지컬 ‘파이브코스러브’를 주목하자. 탄탄한 스토리와 변화무쌍한 상황 전개가 연인들의 마음을 들썩일 것이다.

 

 

15가지 캐릭터에 필요한 배우는 단 3명!

 

뮤지컬 ‘파이브코스러브’는 오프브로드웨이의 스타 제작자 그렉 코핀(Gregg Coffin)의 작품이다. 그는 극본, 작곡, 음악 등 모든 부분에서 종합적인 재능을 보이며 흥행 뮤지컬 메이커로 주목받았다. 2004년 초연한 뮤지컬 ‘파이브코스러브’는 2006년까지 꾸준히 무대에 오르며 관객과 언론의 큰 사랑을 받았다.

 

작품은 어느 하루 다섯 군데의 레스토랑에서 벌어지는 다섯 가지 사랑의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끊임없는 웃음 속에서도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감동이 스며있다. 무대에는 단 3명의 배우가 모든 에피소드에 등장해 15인의 캐릭터를 연기한다. 스피디한 장면 전환이 이 작품의 묘미다. 다양한 장르의 뮤지컬 넘버는 로큰롤, 컨트리, 발라드를 넘나들며 젊은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개성 가득한 인물을 연기할 배우들의 캐스팅 파워도 거세다. ‘감기’, ‘또 한번 사랑은 가고’ 등의 히트곡으로 유명한 가수 이기찬이 다시 뮤지컬배우로 변신한다. 뮤지컬, 드라마, 영화를 넘나드는 스타 박준규가 무대에 오른다. 최근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에서 시청자의 눈도장을 찍은 최대철이 주연으로 활약한다. 뮤지컬 ‘울지마 톤즈’에서 감동을 전한 전재홍, 다수의 뮤지컬 출연으로 실력을 연마해 온 장원령과 박성환이 출연한다.

 

뮤지컬 ‘파이브코스러브’의 헤로인은 서지유, 나세나, 김선아가 맡는다. 서지유는 제2회 셰익스피어어워즈 연기상, 제34회 서울연극제 신인연기상을 받은 실력파 배우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등에서 활약한 나세나는 100:1의 오디션 경쟁률을 뚫고 이번 무대에 선다. 2000년 가수로 활동했던 김선아는 앙상블, 조연, 주연까지 꾸준히 경력을 쌓은 차세대 뮤지컬 스타다.

 

 

다섯 가지 사랑의 맛, 이렇게 즐겨라

 

뮤지컬 ‘파이브코스러브’는 장소와 시대적 배경이 다른 다섯 가지 이야기가 에피소드 형식으로 펼쳐진다. 1장과 5장은 1958년 미국 동부의 식당 두 곳을 무대로 한다. 2장은 1984년 이탈리아의 시실리, 3장은 1944년 독일의 함부르크, 4장은 1888년 멕시코의 멕시코시티가 배경이다.

 

작품은 각각의 에피소드를 ‘코스’로 표현한다. 첫 번째 코스는 샌님 같은 노총각과 화끈한 아가씨가 착오로 소개팅을 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두 번째 코스는 조직의 보스를 남편으로 둔 여자가 넘버 투 조직원과 몰래 사랑을 나누는 삼각관계로 펼쳐진다.

 

세 번째 코스는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남자가 두 애인을 함께 맞닥뜨리는 당황스러운 순간을 담는다. 네 번째 코스는 열정적인 남자와 부드러운 남자 사이에서 방황하는 여자의 이야기다. 마지막 코스는 한 남자를 짝사랑하는 웨이트리스와 그 사실을 모른 채 눈치 없이 행동하는 다른 남자를 보여준다.

 

뮤지컬 ‘파이브코스러브’는 잘 차려진 코스 메뉴처럼 연인들의 극장 데이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전망이다. 평범한 데이트 코스에 웃음과 설렘, 감성 충족으로 젊은 연인들의 발걸음을 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작품은 4월 1일부터 6월 29일까지 대학로 더굿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마이더스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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