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세상 '동구리'는 그래도 웃는다
작성일2015.03.06
조회수1,783
권기수 개인전 '후소'
선 단순화한 신작 20여점 전시
롯데갤러리 본점서 23일까지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여전히 밝은 표정으로 웃고 있다. 하지만 웃는 게 웃는 게 아닐 수도 있다. 어느덧 열네 살. 요즘 가장 무섭다는 ‘중 2병’에 걸릴 나이인 동구리의 세상은 한결 복잡해졌다. 지우고 지운다고 했지만 남아 있는 선들은 오히려 동구리의 마음처럼 제멋대로 휘어져 나갔다.
동그란 얼굴에 짧게 솟아난 열 개의 머리카락, 씨익하고 웃는 입매. 보기만 해도 긍정적인 기운이 넘치는 캐릭터 동구리를 창조해낸 권기수(43) 작가가 새봄에 신작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후소’라는 제목으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갤러리 본점에서 열리고 있는 권 작가의 개인전은 사춘기에 접어든 동구리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전시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권 작가는 “전시제목인 ‘후소’는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고 난 후에 한다’는 뜻으로 논어에 나오는 ‘회사후소’(繪事後素)의 줄임말”이라며 “기존 작업을 바탕에 깔고 하나씩 지우는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동양화를 전공한 권 작가는 기존 틀을 답습하지 않고 컴퓨터작업을 통해 동구리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팝아트를 지속해왔다. 그간 동구리의 인기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와 유럽으로 퍼져 나갔다. 2009년 영국 런던의 사치갤러리에서 열린 ‘코리안 아이: 문 제너레이션’을 비롯해 같은 해 런던의 플라워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2011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오페라갤러리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시기아트갤러리 등에서도 개인전을 개최했다. 국내서는 대형 포털업체와 콜래보레이션 작업을 진행하며 동년배 작가 중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권 작가는 “최근 들어 작품 판매가 줄었다”며 “작업실 어시스턴트를 이전보다 절반으로 줄이는 등 변화가 많았다”고 근황을 털어놨다. 작가 스스로보다는 한 가정의 가장이자 어시스턴트의 급여를 책임져야 하는 고용주로서의 고민이 묻어났다.
게다가 10여년간 지속해오던 작업방식에 대한 변화를 주고 싶은 마음도 커졌다. 권 작가는 “경제적 어려움에 변화 욕구까지 겹치다 보니 과거를 지우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컴퓨터에 들어 있던 스케치를 열고 펜 마우스로 지우는 과정에서 이번 작품들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신작 20여점에선 단정한 직선보다는 비정형적인 곡선이 눈에 많이 띈다. 10대 초반까지 세상을 보이는 대로만 인식하던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추상의 세계를 인지하는 과정과 유사하다.
권 작가는 “애초에 동구리는 낙서를 하다가 나온 캐릭터”라며 “이번 작업에서도 낙서하듯 자유롭게 곡선이 나왔는데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과정인 듯싶다”고 강조했다. “사춘기인 동구리도 성인이 되려면 더 많이 변해야 하지 않겠는가.” 23일까지. 02-776-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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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여전히 밝은 표정으로 웃고 있다. 하지만 웃는 게 웃는 게 아닐 수도 있다. 어느덧 열네 살. 요즘 가장 무섭다는 ‘중 2병’에 걸릴 나이인 동구리의 세상은 한결 복잡해졌다. 지우고 지운다고 했지만 남아 있는 선들은 오히려 동구리의 마음처럼 제멋대로 휘어져 나갔다.
동그란 얼굴에 짧게 솟아난 열 개의 머리카락, 씨익하고 웃는 입매. 보기만 해도 긍정적인 기운이 넘치는 캐릭터 동구리를 창조해낸 권기수(43) 작가가 새봄에 신작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후소’라는 제목으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갤러리 본점에서 열리고 있는 권 작가의 개인전은 사춘기에 접어든 동구리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전시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권 작가는 “전시제목인 ‘후소’는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고 난 후에 한다’는 뜻으로 논어에 나오는 ‘회사후소’(繪事後素)의 줄임말”이라며 “기존 작업을 바탕에 깔고 하나씩 지우는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동양화를 전공한 권 작가는 기존 틀을 답습하지 않고 컴퓨터작업을 통해 동구리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팝아트를 지속해왔다. 그간 동구리의 인기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와 유럽으로 퍼져 나갔다. 2009년 영국 런던의 사치갤러리에서 열린 ‘코리안 아이: 문 제너레이션’을 비롯해 같은 해 런던의 플라워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2011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오페라갤러리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시기아트갤러리 등에서도 개인전을 개최했다. 국내서는 대형 포털업체와 콜래보레이션 작업을 진행하며 동년배 작가 중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권 작가는 “최근 들어 작품 판매가 줄었다”며 “작업실 어시스턴트를 이전보다 절반으로 줄이는 등 변화가 많았다”고 근황을 털어놨다. 작가 스스로보다는 한 가정의 가장이자 어시스턴트의 급여를 책임져야 하는 고용주로서의 고민이 묻어났다.
게다가 10여년간 지속해오던 작업방식에 대한 변화를 주고 싶은 마음도 커졌다. 권 작가는 “경제적 어려움에 변화 욕구까지 겹치다 보니 과거를 지우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컴퓨터에 들어 있던 스케치를 열고 펜 마우스로 지우는 과정에서 이번 작품들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신작 20여점에선 단정한 직선보다는 비정형적인 곡선이 눈에 많이 띈다. 10대 초반까지 세상을 보이는 대로만 인식하던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추상의 세계를 인지하는 과정과 유사하다.
권 작가는 “애초에 동구리는 낙서를 하다가 나온 캐릭터”라며 “이번 작업에서도 낙서하듯 자유롭게 곡선이 나왔는데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과정인 듯싶다”고 강조했다. “사춘기인 동구리도 성인이 되려면 더 많이 변해야 하지 않겠는가.” 23일까지. 02-776-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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