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되는게 없는 '네 마녀'…'위키드' 대구서 초록열풍 예고

뮤지컬 '위키드' 대구서 앙코르 한국어 초연멤버 '박혜나·정선아' 오디션 뚫고 첫 무대 '차지연·아이비' 가창력·연기력·댄스·무대매너로 중무장 두 가지 색깔 '엘파바·글린다' 선봬 7월12일부터 서울서 ...
2016년 뮤지컬 ‘위키드’의 앙코르무대를 장식할 주역배우 박혜나(왼쪽부터), 차지연, 정선아, 아이비. 박혜나는 “네 배우에겐 각자의 매력이 있어 어떤 배우의 공연을 보더라도 ‘위키드’를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에 아이비는 “‘오즈의 마법사’가 국내서는 대중적인 스토리가 아니라서 사전에 조금만 공부를 하고 보면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사진=클립서비스).


[대구=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지난 20일. 대구 달서구 신당동 계명아트센터. 공연이 끝난 후 커튼콜에서 ‘엘파바’ 역의 차지연과 ‘글린다’ 역의 정선아가 등장하자 여기저기서 기립박수가 쏟아져나왔다. 두 사람이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격려하자 관객은 힘찬 박수로 화답했다.

스마트하고 정의로운 초록마녀 엘파바와 아름답고 인기 많은 하얀마녀 글린다. 총 4개월간 1200여명의 지원자 가운데 올해 뮤지컬 ‘위키드’를 이끌어갈 4명의 주역배우가 발탁됐다. 엘파바 역할에 박혜나(34)와 차지연(34), 글린다 역할에 아이비(34)와 정선아(32)가 그 주인공. 최근 TV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5연승을 차지하며 인기몰이를 한 차지연과 국내 최다 공연횟수의 초록마녀로 비상한 박혜나, 관객과 평단이 극찬한 글린다로 돌아온 정선아, 마녀로의 새로운 변신을 예고하는 아이비까지. 이들의 조합은 벌써부터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위키드’는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은 작품으로 200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후 12년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히트 뮤지컬이다. 세계서 4900만명이 관람했고 ‘오페라의 유령’ ‘라이언 킹’에 이어 세 번째로 총 매출 10억달러(약 1조 1600억원)를 돌파했다. 총 54번의 무대 변환과 40억원에 달하는 350여벌의 화려한 의상, 300만장 이상의 트리플 플래티넘을 기록한 음악 등이 인기요인이다.

2013년 첫선을 보인 한국어 공연에서도 11개월간 33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인기를 끌었다. 이번 공연은 지난 18일 개막한 계명아트센터에서 5주간 먼저 선을 보인 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7월 12일부터 8월 28일까지 공연한다. 지방에서 한달 이상 장기공연을 진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뮤지컬 ‘위키드’의 한 장면(사진=클립서비스).


△“연습 힘들었지만 보석같은 작품”

박혜나와 정선아는 한국어 초연 때 무대를 꾸렸던 구멤버고, 차지연과 아이비는 새롭게 도전하는 신멤버다. 정선아는 “완벽한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여전히 매일 연습한다”고 말했고, 박혜나는 “첫 공연 때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구 시민이 열렬한 호응해줘 눈물이 나더라”고 소감을 밝혔다.

새롭게 도전하는 차지연과 아이비의 각오도 남다르다. 얼마 전 임신 사실을 알린 차지연은 “가장 힘든 시기에 가장 좋은 작품을 만났다”며 “10년 만에 다시 한번 무대의 소중함과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아이비는 “청심환을 먹고 첫 공연에 올랐는데 그래도 손이 덜덜 떨릴 정도였다”며 “‘위키드’에 참여한 것 자체가 꿈을 이룬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위키드’는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지시사항이 많아 까다롭기로 유명한 작품이다. 베테랑 배우인 정선아와 옥주현도 초연 때 연습을 하다가 눈물을 터뜨렸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아이비는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정해둔 약속이 정말 많더라”며 “시스템화한 틀 안에서 열심히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훈련이 됐다”고 털어놨다. 정선아는 “초연에서 모래주머니를 온몸에 붙이고 뛰었다면 이번엔 좀더 깊이 들어가서 놓쳤던 것을 보려고 노력했다”며 “배우끼리 똘똘 뭉쳐서 열심히 준비한 진정성을 관객도 알아채주길 바란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뮤지컬 ‘위키드’의 한 장면(사진=클립서비스).


△위키드는 ‘선물·인생·여행·롯데월드’다

배우들은 무엇보다 작품에 대한 애정이 크다. 각자에게 ‘위키드’는 어떤 의미일까. 박혜나는 “초연 때 생각이 많이 난다. ‘진작에 이렇게 공부했으면 하버드대는 갔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힘들 때 견뎌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선물’”이라고 말했다. 차지연은 “‘위키드’를 만나 새로운 경험을 하고 몰랐던 것을 만나면서 성장했다는 점에서 ‘여행’과 같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비는 ‘위키드’가 한 테마파크와 같다는 비유를 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아이비는 “가장 좋아하는 넘버가 ‘원 쇼트 데이’인데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롯데월드가 생각난다”며 “꿈꾸는 도시인 에메랄드시티로 가는 글린다와 엘파바의 마음이 느껴져서 무대에 설 때마다 마치 동화의 나라로 가는 듯하다”고 말했다. 정선아는 밝은 에너지를 전하는 글린다가 자신의 실제 모습과 많이 닮았다면서 ‘나의 인생’이라고 표현했다. 정선아는 “극 중 글린다는 말괄량이 같은 모습이지만 힘들고 아픈 일을 겪으면서 성장한다”며 “내 삶이 그 안에 들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작품의 넘버 중 ‘포 굿’(For Good)과 ‘디파잉 그래비티’(Defying Gravity) 등은 국내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박혜나와 차지연 역시 가장 좋아하는 음악으로 ‘포 굿’을 꼽았다. 차지연은 “‘포 굿’을 부를 때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가 생각난다”며 “커튼을 치고 글린다를 보호해주려는 엘파바의 모습이, 영화 속에서 나치에 끌려가면서도 아들에게 웃음을 주려고 한 아빠의 모습과 자주 오버랩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디자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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