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열전2] 3월, 두 편의 영국연극이 상륙한다
연장공연 중인 [늘근도둑 이야기]와 [서툰 사람들]이 끝나는 3월 초, 연극열전2의 바통터치 작품은 모두 영국에서 건너왔다. 먼저 오는 3월 14일 막이 오르는 [리타 길들이기](연출 최우진)는 [블러드 브라더스], [셜리 발렌타인]의 작가로도 유명한 윌리 러셀(Willy Russell)의 작품으로 오랫동안 관객을 만나오고 있는 명작 중 하나. 또 3월 21일 국내 처음 선보이는 [블랙 버드](연출 김광보)는 개성강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에딘버러 태생의 젊은 작가 데이비드 해로우어(David Harrower)의 2005년 작품으로 현대 영국 연극의 한 흐름을 볼 수 있는 기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초연 멤버들이 다시 뭉쳤다! [리타 길들이기]
인간의 본질적인 욕구인 ‘자아 실현’의 이야기가 26살 주부 미용사 리타를 통해 펼쳐진다. 예쁜 옷과 남자친구가 관심의 전부였던 그녀는 문학교수 프랭크를 통해 교육을 받으며 날로 그 면모가 달라지지만, 여느 자아 발견 드라마와 같은 ‘배운 여성 성공기’식 결말을 상상하는 것은 금물. 교육을 통해 행복해 지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누구도 모르는 일이다.
1980년 6월 런던 로열 셰익스피어 극단에 의해 초연된 후 1984년엔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된 이 작품은 2002년 영국 리버풀 플레이하우스에서 현대에 맞게 개작과정을 거쳤다. 이번에 연극열전2를 통해 선보이는 작품은 2002년 버전으로 어색한 대사와 설정 등이 수정, 삭제되었다.
1991년 국내 초연 멤버인 최화정, 윤주상이 다시 리타와 프랭크로 만나며 이승비, 박용수 등 대학로 연기파 배우들이 또 다른 한 쌍을 이룬다. 5월 18일까지.
12살 소녀와 40살 사내의 관계,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블랙 버드]
1971년 미국에서 일어났던 실제 사건을 토대로 재구성한 [블랙 버드]는 성관계를 갖은 12살 소녀 우나와 마흔살의 사내 레이의 예측하기 힘든 관계를 보여준다. 과거의 일까지 모두 ‘현재형’으로 펼쳐보이는 이 작품에서 두 사람이 주고받는 미묘하고 대담한 대사와 감정표현 등은 사실이 무엇인지, 진심이 무엇인지 보든 이들을 헛갈리게 만든다.
2005년 에딘버러 인터네셔녈 페스티벌 오프닝작으로 첫 선을 보인 이 작품은 2006년도 웨스트엔드 장기공연에 이어 2007년 올리비에상 베스트 희곡상을 수상했다. 2005년 [프루프] 이후 3년 만에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추상미, 연기생활 20년이 넘는 베테랑 배우 최정우가 선보이는 불안과 우울, 욕망과 연약함 사이를 오가는 심리상태가 관람 포인트. [에쿠우스],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 등과 작년 서울연극제 연출상 및 대본상 수상작인 [발자국 안에서]의 연출가 김광보가 지휘를 맡는다. 5월 25일까지.
글: 황선아(인터파크ENT 공연기획팀 suna1@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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