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 박탐희·이재은 "세상 모든 딸은 미영이 같아"

3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친정엄마' 박탐희·이재은 딸 미영 역으로 열연 중 이재은 "나와 닮은 역할 애착…엄마 생각 많이나" 박탐희 "처음 서는 무대…스스로 돌아보는 계기" 6월19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배우 이재은(왼쪽)과 박탐희가 뮤지컬 ‘친정엄마’에서 딸 미영 역으로 무대에 선다. 이재은은 “겉으로 내색하기보다 속마음이 깊은 딸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고, 박탐희는 “솔직하고 멋부리지 않는 연기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사진=아시아브릿지컨텐츠).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엄마는 늘 자식걱정뿐이지만 자식은 투정부리고 짜증을 내기 일쑤다. 수없이 불러왔지만 ‘엄마’라는 이름이 또다시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이유는 우린 결국 부모 앞에선 언제나 철없는 아들·딸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뮤지컬 ‘친정엄마’가 올해도 관객몰이 중이다. 오는 6월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무대에 서는 이번 공연은 엄마 역에 박정수·정애리, 딸 미영 역에 박탐희·이재은을 내세웠다.

‘친정엄마’는 2004년 고혜정 작가가 동명소설을 출간한 이후 연극·뮤지컬·영화로 제작되며 세대를 넘는 웃음과 감동을 만들어내고 있는 작품. 이번 공연은 약 3년 만에 공연계에 믿고 보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김수로프로젝트’로 가정의 달을 맞아 준비했다. 대학 진학과 동시에 가족과 고향을 떠나 서울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결혼까지 한 딸과 그 딸을 늘 걱정하는 엄마, 딸을 냉랭하게만 대하는 시어머니와의 갈등 등을 통해 부모·자식 간의 사랑을 되새겨 볼 수 있다. 남진의 ‘님과 함께’, 이승철의 ‘소녀시대’, 송골매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 등 7080 노래들은 추억을 울린다.

딸 역으로 나선 박탐희(39)와 이재은(36)은 이번 작품이 처음이다. 이재은은 드라마 ‘토지’ ‘하늘아 하늘아’ 등의 아역을 비롯해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경력을 쌓아왔고, 박탐희는 1998년 가수 업타운의 멤버로 데뷔한 이후 ‘인어아가씨’ ‘주몽’ 등 드라마·영화에 출연하며 연기자의 길을 걸어왔다. 두 사람은 실제로도 시집간 딸이라 ‘친정엄마’의 존재가 애틋하다. 평소 어떤 딸이냐고 묻자 입을 모아 “작품의 미영이가 딱 나와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뮤지컬 ‘친정엄마’의 한 장면(사진=아시아브릿지컨텐츠).


-뮤지컬 ‘친정엄마’와 처음 만났다. 작품에 참여한 계기는

△이재은(이하 이): 고등학교 때부터 고혜정 작가를 알았다. 당시 KBS ‘슈퍼선데이’의 인기시트콤 ‘금촌댁네 사람들’에 출연했는데 메인작가가 고 작가였다. 그즈음 ‘친정엄마’라는 작품을 무대에 올렸는데 공연을 본 후 딸 역할을 시켜달라고 졸랐더니 너무 어리다고 하더라. 30대 중반이 돼서야 함께하자고 했던 터라 이번에 얘기가 나왔을 때 고민없이 출연을 결정했다.

△박탐희(이하 박): 처음 제의가 들어왔는데 뮤지컬 장르라 깜짝 놀랐다. 무대에 서본 경험이 없어서 처음엔 거절했는데 대본을 읽어보니 너무 좋은 거다. 결혼 전에 연극 ‘친정엄마’를 보고 큰 감동을 받은 기억이 나서 작품에 더 욕심이 났다.

-미영이란 인물을 만난 느낌은

△이: 모든 딸이 미영이와 비슷할 것 같다. 평소 투닥거리면서도 말하지 않아도 모녀는 서로의 마음을 안다. 극 중 엄마가 딸에게 서운한 마음을 표현하자 미영이가 “내 맘 몰라? 알면서 왜 그래”라고 받아친다. 평소 내 모습과도 참 닮아있는 느낌의 모녀다.

△박: 미영이는 까칠하다기보다 정이 많은 특별한 딸이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면 친정엄마와의 관계가 딱 그렇다. 대사 하나하나가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쓴 게 아니라 일상 속 모든 딸이 엄마에게 하는 말이다. 큰 언니는 공연을 보고 난 후 “딱 너더라”고 하더라.

-박정수·정애리 엄마와의 호흡은 어떤가

△이: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해 와서 두 분과 호흡을 맞춰 본 적이 있다. 굳이 비교하자면 박정수는 진짜 우리집에 있는 현실적인 엄마, 정애리는 꿈속에 그리는 엄마의 느낌이다. 하하.

△박: 두 분 다 ‘강한 엄마’라는 면에서는 비슷하다. 하지만 박정수는 우리 엄마와 비슷한 면이 있고, 정애리는 좀 더 절제하는 엄마다.

-연습분위기는 어땠나

△이: 연습하면서 모든 배우가 살이 많이 쪘다(웃음). 어머니 두 분이 통이 커서 매회 각종 간식을 사다 주셨다. 덕분에 항상 분위기가 유쾌하고 재밌었다.

△박: 드라마를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그 환경이 익숙했는데 뮤지컬은 합숙하는 느낌이 들어 신기했다. 하하. 첫 작품인데 좋은 배우들과 동료를 만나서 분위기도 정말 좋았고 자극도 많이 받았다.

-직접 느낀 작품의 매력과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면

△이: ‘친정엄마’는 누가 연기를 해도 ‘어쩜 내 이야기 같고 저렇게 똑같을까’라는 생각이 들 거다. 엄마가 임신한 딸에게 먹을 것을 해서 찾아오는 장면이 있는데 슈퍼만 가도 살 수 있는 것을 굳이 싸와서 딸에게 먹이는 모습은 항상 울컥하게 한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엄마와 딸의 유대관계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장면이다.

△박: 소재가 ‘친정엄마’라는 것 자체가 이미 게임 끝이다. 여자는 결혼을 하면 엄마를 여자로 보게 되는 시점을 맞는다. 미영이가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로 태어나는 줄 알았다. 엄마가 내 앞에서 없어진다면, 엄마가 해주는 음식이 너무 먹고 싶으면 어쩌지”라고 독백하는 부분에서 항상 눈물이 난다.

-엄마와 함께 공연을 보러오는 딸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이: 공연을 하면서 새삼 ‘나도 엄마에게 하지 못했던 말이 많았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공연을 보고 돌아가면서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해줄 수 있는 그런 공연으로 남길 바란다.

△박: 비단 엄마뿐 아니라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

뮤지컬 ‘친정엄마’의 한 장면(사진=아시아브릿지컨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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