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호흡' 홍광호·김준수…새로운 '데스노트' 쓰다

막 올린 뮤지컬 '데스노트' 일본판과 확연히 달라…넘버서 '압도' '라이토' 홍광호 1년6개월 만에 韓 복귀 티켓파워 김준수, 자신만의 '엘' 선봬 두 사신, 싱크로율 100%·정선아, 극 여운 남겨 성남아트센터서 8월16일까지
한국 초연 중인 뮤지컬 ‘데스노트’의 한 장면. ‘라이토’ 역의 홍광호와 ‘엘’의 김준수, 두 사신 ‘렘’ 박혜나와 ‘루크’의 강홍석(사진=씨제스컬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한국판 ‘데스노트’는 일본의 카피가 아니라 한국만의 작품이 될 것이다. 연습실이라는 실험공간에서 새로운 배우들과 부딪치며 만든 작업이 작품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뮤지컬 ‘데스노트’의 일본 오리지널 버전과 한국 라이선스 버전의 연출을 맡은 구리야마 다미야 연출가의 말이다. 23일 경기 성남시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언론에 공개한 무대는 그의 말을 여실히 입증하는 자리였다. 지난 4월 세계 초연한 ‘일본판’과는 확연히 달랐다. 무대나 뮤지컬넘버는 바뀐 게 없음에도 배우들의 출중한 가창력과 연기는 작품에 힘을 실었다. 엔카(演歌·일본 전통가요)풍에 가깝던 노래는 귀에 쏙쏙 박히는 ‘프랭크 와일드혼’ 음악으로 오롯이 바뀌었고, 코스프레스럽던 의상과 과한 분장은 배우 색깔에 맞게 변화를 줬다.

동명의 원작은 2003년부터 수에이샤의 ‘소년 점프’에 연재해 일본에서만 3000만부 이상 발행한 히트작. ‘이 노트에 이름이 적힌 자는 죽는다’는 ‘데스노트’를 우연히 주워 악인들을 처단하는 천재 고교생 ‘라이토’와 이를 추적하는 명탐정 ‘엘’의 두뇌싸움을 그렸다.

무엇보다 관심을 끈 건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뮤지컬 본고장인 영국 웨스트엔드에 진출한 홍광호의 위력이다. ‘라이토’ 역을 맡은 홍광호는 이번 무대를 통해 다시 한 번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데스노트’를 손에 넣은 뒤 정의감에 찬 일반 학생에서 점점 권력에 취해 광기로 변화하는 캐릭터를 입체감 있게 살려냈다.

여기에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김준수는 판에 박힐 수 있는 ‘엘’의 역할을 설득력 있는 인물로 재탄생시켜 ‘라이토’와의 심리대결을 현실감 있게 표현했다. 일본 버전의 엘이 사신인지 사람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괴기스러웠다면 김준수는 인간다우면서도 내면의 또 다른 욕망을 가진 ‘자신만의 엘’을 만들어냈다.

원케스트인 만큼 공연 초반임에도 배우들의 호흡이 척척 맞아떨어졌다. ‘미사’ 역의 정선아는 10대 아이돌에 머물렀던 일본 버전의 미사에서 벗어나 긴 여운을 남긴다. 두 사신인 ‘렙’의 박혜나는 극의 중심을 잡아주고, 강홍석은 능글맞던 일본의 ‘류크’와 달리 장난기 많은 인물로 역을 다시 소화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그래서 극 후반 류크가 잔인하게 돌변하는 순간은 더 섬뜩하게 드러나 관객을 몰입시키기에 충분했다.

제작사인 씨제스컬쳐가 70억원을 투자해 만든 첫 뮤지컬 ‘데스노트’는 홍광호와 김준수의 혼신을 다한 연기에 힙 입어 ‘남자 투 톱’의 뮤지컬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이후 작품에 기대를 걸게 하는 이유다. 현재까지 오픈한 티켓은 약 6만장. 전체 공연 회차의 70%가량이 10여분만에 매진됐다. 당초 8월 9일까지 공연할 예정이었다가 관객 성원에 힘입어 일주일 연장을 결정, 8월 15일까지 국내 초연한다. 1577-3363.

한국 초연 중인 뮤지컬 ‘데스노트’의 한 장면. ‘라이토’ 역의 홍광호(왼쪽)와 ‘루크’ 역의 강홍석이 열연하고 있다(사진=씨제스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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