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무반주 전곡' 완주 도전…김수연 "많이 망설였다"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6곡 5월29일 LG아트센터서 하루에 완주 도전 "고난도 기술 고도의 집중력 필요 곧 서른돼 안일함 반성…도약 시기될 것" "다른 연주음반 안 듣는 편 그날 관객 호흡 중요"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이 최근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능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6곡 전곡을 단 하루에 연주하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아트앤아티스트).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10대에는 내 연주에 만족한 적이 없었다. 질타하기에 바빴다. 20대에는 즐기려고 했고, 30대를 앞두고 보니 너무 안일했나 싶더라. 냉철하게 뒤돌아보고 한 단계 도약하는 시기가 됐으면 좋겠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29)이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완주에 도전한다. 바흐 음악의 정수이자 바이올린의 경전으로 불리는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3곡과 ‘파르티나’ 3곡 등 총 6곡을 오는 5월 2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단 하루에 연주할 예정이다. 김수연은 이미 2014년 이탈리아에서, 2011년 클래식 음반레이블 도이체그라모폰(DG) 음반을 통해 같은 곡의 연주 강행군을 벌인 적이 있다. 국내서는 처음이다.

보통 3곡씩 이틀에 걸쳐 연주하는 경우가 많고, 전곡을 하루에 완주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고난도의 테크닉과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만큼 연주자는 ‘극기’ ‘자아성찰’ 등의 계기로 삼기도 한다. 예정대로라면 1, 2부 각 2곡씩 연주한 뒤 10분간 휴식을 취한 후 1, 2부 사이 중간휴식 60분, 총 3시간가량의 연주 여정을 온전히 홀로 이끌어가야 한다.

최근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능문화센터 콘서트홀에서 기자와 만난 김수연은 “많이 망설였다. 쉽지 않은 도전이다. 올해 드디어 마음을 잡았다”며 홀가분한 듯 웃었다. “사실 흔한 일은 아니다. 재작년 이탈리아에서 한번 연주했는데 체력적으로 힘이 들었다. 바이올리니스트에게 편하게 쓰인 곡이 아니다 보니 기술적으로 극복해야 할 점도 많다. 활 쓰는 보잉 테크닉이 필요하고 집중력에 대한 부담감도 크다.”

그럼에도 도전하는 이유로 “깊숙이 빠질 수 있는 곡의 힘”을 꼽았다. “풍덩 빠지면 그 안으로부터 나오는 힘이 있더라. 바흐의 음악을 한 악장만 들려주고 끝내는 것보다 관객이 음악에 깊이 빠질 수 있도록 한자리에서 한번에 연주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몸은 힘들지만 연주를 통해 그런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건 큰 경험이다. 한국의 콘서트홀에서도 그런 집중력이 전해졌으면 좋겠다.”

자신의 연주방식에 대해 “굉장히 학구적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즉흥적이고 호흡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김수연은 “작곡가의 생각과 의도에 대해 고민하고, 어떤 식으로 연주하는지 이유를 설명하는 연주자가 많더라. 나는 먼저 방향을 정해놓고 연주하진 않는다. 그날의 분위기와 관객 반응 등을 느끼면서 연주한다. 무의식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터라 다른 연주자의 음반은 잘 듣지 않는 편”이라고 했다.

2006년 하노버 국제바이올린콩쿠르 우승, 2009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 4위에 입상하며 주목을 받은 그는 요즘 많이 바쁘다. 지난 16일에는 DG에서 신보가 나왔다. 네 번째 앨범으로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로망스’ 2곡을 수록했다. “어제 차 안에서 들어봤는데 당시 잘하고 싶은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더라. 애착이 가는 음반이다. 이 곡을 연주하면서 큰 위로와 힘을 받았는데, 내 연주를 듣는 이들에게도 그런 위로가 전해졌으면 좋겠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이 최근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능문화센터 콘서트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네번째 앨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과 2개의 로망스’에 실은 곡 중 한곡을 연주하고 있다(사진=아트앤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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