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 '탑골에서 부는 바람'전 개최 18세기 조선의 가장 진보적인 백탑파 소개 ‘성시전도시’ 등 통해 18세기 한양 모습 생생하게 재현

원각사지 10층 석탑의 흰 자태가 담긴 ‘탑동연첩’(사진=서울역사박물관)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박지원과 이덕무, 유득공은 18세기 실학사상을 주도하며 ‘개혁군주’ 정조 밑에서 새로운 조선을 꿈꿨다. 이들은 현재 서울 종로구 종로2가 30번지 탑골공원 인근에 살던 이웃사촌이었다. 여기에 남산 자락에 살던 홍대용, 박제가, 백동수가 종로에 나올 때마다 이들과 어울렸다.

의기투합한 여섯 명은 관념적으로만 흐르던 주자학을 거부하고, 자주적인 학문의 자세를 견지하여 민생을 보듬는 이용후생의 학문을 추구했다. 청나라의 발달된 문물을 수용하여 백성들의 삶을 개선하고자 노력했다. 역사에서 이들을 일컬어 ‘백탑파’로 지칭하게 됐다. 이들이 모여 교류하던 종로2가 30번지에는 원각사지 10층 석탑이 흰 자태를 뽐내며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9일부터 3월29일까지 열리는 ‘탑골에서 부는 바람’은 18세기 조선에 거세게 불었던 변화의 바람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회다.

전시회에는 박제가의 ‘북학의’, 박지원의 ‘열하일기’ 등 백탑파 멤버들의 저서뿐만 아니라 이덕무, 박제가, 유득공, 이서구 4명의 시를 뽑아 엮은 시집으로 중국에까지 알려진 ‘한객건연집’ 등 300여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아울러 정조의 명을 받아 규장각 검서관을 지내던 박제가,이덕무,유득공 등이 당시 한양의 모습을 노래한 시를 모은 ‘성시전도시’도 선보인다. 여기에 원각사지 10층 석탑이 선명하게 보이는 ‘탑동연첩’도 처음 공개된다.

서울역사박물관 측은 “18세기 변화의 바람이 불던 한양의 중심에는 백탑파가 있었다”며 “1800년 정조가 죽고 백탑파 역시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났으나 그들의 사상은 후손들과 제자에게 이어져 19세기 개화사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시의 의미를 전했다. 02-724-0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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