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이반 피셔 "베토벤 전곡 연주는 굉장한 여정"

지휘자 이반 피셔(Ivan Fischer)가 20일 오전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 내한공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피셔 이끄는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내한 나흘간 베토벤 교향곡 전곡 9곡 연주 20~23일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서 공연 "韓 오케스트라 세계서 두각 나타낼 것"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헝가리 태생의 명지휘자 이반 피셔가 이끄는 네덜란드 국보급 오케스트라인 로열 콘세르트허바우(이하 RCO)가 3년 만에 내한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오는 23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나흘간 베토벤 교향곡 전곡(9곡)으로 무대를 꾸밀 예정. RCO는 2008년 영국 음악잡지 그라모폰이 선정한 ‘세계 1위 오케스트라’로 베토벤 교향곡을 모두 연주하는 것은 아시아에서 한국이 처음이다. 이는 매우 이례적으로 국내에서도 전대미문의 프로젝트다.

이번 무대의 지휘봉을 맡은 이반 피셔(64·사진)는 공연에 앞서 2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RCO 내한공연’ 기자회견을 열고 “베토벤 전곡 연주는 굉장한 여정이다. 한국 관중들과 나눌 기회를 갖게 돼 매우 기쁘다”며 내한 소감을 밝혔다.

베토벤의 청년과 노년을 담고 있는 전곡 연주는 지휘자와 오케스트라로서는 커다란 도전이다. 이미 청중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작품인 데다, 이미 수많은 음반을 통해 다양한 해석이 이루어진 터라 ‘잘해봤자 본전’이란 이유로 오케스트라 선곡 대상에서 쉽게 제외되곤 했다.

이날 피셔는 “이 (베토벤 전곡연주) 작업을 통해 나에 대한 발견을 많이 한 작품이다. 많은 오케스트라와 연주하고 지휘하지만 매번 새로운 점을 발견한다. 이것들을 관중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곡 해석에 있어서 그는 “특별히 내 식대로 곡을 해석하겠다고 생각해 본적은 없다”며 “해석은 작곡가와 그 음악을 듣는 관중에게 맡길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작곡가를 이해하려고 한다. 음이 아니라 그 의도를 파악해 관중에게 전달하는 데 집중한다”면서 “그러려면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가가 가장 중요한데 그는 매우 다양한 색깔을 가진 사람이다. 베토벤은 음악에서 극단적으로 거칠거나, 서정적이다. 어쩔 때는 사랑이 넘치다가도 고독했다. 이번 전곡을 모두 듣게 되면 베토벤의 양면성을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구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문제이긴 하지만 1~9번까지 순서가 꼭 맞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1~8번까지는 굉장히 짧은 기간 동안 만들어졌고, 9번은 시간이 흐른 후 쓰여졌다. 3번 이전에 4번이, 혹은 동시에 쓰여질 수도 있다. 숫자로 음악을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다”고 귀띔했다.

한국 오케스트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 클래식 음악계는 매우 흥미롭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많은 한국 연주자를 알고 있다. 한국인들이 유럽 클래식에도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본다”며 “한국 연주자들이 세계 각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머지않아 세계적인 명성의 한국 오케스트라들이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7년 부다페스트 페스티벌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했던 피셔는 국내 청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대개 무대 조연으로 머물던 첼로와 더블베이스를 무대 중앙으로 배치하는 등 참신함을 전했던 그다. 40년간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에서 지휘봉을 맡고 있는 피셔는 1983년부터 고국 헝가리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BFO)를 창단해 이끌어 오고 있다.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수석지휘자를 겸임 중이다.
지휘자 이반 피셔(Ivan Fischer)가 20일 오전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 내한공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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