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무궁무진 춤의 향연, 국립발레단 ‘돈키호테’

국립발레단이 6월 25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제155회 정기공연 ‘돈키호테’ 프레스리허설을 개최했다. 프레스리허설은 전막 시연으로 진행됐다.

 

발레 ‘돈키호테’는 지난 2013년 전막 해설이 있는 발레 3탄으로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됐다. 올해는 장소를 옮겨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진다. 작품은 극장 규모가 커진 만큼 볼거리도 풍성하다.

 

 

작품은 ‘미겔 데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 Saavedra)의 풍자소설 ‘돈키호테’와 제목이 같다. 그 내용은 하늘과 땅 차이다. 발레 ‘돈키호테’는 바로셀로나의 명량한 소녀 ‘키테리아’와 낙천적인 이발사 ‘바질리오’의 사랑에 초점을 맞춘다. 소설 속 주인공인 ‘돈키호테’와 ‘산초’는 라만차의 기사 출정과 구원의 여인 ‘돌시네아’를 찾는 장면, 풍차로 돌진하는 장면 등 원작에서 유명한 부분만 연기한다.

 

이번 공연에는 국립발레단을 대표하는 차세대 무용수들이 함께한다. ‘키테리아’ 역은 김지영, 김리회, 이은원이 연기한다. ‘바질리오’ 역은 김현웅, 김기완, 이재우가 맡는다. 프레스리허설에는 이은원과 이재우가 참여했다. 이들은 실제 공연과 다름없는 뛰어난 실력으로 박수를 이끌어냈다.

 

 

공연은 ‘돈키호테’의 서재에서 시작된다. ‘돈키호테’는 아름다운 여인들과 함께하는 중세 기사들의 영웅담에 매료된다. 그는 하인 ‘산초’와 함께 환상 속의 여인 ‘돌시네아’를 찾아 떠난다. 프롤로그는 ‘돈키호테’와 ‘산초’를 주인공으로 한다. 소설 ‘돈키호테’가 떠오르는 순간이다.

 

1막의 시작은 스페인 광장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광장에 모인 투우사와 스페인 여인들은 춤을 추고 작품의 진짜 주인공 ‘키테리아’와 ‘바질리오’가 등장한다. 두 사람의 사랑은 시작부터 험난하다. ‘키테리아’의 아버지 ‘로렌조’는 멍청하지만 돈이 많은 귀족 ‘카마쵸’에게 딸을 시집보내려 한다.

 

 

‘카마쵸’의 발걸음은 방정맞다. 그는 우스꽝스러운 몸짓으로 ‘키테리아’에게 끊임없이 구애한다. 머리숱이 없는 ‘카마쵸’는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단점을 들킨다. 무대 위는 놀람과 조롱이 섞인 가운데 거대한 말을 탄 ‘돈키호테’와 ‘산초’가 등장한다.

 

2막은 ‘돈키호테’의 꿈이 수놓는다. ‘돈키호테’는 꿈속에서 사랑의 요정 큐피트와 숲의 여왕을 만난다. 그는 아름다운 ‘키테리아’가 환상 속의 여인 ‘돌시네아’로 변한 모습도 본다. ‘돈키호테’는 여인들과 즐겁게 춤을 추고 떠나는 여인의 뒷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본다. 관객들은 숨을 죽이고 ‘돈키호테’의 꿈에 빠져든다.

 

 

발레 ‘돈키호테’의 백미는 3막 결혼식 장면이다. ‘키테리아’와 ‘바질리오’는 3막의 그랑 파드되(Grand Pas Classique, 고전 발레에서 남녀 무용수가 듀엣으로 아다지오·바리에이션·코다를 추는 장면)를 가득 채운다. 투우사 ‘에스파다’와 그의 여인 ‘메르세데스’도 빼놓을 수 없다. 두 사람은 투우와 플라멩고가 가미된 연기를 선보인다. 정반대의 분위기로 사랑을 속삭인다.

 

 

이번 공연에서는 주인공의 이름부터 바뀐다. 소설 원작에 충실한 발레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발레의 춤뿐만 아니라 세기디리아(부채, 탬버린 춤)와 투우사의 춤 등 다양한 볼거리를 공연에 삽입했다. 음악에 춤을 더해 색을 입히고 무대를 화려하게 꾸몄다.

 

이번 공연은 6월 26일부터 6월 2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진다.

 

 

백초현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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