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데스노트'…韓 vs日 버전 뭐가 다르나

일본판은 도쿄 닛세이극장서 세계 초연 3000만부 팔린 원작의 광기 그대로 와일드혼 노래 못살린 배우 가창력 '글쎄' 한국판 6월20일부터 성남아트센터 무대 홍광호·김준수 '투톱' 치밀한 심리대결 더할 것
전 세계 누계발행 부수만 3000만 부에 달하는 원작 만화 ‘데스노트’의 뮤지컬 한국 버전에서 각각 엘(맨 왼쪽)과 라이토(맨 오른쪽)를 맡은 배우 김준수(왼쪽 두번째)와 홍광호(사진=씨제스컬쳐·네이버 이미지).


[도쿄(일본)=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 노트에 이름이 적힌 자는 죽는다’. 다소 황당하지만 기발한 설정에 조여오는 팽팽한 심리전. 만화 ‘데스노트’(Death Note)가 뮤지컬 무대로 옮겨져 지난 6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일본 도쿄 유라쿠쵸 닛세이극장에서 세계 초연 중이다. 원작은 2003년부터 수에이샤의 ‘소년 점프’에 연재돼 세계서 3000만부 이상 발행된 히트작. 우연히 ‘데스노트’를 주워 악인들을 처단하는 천재 고교생 ‘라이토’와 이를 추적하는 명탐정 ‘엘’의 두뇌전을 그린다. 2006년 애니메이션과 영화로 제작될 만큼 국내외 마니아층이 두텁다.

국내에 ‘지킬 앤 하이드’로 잘 알려진 ‘와일드혼 사단’(프랭크 와일드혼 작곡·잭머피 작사·아이번멘첼 대본)이 참여했고 일본 공연계 거장 구리야마 다미야 연출이 의기투합했다. 정확히 2개월 후면 한국어 라이선스로 선보인다. 한국어 버전에도 쿠리야마 연출이 나선다. 흥행보증수표 홍광호와 티켓파워 1위 김준수가 투톱으로 나서는 만큼 기대감은 더욱 크다. 한국판은 일본판과 어떻게 달라질까. 일본 현지 무대를 직접 찾아 흥행판도를 점쳐봤다.

만화 ‘데스노트’의 한 장면과 세계 초연 중인 뮤지컬 일본 버전 ‘데스노트’의 한 장면(사진=슈에이샤·호리프로).
◇일본판 캐릭터 ‘만화 튀어나온 듯’

캐릭터 표정·몸짓 잘살려

배우들 가창력은 ‘글쎄’

지난 15일 닛세이극장. 뮤지컬 ‘데스노트’의 마지막곡 ‘레퀴엠’이 끝나자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날 1200개의 객석은 관객들로 가득 찼다. 10대부터 50~60대 중년 여성까지 두 명의 남성 주인공이 이끄는 투톱 뮤지컬인 만큼 여성 관객이 많았다.

15일 일본 도쿄 유라쿠쵸의 닛세이극장에서 세계 초연하고 있는 뮤지컬 ‘데스노트’ 공연이 끝난 후 일본인 관객들이 극장 밖으로 나가고 있다.
일본판은 원작의 캐릭터와 감성을 그대로 살린 것이 미덕. 만화책 12권 분량을 2시간30분에 잘 압축해냈다. ‘정의란 무엇인가’를 두고 라이토와 엘이 벌이는 팽팽한 심리전은 지킬과 하이드의 내적 대결구도와 닮았다. 배우 우라이 겐지(라이토 역)와 고이케 뎃페이(엘 역)의 가창력은 썩 좋지 못했지만 연기는 실감났다. 타인의 목숨을 놓고 게임을 벌이는 라이토의 광기어린 표정과 엉거주춤 걷는 엘의 몸짓, 휴즈키 후우카(미사 역)의 의상은 원작과 싱크로율 99.9%. 만화 속 등장인물들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다만 사신 ‘류크’는 원작과 달리 희화화해 객석의 웃음을 이끌었다.

아쉬운 건 엔카(演歌·일본 전통가요)를 연상케 하는 창법. 뇌리에 박히는 ‘한 곡’이 없이 와일드혼풍의 넘버를 대체적으로 촌스럽게 만들었다. 의상 역시 코스프레처럼 보여 부담스러웠다.

◇한국판, 음악·의상 업그레이드

홍광호·김준수 ‘투톱’

엔카色 뺀 음악·무대 준비

오는 6월 개막하는 뮤지컬 데스노트 한국어 버전 포스터(사진=씨제스컬쳐).
“할인 안 되네.” “대박, 꼭 봐야지.” 두 달이나 남았는데 이미 SNS는 시끌벅적하다. ‘꿀성대’ 홍광호와 김준수가 국내 무대에 서는 기대 때문이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설립한 공연제작사 씨제스컬쳐가 처음 선보이는 이 뮤지컬의 제작비만 70여억원. 오는 6월 20일부터 8월 9일까지 경기 성남시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 오른다. 객석은 약 1800석. 관건은 일본 대형 라이선스의 첫 뮤지컬 진출이 한국 관객에게 먹힐지다.

제작사는 일본풍 음악과 의상 등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밝혔다. 백창주 씨제스컬쳐 대표는 “라이선스 공연이지만 연출과 협의해 한국 상황에 맞게 무대와 의상 등을 수정하기로 했다”며 “또 라이토와 엘의 심리대결을 좀 더 박진감 넘치게 만들겠다. 일본 무대와는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리야마 연출도 “배우가 달라지면 당연히 새로운 화학반응이 나오게 마련”이라면서 “한국 공연에서는 일본 무대서 아쉬웠던 부분을 보강하거나 좀더 살리는 등 변화를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배우 정선아·박혜나·강홍석도 출연한다. 씨제스컬쳐는 “한 역을 한 배우가 계속 맡는 원캐스트로 주 7회 공연을 시도하는 등 한국 무대의 완성도가 훨씬 높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15일 일본 도쿄 유라쿠쵸의 닛세이극장에서 세계 초연 중인 뮤지컬 ‘데스노트’를 보러온 일본인 관객들이 공연 전 극장 안으로 입장하고 있다.
15일 도쿄 닛세이극장에서 공연중인 일본 보전의 뮤지컬 ‘데스 노트’의 한 장면. 오는 6월 한국 초연을 앞두고 있다(사진=호리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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