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 "'피의 결혼' 통해 연극의 축제성 회복"

플라멩코와 우리 장단의 만남 "연극의 연희적인 느낌 최대한 살리려" 국악퓨전그룹 반의 라이브 연주로 오프닝 중남미 연극제 '이베로 아메리카노 페스티벌' 초청 받아
지난 18일 서울 명동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연극 ‘피의 결혼’의 이윤택 연출(가운데)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연극은 특별한 것이다. 연극의 축제성을 회복하는 의미에서 볼거리가 많은 축제극으로 만들어봤다.”

스페인 플라멩코와 우리 장단이 만나 한바탕 신명나는 축제의 무대를 펼친다. 27일부터 내달 5일까지 서울 명동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피의 결혼’을 통해서다. 지난 18일 서울 명동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윤택 연출은 “최근 말이나 특정 배우 중심의 연극이 지속되다 보니 연극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축제성이 소실되고 있다”며 “‘피의 결혼’을 통해 연극의 놀이성과 제의성을 회복하는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피의 결혼’은 ‘스페인의 심장’이라 불리는 시인이자 국민 희곡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작품. 진정한 휴먼드라마와 심장의 요동으로 가득찬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공연되고 있다. 결혼식날 다른 남자와 도주한 신부와 그들을 뒤쫓는 신랑의 이야기를 통해 죽음과 사랑, 본능이 지배하는 세계를 시적으로 그려냈다. 이 연출은 “플라멩코를 보면서 정교한 기타소리와 노래를 듣다가 문득 우리 설장고 장단을 떠올렸다”며 “그냥 섬광처럼 정수리를 스쳐 지나간 직감이었다”고 말했다.

광장의 연극으로 일컬어지는 ‘피의 결혼’은 인간의 본성을 억압하는 관습적·이성적인 질서를 거부하고 연극의 원형과 본능에 충실한 무대로 꾸려진다. 공연시작 20분 전에는 국악 퓨전 음악그룹인 ‘반’(VANN)이 라이브 연주로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함께 즐기고 어우러지는 것이 바로 연극의 축제성이다. 대사 중심의 연극으로 가다 보면 이러한 정서가 개인적인 정서로 매몰될 수 있다. 연극의 특별함을 보여주기 위해 춤추고 노래하고 말하는 연극을 만들어봤다. 일반 연극을 만드는 것보다 3~4배는 힘들었다. 배우들이 춤 연습을 하느라 80일간 다리가 퉁퉁 부을 정도였다.”

작품은 남미 최대 규모의 공연예술축제인 ‘콜롬비아 이베로 아메리카노 페스티벌’에도 초대됐다. 이베로 아메리카노 페스티벌은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서 격년으로 열리는 행사로 세계 각지의 작품 400여편이 공연된다. ‘피의 결혼’은 내달 초 약 7000석 규모의 극장에서 총 8회 공연을 올릴 예정이다. 이 연출은 “페스티벌 참석에 앞서 국내 관객들에게 먼저 공연을 선보인다”며 “콜롬비아에서 스페인의 대표시인 로르카의 작품을 한국적으로 소개하는 것이라 의미가 남다르다”고 덧붙였다.

연희단거리패의 실력파 배우들이 함께한다. 연기파 배우 김미숙이 어머니 역을 맡았고 아들 역에 이승헌, 신부 역에 신하영, 레오나르도 역에 윤정섭이 출연한다. 164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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