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버드] 추상미, 3년만에 무대 복귀
연극열전2의 네 번째 작품인 [블랙버드]의 기자간담회가 지난 25일 열렸다. 영국의 젊은 작가 데이비드 해로우어(David Harrower)의 작품인 [블랙버드]는 성관계를 맺었던 10대 소녀 우나와 이웃집 아저씨 레이가 15년 후에 다시 만나 벌이는 미묘하고 치열한 심리전이 압권인 작품. 이번 작품에는 2004년 [프루프] 이후 3년 만에 무대에 서는 추상미가 우나 역을, 연기파 배우 최정우가 레이 역을 맡는다.
작년 뮤지컬 배우 이석준과 결혼 후 신혼 생활을 만끽하고 있다는 추상미는 “텍스트가 탄탄하고 매력적이어서 공연에 먼저 나서게 되었다”며 작품에 대한 강한 믿음을 나타냈다.
연극열전2를 통해 공연프로그래머로 변신한 조재현은 “영국에서 작품이 공연된 후 관객들 중 아무도 박수치지 않았다는 리뷰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하며 “작품의 밀도와 그에 압도당한 관객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공연으로 만들기에 앞서 스스로가 먼저 흥분하게 되었다”며 작품 선택의 이유를 설명했다.
연출을 맡은 이영석은 “연륜이 있는 최정우가 오히려 더 열린 사고를 갖고 다양한 시도를 하며, 추상미는 꼼꼼하고 정확한 대본 분석으로 토론과정 중 연출자를 깜짝 놀라게 한다”며 두 배우의 앙상블을 기대해 달라는 말을 덧붙였다.
‘블랙버드’는 성경 속에 등장하는 ‘죄인의 눈을 쪼아 먹는 새’로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나와 레이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서툰 사람들]과 [늘근 도둑 이야기] 등 코믹하고 친근한 내용으로 연극열전을 시작한 것에 이어 다소 무거운 소재와 전개방법에 관객들이 낯설어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조재현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게 바로 연극열전의 존재 이유”라면서 “기존 관객들의 10~20%만 다시 공연장을 찾아와도 대성공”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개 방식이 새로울 뿐, 내용은 오늘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라며 난해한 내용일 것이라는 우려는 필요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2007년 올리비에 희곡상 베스트 희곡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국내 초연으로 선보이는 [블랙버드]는 오는 3월 21일부터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글: 황선아(인터파크ENT 공연기획팀 suna1@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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