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년 만에 외출 나온 간송미술관
작성일2014.03.21
조회수3,180
'간송문화-문화로 나라를 지키다' 전
훈민정음·청자·서화·불상 등 국보급 포함 100여점
은둔에서 대중친화형 미술관으로 변신
21일부터 1·2부로 6개월간 DDP 디자인박물관서
[이데일리 김인구 기자] 2013년 10월 13일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가을전시 ‘진경시대화원’ 전이 개막하자 예외없이 진풍경이 펼쳐졌다. 성북초등학교와 맞닿은 미술관 입구 앞 골목길이 금세 관람객들로 가득 차더니, 곧이어 대기줄은 골목길 어귀를 돌아 대로변 버스 정류장까지 100m도 넘게 늘어났다. 1938년 보화각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미술관 규모가 워낙 작은데다 1년에 단 두 차례, 봄·가을에만 문을 열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진귀한 국보급 유물이 있다 한들 이런 전시환경이라면 ‘그림의 떡’이었다. 일반 관람객으로선 ‘간송 컬렉션’을 즐기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풍경도 사라질 것 같다. 깐깐하고 고집스러웠던 오랜 은둔을 깨고 드디어 대중 앞에 속살을 공개한다.
간송미술관은 2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개관에 맞춰 배움터 2층 디자인박물관에서 ‘간송문화-문화로 나라를 지키다’ 전을 연다. 실로 76년 만의 대대적인 외출이다. 그동안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온라인 전시까지 동시에 한다. 작년 8월에 설립된 간송미술문화재단이 나선 ‘대중과 함께 하는’ 간송미술관 탄생의 중요한 첫걸음이다.
전시는 1, 2부에 걸쳐 총 100여점으로 구성된다. 6월 15일까지 이어지는 1부는 간송 전형필의 삶과 그의 뚝심 있는 문화재 수집이야기가 담긴 유물전으로 꾸며진다. 1906년 대부호의 아들로 태어나 1962년 사망하기까지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간송은 평생을 바쳐 문화재를 수집했다. 특히 일제강점기였던 1930~40년대의 수집과정은 매번 손에 땀을 쥐게 한다. 1935년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제68호)을 일본인 거간 마에다 사이이치로로부터 천신만고 끝에 구입한 스토리, 1936년 일본으로 건너가 영국인 국제변호사 존 개스비로부터 ‘청자기린유개향로’(국보 제65호)를 되찾아온 사연은 차라리 한 편의 드라마다. 1940년 ‘훈민정음’(국보 제70호) 해례본 원본의 존재를 확인하고, 거간이 원하는 금액의 10배를 주고 산 이야기는 ‘간송 수집 드라마’의 대미를 장식한다.
7월 2일부터 9월 28일까지 열릴 2부는 삼국시대 불교유물 등 재단이 소장한 명품전으로 마련된다. 존 개스비로부터 인수한 고려청자 명품 컬렉션, 혜원 신윤복·단원 김홍도 등의 서화, ‘금동삼존불감’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 ‘금동여래입상’ 등 7세기 불교미술의 혼이 담긴 불상 등이 나온다. 이중 현재 심사정의 8m18㎝ 길이 ‘촉잔도권’은 가히 압권이다. 발문까지 작품 전체가 펼쳐진 상태로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간송의 장손으로서 이번 전시를 준비한 전인건 간송미술문화재단 사무국장은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간송의 유지를 잇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지난해 공익비영리재단을 만들었다”며 “이를 기념해 보다 편리하고 현대적인 공간에서 많은 분들이 우수한 민족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서울디자인재단과 공동으로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관람료 성인 8000원, 학생 6000원. 02-448-2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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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인구 기자] 2013년 10월 13일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가을전시 ‘진경시대화원’ 전이 개막하자 예외없이 진풍경이 펼쳐졌다. 성북초등학교와 맞닿은 미술관 입구 앞 골목길이 금세 관람객들로 가득 차더니, 곧이어 대기줄은 골목길 어귀를 돌아 대로변 버스 정류장까지 100m도 넘게 늘어났다. 1938년 보화각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미술관 규모가 워낙 작은데다 1년에 단 두 차례, 봄·가을에만 문을 열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진귀한 국보급 유물이 있다 한들 이런 전시환경이라면 ‘그림의 떡’이었다. 일반 관람객으로선 ‘간송 컬렉션’을 즐기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풍경도 사라질 것 같다. 깐깐하고 고집스러웠던 오랜 은둔을 깨고 드디어 대중 앞에 속살을 공개한다.
간송미술관은 2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개관에 맞춰 배움터 2층 디자인박물관에서 ‘간송문화-문화로 나라를 지키다’ 전을 연다. 실로 76년 만의 대대적인 외출이다. 그동안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온라인 전시까지 동시에 한다. 작년 8월에 설립된 간송미술문화재단이 나선 ‘대중과 함께 하는’ 간송미술관 탄생의 중요한 첫걸음이다.
전시는 1, 2부에 걸쳐 총 100여점으로 구성된다. 6월 15일까지 이어지는 1부는 간송 전형필의 삶과 그의 뚝심 있는 문화재 수집이야기가 담긴 유물전으로 꾸며진다. 1906년 대부호의 아들로 태어나 1962년 사망하기까지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간송은 평생을 바쳐 문화재를 수집했다. 특히 일제강점기였던 1930~40년대의 수집과정은 매번 손에 땀을 쥐게 한다. 1935년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제68호)을 일본인 거간 마에다 사이이치로로부터 천신만고 끝에 구입한 스토리, 1936년 일본으로 건너가 영국인 국제변호사 존 개스비로부터 ‘청자기린유개향로’(국보 제65호)를 되찾아온 사연은 차라리 한 편의 드라마다. 1940년 ‘훈민정음’(국보 제70호) 해례본 원본의 존재를 확인하고, 거간이 원하는 금액의 10배를 주고 산 이야기는 ‘간송 수집 드라마’의 대미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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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일부터 9월 28일까지 열릴 2부는 삼국시대 불교유물 등 재단이 소장한 명품전으로 마련된다. 존 개스비로부터 인수한 고려청자 명품 컬렉션, 혜원 신윤복·단원 김홍도 등의 서화, ‘금동삼존불감’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 ‘금동여래입상’ 등 7세기 불교미술의 혼이 담긴 불상 등이 나온다. 이중 현재 심사정의 8m18㎝ 길이 ‘촉잔도권’은 가히 압권이다. 발문까지 작품 전체가 펼쳐진 상태로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간송의 장손으로서 이번 전시를 준비한 전인건 간송미술문화재단 사무국장은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간송의 유지를 잇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지난해 공익비영리재단을 만들었다”며 “이를 기념해 보다 편리하고 현대적인 공간에서 많은 분들이 우수한 민족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서울디자인재단과 공동으로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관람료 성인 8000원, 학생 6000원. 02-448-2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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